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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글
제1부 이슈들 01 프랑스에서 온 우편엽서 02 시장의 승리 03 사람들 04 숫자들 05 부국은 어떻게 부유해졌는가 제2부 경제 시스템의 구조 06 거래와 규범 07 생산과 교환 08 할당 09 중앙계획 10 다윈주의 11 자생적 질서 제3부 완전경쟁시장 12 경쟁시장 13 위험시장 14 환시장 15 일반균형 16 효율 제4부 시장에 관한 진실 17 신고전주의 경제학과 그 이후 18 합리성과 적응성 19 정보 20 현실에서의 위험 21 협동 22 조정 23 지식경제 제5부 어떻게 그것이 모두 함께 작동하는가 24 빈국은 언제까지나 가난하다 25 누가 무엇을 갖는가 26 장소 27 미국 비즈니스 모델 28 경제학의 미래 29 자본주의의 미래 부록 용어 설명 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
John K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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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를 이해하기 위한 고전
시장경제의 강점과 제약, 그 본질은 무엇인가 이 책의 성격을 무엇이라고 규정할 것인가? 그리고 주제는? 출간을 앞둔 책들은 매번 이 문제에 봉착하지만, 그 가운데 유독 이 부분에 더 많이 걸리는 책들이 있다. 이 책 『시장의 진실』이 그렇다. 왜냐하면 그만큼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먼저 경제학 이론서로 읽힐 수 있고, 경제사 책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세계 경제 발전사나 국가 경제의 성장 조건들에 관한 분석서로 접근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논점을 한 가지로 집약한다면, 바로 “왜 일부 국가만 부유하고 나머지 국가는 가난한가”라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화두를 풀기 위해 책은 역사, 지리, 경제 이론 등을 넘나들면서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들이 그처럼 경제 발전에 차이가 생겨난 조건들이 무엇인지를 분석한다. 애덤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 저술한 지 200년이 지났지만 그에 대한 확실한 해답은 제시되지 않았다. 이 책에서는 이제까지 제시된 해답들을 여러 장에 걸쳐 설명한다. 그래서 이 책의 지은이 존 케이는 먼저 현대 경제조직의 기본 원리들을 기술한다. 그는 이 작업을 치밀하고 꼼꼼하게 분석해 나가면서도, 그 내용을 전달하고 서술하는 과정이 민첩하며 문장은 재치가 넘친다. “경제의 진화는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부국들을 분석하면서 존 케이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오랜 시간 진행되어온 경제의 진화다. 그는 시장경제의 역사에는 새로운 기계를 발명한 사람들 이외에는 위대한 인물이 아무도 없다고 강조한다. 조지 워싱턴이나 토머스 제퍼슨이 정치제도의 구조를 결정한 것처럼 경제제도의 구조를 규정한 지도자는 없었다. 농업과 기업, 보험과 은행을 누가 발명했는가? 아무도 하지 않았다. 고전 경제학의 창시자인 애덤 스미스조차 연대기에 맞춰 시장경제를 기술한 것일 뿐 시장경제를 창안한 것은 아니다. 경작 농업의 탄생, 대중 시장의 생성, 은행과 보험 개발, 기업의 발명. 이들 각각은 경제제도와 사회적 발달, 기술 혁신이 공진화하는 단계였다. 이것은 선형적인 예가 없기 때문에 각각 개발의 끈은 상호 지원하기도 하며 동시에 서로를 필요로 하는 공진화의 산물이다. 시장제도는 기술?문화?정치?사회 조직의 공진화가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정황 내에서 개발되었고, 이들 없이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현대 과학은 새로운 가설을 설정하고 실험한다. 즉 과학의 원리들이 새로운 기술을 살린다. 지적 생활은 전통적인 권위보다 이성의 권리를 주장했다. 정치 체제는 전제주의에서 민주주의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사실들이 생산적인 경제와 부국 출현의 공통적인 배경이다. 이로부터 얻은 교훈들-시장제도의 진화, 시장제도가 정치적 정황에 짜맞추어져야 할 필요성, 경제 발전에서 다원주의의 중심적 역할-은 이 책에서 반복되는 주제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하나는 부국들의 사회가 어떻게 다원화로 진행해 왔는가를 역사적?지리적 배경을 통해 설명한다. 다른 하나는 수세기 혹은 1000년에 걸쳐 부를 거머쥔 나라들이 일궈낸 가장 중요한 제도들의 진화를 추적한다. 첫 번째, 다원화의 진행 과정을 추적하면서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생산과 무역을 체계화하고 사업과 경영 기법을 개발했으며 그들의 사회가 다원적이었음을 지적한다. 보험 시장과 자본 시장이 발생했고, 현대 증권 시장의 시초인 권리 증서(paper light)로써 상품을 교환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발달했다. 이어서 르네상스의 다원화로 시장경제의 모양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영국과 네덜란드는 17세기와 18세기에 주요 무역 국가가 되었다. 에스파냐 식민주의자들은 금을 찾아 나선 군인들이었으나, 영국과 네덜란드는 주로 동인도회사와 통합 동인도회사를 통해 식민지 정책을 펼쳤고, 그 목적은 상업적 개척이었다. 유럽인들의 아메리카 정착은 오늘날의 미국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지은이가 아시아를 분석하는 데에는 중국과 일본을 주로 그 대상으로 삼는데, 특히 중국의 정치제도가 다원화의 길을 막았다고 설명한다. 두 번째, 제도의 진화를 추적한하면서는 초기 조건의 차이가 부국과 빈국을 가르는 배경이 되었음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제도들, 즉 농업, 고용, 유한 책임 등을 추적한다. 이 책 2부에서 4부까지는 이 제도들의 발달과 경제 이론의 역사를 다룬다. 그렇다면 결론은? 즉 부국이 부자가 된 조건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것은 바로 시장이란 제도가 오랫동안 진화해왔고, 그 발전은 특정 국가의 사회 정치 현실과 다원주의 속으로 통합된 결과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빈국은 언제까지나 가난하다” 지은이 존케이가 이 책에서 가난한 국가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거를 채택하는 방식은 역으로 추적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어떤 특정 국가를 번영하게 하는 조건들을 검토하면서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확보되어야 가난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 본다. (1) 안정적이고 정직한 정부 (2) 소유권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공평 정대하게 실행하는 법들 (3) 사람들이 무모하게 사적 이기심의 길을 따르지 않는 공동체적 정서 (4)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계속 생산되고, 작은 실험들이 끊임없이 시도되며, 그렇게 함으로써 그것들이 시험을 거쳐 증명되거나 통과되었을 때 광범위하게 실행되는 혁신의 정신 가난을 벗어나려는 전제 조건이 이와 같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저자는 여러 빈국들을 찾아 분석한다. 먼저 빈국들은 산업혁명 이후 선진 부국의 모든 혁신 내용과 과학적 지식을 곧바로 채택했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빈국들의 성장 진로는 선진 경제와의 접촉을 통해 가속화될 수 있었다. “그러나 빈국에서는 선진국의 제도보다는 기술이 수입되었다. 현대적 경제 개발의 정치 체제는 매우 다르다. 부국에서는 정부가 경제 개발에 거의 역할을 하지 않았고, 중앙정부의 조정 과정도 최소한에 머물렀다. 생산성 성장은 인위적으로 조작되지 않은 발달 과정에 일어났다. 시장 조작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조정되지 않은 경제 발달의 무질서한 진전은 대다수 국민들에게 고난을 초래했고, 소득과 부의 총제적인 불균등을 가져왔다. 전후 인도와 같은 나라에서 정부의 경제계획은 성장을 가속화할 뿐 아니라 공정한 배분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구소련에서 그렇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 1980년대 러시아의 경제적 실패가 분명해지기까지는 그러했다.” 그러면서 또한 “인도 독립 당시의 빈국들과 국제기구를 지배한 경제학자들과 정책 입인자들은 중앙계획과 급속한 자본축적이 비생산적인 경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부국들이 달성한 것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믿었다. 거의 모든 빈국은 인도의 예를 따라서 계획 경제와 국가소유권을 도입했다. 세계은행 같은 국제기구들은 자본 부족을 채워줌으로써 저축 수준을 높였다” (본문 341~342쪽) 그러나 결과는 영 딴판이었다. 동아시아의 일부 국가들(남한, 홍콩, 싱가포르, 타이완)을 제외하고는 경제가 그렇게 발전하지 못했다. 심지어 후퇴한 경우도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도였다. 인도는 세밀한 계획과 상당한 원조를 받았다. 1950년부터 1990년까지 매년 약 2퍼센트씩 성장했으나 부국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그리고 수많은 빈국은 계획 시행과 원조에도 경제가 더 나빠졌다. 심지어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대부분 독립 당시보다 더 가난해졌다. 왜 그러한 일이 발생했을까? 저자는 거듭 강조한다. 앞에서 언급한 성장 모델은 제도(회사, 산업, 정부)를 포함하지 않았다. 대규모 사업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빈국들이 시도했던 대규모 실험들에는 이런 측면들이 결여되어 있었다. 재래 경제와 마찬가지로 생산은 산업 부분에서 자본과 노동만의 산물이 아니라 제도의 산물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예들은 계속해서 찾아볼 수 있다. 필리핀의 신발공장과 탄자니아의 모로고로(Morogoro)의 신발공장을 예로 든다. 전자는 나이키 상표로 전부 수출에 의존해서 그 상황을 극복했지만 세계은행의 자금으로 지어진 후자의 경우는 1990년에 결국 문을 닫았다. 이 두 가지 예들은 부국에서 생산적으로 사용된 기술? 자본?장비들이 사회?문화?정치제도와 한 조가 되어 진화되지 않은 빈국들에 동시에 이전되지 않으면 얼마나 위험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부패의 극치는 콩고 민주공화국의 모부투가 있다. 1970년대 서방 은행들은 콩고 민주공화국의 명목뿐인 정부인 모부투의 이름에 상당한 돈을 빌려주었다. 그는 공포정치와 뇌물로 통제권을 제어했고, 주요 보좌관들은 ‘뚱보 배추’로 알려졌다. 서방이 콩고 민주공화국에 개입한 역사는 한마디로 수치스러운 것이었다. 이어서 지은이는 많은 국가들이 경제 개발 초기에 자국의 신생 산업 부분을 외국과의 경쟁에서 보호해 왔음을 인정하면서 종속 이론을 비판한다. 종속 이론의 모순을 설명하기 위해 오스트레일리아와 아르헨티나의 경제 경험의 차이를 설명하는데, 이 두 국가의 경제 경험 차이는 변방과 중앙 간의 관계 차이가 아니라 해당 국가의 경제?사회?정치 제도들의 관계 차이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힌다. 또한 동유럽과 소비에트 체제를 분석하면서 정치적인 중앙집권주의를 무너뜨리지 않고 경제적 다원주의를 도입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소련의 모든 경제적?정치적 권위 구조는 중앙 집권화에 의존하고 있었다. “경제학의 한계를 짚어나가는 징검다리” 최종적으로 존 케이는 경제학의 한계를 지적한다. 경제학은 인간 행동을 예측하고 설명하는 데 한계를 지닌다고 분명하게 단언한다. 인간 행동을 예측하고 설명하는 것은 다른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편이 낫다. 가장 심각한 문제 한 가지는 많은 경제 분석들이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가정한다”는 사실이다. 경제학자들은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데 경제적 요소들만 고려한다. 그것은 오만함으로까지 확대된다. 그들은 그들이 완벽한 정보를 가졌으며, 안정된 국가에서는 여러 환경(circumstances, 경제적 환경, 처지, 상황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정작 수학뿐이다.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를 분석한다는 이 책의 궁극적인 목적을 위해서 지은이는 애덤 스미스에서 시작해 최근 이론들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에 이르기까지 경제 사상사에 대한 짧은 여행을 마치고 나서 미국 경제를 비판하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이를테면, 지나친 탐욕이 지도자들에게 과도한 효율성을 강요하고, 미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서는 미국 경제학자들이 실제 상황의 세계를 너무 등한시한다고 꼬집는다. 이 책은 결국 번영과 성장으로의 시장경제의 효율성이 의문시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의 한계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역설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자유시장 모델이 지나치게 단순화되어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그것이 미국 경제 자체의 성공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제공하는지에 대해서도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만약에 독자가 경제학자라면 이 책이 경제학의 기본서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고, 경제학 과정만을 공부한 독자라면 경제학 분야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파악하는 즐거운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경제학을 공부한 일이 없는 독자들에게는 경제학과 관련된 경제 정책에 대해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알려줄 만한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