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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두더지는 이렇게 말했어요.
건너편 땅속에는 우리 집이 있고, 집에는 마누라와 네 아이들이 있지요. 그런데 잠깐 일하러 나간 사이에 이런 담이 생겼지 뭐예요. 더구나 이 담은 아주 깊다고요. 이렇게 혹은 생겼지, 집에는 못 돌아가지, 그래서 돼지처럼 씩씩거리고 있었지요. --- p.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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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함부로 망가뜨려서 죄송합니다."
웅진닷컴에서 동물생태동화가 나왔어요. 직박구리, 원숭이, 매미, 두더지 같은 동물의 삶을 책 여섯 권에 담았지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는 참으로 많은 생물이 살아가고 있어요. 하늘이며 땅이며, 저 바다 속에도 수많은 목숨이 살고 있지요.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사람들은 자기들만이 이 땅의 주인이라도 되는 양 자연을 마구 망가뜨려 다른 목숨들을 괴롭혔어요. ‘삐뽀 선생님의 동물생태동화’는 바로 이런 잘못에 대한 사과로 시작해요. 먼저 ‘죄송합니다’ 하고 잘못을 빌죠. 사람들이 자연을 함부로 더럽히고, 망가뜨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여러 목숨들에게 간절히 잘못을 비는 거예요. 대학에서 생물학과 조교수로 일하는 삐뽀 선생님은 동물과 이야기도 할 수 있고, 함께 어울리기도 한답니다. 그러다 보니 동물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잘 알게 되고 또 이 문제를 함께 풀어 나가기도 한답니다. 매미 총각 장가보내는 일이라던가, 두더지 식구 이사하는 일 같은 것을 함께 풀어 가지요. 어느 날 공원을 걷고 있던 삐뽀 선생님 앞에 웬 매미 한 마리가 날아들었어요. 아, 정확히 말해서 ‘그냥 매미’가 아니라 ‘참매미’라고 해야겠군요. 삐뽀 선생님 말에 따르면 세상 어디에도 이름이 그냥 ‘매미’인 것은 없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이 참매미 사정이 참 딱하게 되었어요. 알다시피 어른이 된 매미는 여름 한철밖에 못 사는데, 글쎄 여름이 한창 깊어 갔는데도 아직 짝을 찾지 못했다는 거예요. 삐뽀 선생님은 골똘히 생각해 봤어요. 왜 이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나 하고 말예요. 그래 생각해 보니, 이건 아무래도 사람들 때문에 일어난 일 같았어요. 첫째 우선 나무가 줄어들었고, 둘째 길을 다 시멘트나 아스콘으로 덮는 바람에 땅속에 있던 매미들이 땅 위로 올라오지 못하게 되어 짝 찾기가 그만큼 힘들게 되었던 거예요. 알에서 나온 매미는 여름에 애벌레가 되면 땅속으로 들어가 무려 다섯 해 동안이나 나무 뿌리 영양분을 빨아먹으며 살다가, 태어난 지 일곱 해째 되는 해에 땅 위로 나오는데, 땅을 온통 시멘트나 아스콘으로 덮어 놨으니 매미가 그만큼 많이 나오지 못한 거예요. 그러니 당연히 매미들 짝짓기가 힘들게 되고요. 삐뽀 선생님은 공해 때문에 목이 쉴 대로 쉰 매미 총각과 함께 짝을 찾으러 나서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