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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는 갈참나무 가지에 앉아서 꽁지를 탈싹이고 있는 멧새를 발견했어.
'저런 새와 친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늘 고운 노래를 들을 수도 있고 저 먼 세상 얘기도 해 줄 텐데 ‥….' 두더지는 가슴이 벅차 올랐어. 그렇지만 다음 순간 이렇게 중얼거렸지. "치, 저 새는 나를 좋아하지 않을 게 분명해. 난 노래도 못하고 날 줄도 모르잖아? 어쩌면 나를 멍청이라고 생각할지도 몰라!" 두더지는 공연히 돌멩이를 걷어찼어. 그 바람에 멧새는 날아가 버리고 말았지. 쓸쓸해진 두더지는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어. 갑자기 맥이 탁 풀리면서 온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었지. --- pp.2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