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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과거-인간의 원형을 찾아서
1장 침팬지들의 석기시대 1. 막대기 하나로 인간을 조롱하다 2. 법과 규칙의 기원 3. 공격 · 전쟁 · 살해 4. 유행과 문화 5. 학교는 없지만 학습은 있다 2장 배려는 진화의 힘 1. 야생의 심리학자 2. 협업과 분업 3. 배려 4. 세상을 움직이는 따뜻한 힘 5. 친구가 있어 행복하다 3장 침팬지, 사람을 이기다 1. 침팬지의 언어 2. 인과관계의 이해 ― 창의적 문제해결 3. 물물교환 · 자판기 · 저축 4. 산수 박사의 탄생 5. 사진 찍듯 기억한다 4장 밀림의 평화주의자 1. 섹스 ― 평화를 부르는 달콤한 커뮤니케이션 2. 화(火)를 다스려 화(和)에 이르는 법 에필로그 : 생각하는 동물들로 가득 찬, 아름다운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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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들이 간단한 도구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가장 적합한 도구를 선택한 뒤 그 도구 사용에 필요한 힘과 각도까지 고려한다는 점은 간단한 발견이 아니다. 받침돌-망칫돌-열매라는 3가지 사물의 연관성을 알고, 그것을 적합하게 연결시키는 일은 침팬지들의 인지능력과 적용능력이 생각 이상으로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또 있다. 망치를 잡는 손은 언제나 일정하며, 주로 선호하는 손 또한 형제자매 간에 동일하다는 점이다. 인간처럼 그들도 오른손잡이가 많지만, 왼손잡이도 그리 드물지 않다. --- p.23 서열이 높은 어미 침팬지들의 ‘아들 사랑’은 각별하다. 서열 높은 어미 침팬지는 아들을 낳으면 딸을 낳았을 때보다 2년 정도 더 늦게 동생을 출산한다. 크게 될 아들을 양육하는 데 ‘올인’하기 위해 터울을 조정하는 것이다. 서열 낮은 어미 침팬지에게는 딸이 아들보다 성공확률이 더 높은 투자 대상이다. 자신의 낮은 서열로 미루어 볼 때, 아들은 높은 서열을 차지할 확률이 낮다. 그러나 딸일 경우, 딸이 불임만 아니라면 후계를 잇는 데는 어려움이 없다. 그래서 서열이 낮은 어미 침팬지는 딸을 선호한다. 자신과 딸의 후일을 도모하기 위한 치밀한 생존전략인 셈이다. --- p.35 보노보들의 성행위는 먹이로 인한 갈등상황을 성적 접촉으로 해결하려는 일종의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이다. 성별이나 나이의 구분이 없는 보노보들의 이런 행동은 자연스런 생태의 일부다. 자연은 때로 인간의 상상을 넘어선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다. 보노보들은 우리의 악수나 포옹 같은 사회적인 행동을 생식기를 통해서 할 뿐이다. 단순히 생식이나 쾌락을 위해 이루어지는 행동이 아니다. --- p.1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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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하고 학습하고 문화를 영위하는 인간 이전의 ‘인간’
사실, 인간의 모습을 가장 많이 닮은 침팬지를 탐구하게 된 동기 자체가 ‘인간은 어디에서 왔는가?’ ‘인간 존재의 근원은 어디인가?’에 대한 강한 호기심이었다. 그것은 우리를 가장 원초적인 상태로 데려다 놓았다. 거대하고 꾸밈없는 자연과 마주한 채 인간 중심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다시 세상을 바라보며, 우리는 치렁치렁 걸치고 있던 문명의 산물들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태에서만 제 모습을 드러내 보이는 침팬지는, 인간만이 지구상에서 가장 우월하다는 기존의 관념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우리는, 도구를 사용하고, 숫자를 세고, 놀라운 기억능력을 자랑하는 침팬지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 없이도 가능한 문화’를 발견했다. 그동안 인간만의 전유물이라 여겨온 것을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서 발견한 것이다. ‘인류에서만 볼 수 있는 사유, 행동의 양식 중에 소속하는 사회로부터 습득하고 전달받은 것’이라는 문화의 사전적인 정의는 무색했다. 언어를 가지고 사고를 하며, 함께 모여서 사회를 이루고 만물의 영장으로 군림해온 호모 사피엔스. 과연 이들 앞에 인간만이 우월하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인간은,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정의와 원초적인 질문에 먼저 답을 찾아야 한다. ‘과연, 인간이란 무엇인가?’ 진화는 얻는 것과 동시에 잃어버리는 것 나뭇가지를 다듬어 땅속으로 찔러 넣고 위아래로 움직이면 개미들이 딸려 올라온다. 침팬지들은 이런 ‘개미 낚시’를 즐겨한다. 단백질 보충에 개미만한 게 없기 때문이란다. 침팬지들이,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공격자로 인식하고 즉각 매달리는 개미의 습성을 알고 도구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도 놀랍지만, 상황에 따라 사용하는 나뭇가지의 길이도 다르다. 그야말로 맞춤도구인 셈이다. 침팬지들의 순간기억능력을 알아보는 실험도 매우 인상적이다. 교토대 영장류연구소에 살고 있는 침팬지 아유무. 터치스크린을 통해 1부터 9까지의 숫자를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은 물론, 원래 그 숫자가 있던 자리까지도 기억해낸다. 연구자들은 이를 ‘사진기억(photographic memory)’이라고 부른다. 숫자가 7개 이상 제시되었을 때 인간이 성공할 확률이 0퍼센트인 것과 비교해보면, 침팬지들의 사진기억은 참으로 놀라운 능력이다. 뿐만 아니다. 개나 고양이는 상징을 처리할 수 있을 만큼 뇌가 충분히 자라지 않기 때문에 글자를 이용할 줄 모르지만, 침팬지는 성장하면서 뇌가 3배까지 자라기 때문에 수화를 가르치면 수화를 알고, 알파벳을 가르치면 알파벳을 안다. 말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침팬지가 인간보다 뒤진 것은 아니다. 침팬지는 언어라는 상징적인 표현을 익히는 대신, 밀림에서 생존하는 데 더 요긴한 순간적인 영상기억 능력에 집중한 것이다. 침팬지는 위아래가 바뀐 얼굴 사진을 알아내는 데 인간보다 능하고, 목소리와 얼굴을 연결시키는 것도 더 잘한다. 이 책에는 또, 평화주의자 보노보들의 세상은 암컷이 지배하며, 힘이 센 보노보가 힘이 약한 보노보에게 먼저 화해를 제의한다는 내용도 있다. 침팬지와는 완전히 다른 문화다. 침팬지와 보노보의 생태와 인지능력에 대한 실감나는 실험 자료들도 가득하다. 이론 중심으로 이어지는 자연과학서에서 벗어나, 실제로 관찰한 결과를 인간과 비교하며 밀도 있게 구성해 놓았기 때문이다. 침팬지 ― 진화 이전의 인간을 말하다 5년 동안 아프리카의 밀림과, 미국 · 일본 · 독일 · 네덜란드 같은 나라에 산재해 있는 각종 영장류 연구소를 취재하며 침팬지들의 독특한 생태와 성장과정, 인지능력 개발 등에 대한 내용을 실감나게 정리한『침팬지, 사람을 말하다』. 자연의 안팎에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살아온 두 존재의 역사를 되짚어 보며 문화와 진화라는 베일에 싸여 보이지 않았던 사실들을 한 꺼풀 씩 벗겨가는 기나긴 시간여행 -우리는 이러한 탐구를 통해 장구한 세월 동안 잊고 있던 인간의 원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놀라운 사실과 통찰로 가득하다.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이러한 근원적 문제가 궁금하다면, 이 책에서 그 해답을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30여 년간 아프리카와 일본을 오가며 연구를 진행한 세계적 침팬지 전문가 마츠자와 테츠로 박사(일본 교토대 영장류연구소장)의 추천 의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