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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일주일 딸과 함께 문화 논쟁
안수연
에코리브르 2008.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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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화/예술 top20 37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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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불과를 수료했다.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물리로 이루어진 세상』, 『적』, 『하루 10분 일주일 딸과 함께 문화 논쟁』, 『하루 10분 일주일 중세여행』, 『하루 10분 일주일 딸과 기후변화를 생각하다』,『하루 10분 일주일 그리스 신과 만나는 시간』,『멀리 더 멀리 가까이 더 가까이 자세히 보는 자연』, 『물리로 이루어진 세상』, 『모네와 함께한 하루』, 『앙리에트의 비밀 일기 1, 2, 3』, 『곰이 되고 싶어요』,『중세와 화폐』,『적』,『나우루공화국의 비극』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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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제롬 클레망
파리정치학교(Sciences Po)와 프랑스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했다. 1974년부터 문화부와 정부 부처에서 여러 직무를 맡았으며, 이집트 주재 문화 참사관, 총리 전속 참사관, 그리고 국립영화소장을 역임했다. 1991년 프랑스와 독일이 합작한 아르테(Arte) TV를 창설해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상업주의를 벗어나 창작 다큐멘터리를 활발히 제작하고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등 국가 공동 채널의 효과를 보여주며 유럽 문화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8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54g | 128*188*20mm
ISBN13
9788962630060

책 속으로

아빠 내게는 유럽에 대한 네 의식이 아주 명료해 보이지는 않는구나. 그러면 미국 문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니? 네가 코카콜라를 마시는 거나 미국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지?
딸 미국은 내게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지구상의 한 나라이지만, 동시에 많은 일을 하고 모든 면에서 앞서간다는 인상을 줘요. 저는 미국 영화를 참 좋아해요. 미국은 세계의 중심이죠. 비록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좋지 않은 측면들이 있긴 하지만요. 예를 들어 미국의 음식 말인데요. 저는 그걸 좋아하지 않고…….

아빠 그래도 너는 맥도날드에 가고, 그걸 굉장히 좋아하잖아.
딸 음…… 그 다음에는 클린턴과 르윈스키 사건 얘기를 하고 싶은데, 저는 그 사건이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텔레비전 시트콤 '프렌즈'는 자주 봐요.

아빠 아, 그래? 왜지?
딸 그 시리즈는 웃기고, 유머가 있으니까요. '프렌즈'는 뉴욕의 한 아파트에서 자기들끼리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예요. 흔히 금기시되는 주제에까지 접근하고, 그 주제들을 유머러스하게 다뤄요. 그리고 실제로 우리가 체험할 법한 상황들이 나와요. 배우들의 연기도 아주 훌륭하고요. 프랑스의 텔레비전 연속극에는 예를 들어 살인, 강간 이야기가 나오곤 하는데, 그런 일화들은 재미도 없을뿐더러 정말이지 현실성이 떨어져서 별로 관심이 안 가요. 그리고 비디오 게임이 있지만, 그것은 오히려 남자 애들용이고…….

아빠 그렇게 얘기하는 걸 보니 넌 정말 ‘성차별주의자’에다 ‘획일주의자’ 같구나. 네가 말하는 ‘영 컬처’ 안에 남녀 차이가 있니?
딸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 우리들 간에 장벽은 없어요. 하지만 여자 애들은 '앨리 맥빌'을 보는데, 남자 애들은 ‘워 해머’를 갖고 놀아요.

아빠 그게 뭐니?
딸 '앨리 맥빌'은 여자 아이들을 위한 텔레비전 드라마예요. 소심하기 때문에 뭐든 다 실패하고 마는 여자 변호사 이야기죠. 우리는 모두 그 시리즈를 보고 친구 엄마들도 봐요. ‘워 해머’는 철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작은 전사 인형이에요. 남자 아이들은 페인트를 사서 그 인형을 채색해야 하는데, 아주 정밀한 작업인 데다 상당히 비싸요.

아빠 요컨대 그네들은 납으로 된 장난감 병정을 만들어 거기에 미국식 이름을 붙여놓은 거로구나.
딸 모르겠어요. 마치 중세의 군대 같아요. 각자 자기 군대를 구성하고는 전쟁을 하죠.

아빠 그만! 네가 들려준 이야기는 절망적이다. 우리는 기술 진보와 범세계적인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거라고!
딸 하지만 아빠, 그게 그렇다니까요!! 그 애들은 ‘게임 워크숍’이라는 전문 상점에서 전투 모형이나 전략 세우는 데 필요한 지도를 사요. --- pp.65~68

(……)

아빠 마르크스는 무엇보다 계급투쟁이라는 측면에서 사회를 규정했단다. 그의 정치 이론에 따라 공산주의가 태동했지. 그는 사회 계급 사이의 근본적인 차별은 부의 분배와 자본 축적에 내포된 불평등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했어. 마르크스는 어떤 사회 집단의 힘은 그 문화를 다른 집단에 강제로 이식하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말하지. 그 문화를 강요하거나 사회 내에서 하나의 준거 요소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이다. 따라서 노동자 문화 혹은 인민 문화가 있는가 하면 엘리트 문화라고 불리는 부르주아 문화가 있지.
딸 엘리트 문화라니요?

아빠 그러니까 엘리트 계층은 특별 교육을 받았으며, 재력 및 지성을 겸비해 사회를 지배하고 이끄는 소수 집단이지. 그 사람들만이 어떤 형태의 예술표현, 즉 소수의 책들, 다소 난해한 작가들, 어떤 유형의 음악, 몇몇 화가들에 접근할 수 있단다. 요컨대 그들은 사회에서 가장 특혜를 받은 사람들이지. 마르크스에 따르면 인민 문화나 노동자 문화에 비해 엘리트 문화는 존재 양식, 옷 입는 양식, 함께 웃는 양식, 먹는 양식, 식탁 예법, 축제를 벌이는 양식을 도입하는데, 이러한 양식들은 속해 있는 집단에 따라 완전히 다르지.
마르크스의 입장에서는, 바로 지배문화와 피지배문화의 관계가 여러 사회계급의 세력에 의거하고 있으며, 사회 내에 존재하는 근본적인 차별을 야기한단다. 우리가 이미 언급한 이러한 차별은 국가 간에도 존재하지. 그렇다고 민중 계급 출신의 예술가가 없다는 뜻은 아니야! 화가, 작가, 시인, 조각가, 영화인, 음악가 들은 모든 계층에서 나오고, 다만 그들은 다른 것들을 표현해내지,
딸 학교에서 저는 이러한 차이들을 잘 느껴요. 마르크스가 옳아요.

아빠 분석 차원에서는 확실히 그렇지. 비록 이 분석이 후기 산업사회보다는 19세기에 더 정당했다고는 해도, 두 사회 집단의 차별을 설명하는 데 사회 계급에 의거하는 경우보다 더 흥미롭고 강력한 분석은 나오지 못했어. 특히 20세기 초부터 공산주의를 창설하고 러시아에서 1917년 혁명을 일으켰던 레닌을 비롯한 모든 이들이 마르크스주의에서 영감을 얻었고…….
딸 네, 알아요, 역사 시간에 그 내용을 배웠거든요.

--- pp.110~112

출판사 리뷰

부녀 간 대화를 재현한 생생한 녹음 기록
이 책에서 쥐디트와 문답을 주고받는 아빠이자 이 책의 지은이인 제롬 클레망은 프랑스와 독일의 합작 문화 채널인 아르테(Arte) TV를 창설한 인물이다. 비상업주의를 표방하며 합작 채널의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고 있는 아르테의 대표자로서 그는 문화를 주제로 하는 이 책에 그만큼 다양한 관심사를 보일 만하다. 일면 거창해 보이는 문화 이야기에 접근하기 위한 말머리는 쥐디트의 조부모를 기점으로 한 가족과 혈통이다. 개개인의 역사가 만나 또 다른 혈통과 가족사를 이루고, 그러는 가운데 전쟁, 상처, 세대를 거친 민족과 조국의 역사가 형성된다. 이어서 이들의 대화는 서로가 서로에게 던지는 물음과 탐색을 통해서 가지를 치며 확장해 나간다.
예를 들면 이렇다. 프랑스라는 국가 공동체가 “바스크인, 브르타뉴인, 알자스인 들로 구성되었지만, 이들 모두 프랑스 사람이지!”라는 아빠의 설명에, 딸은 곧 “그래서 말인데, 저마다 자기 언어로 말하고 싶어하잖아요! 그러니까 프랑스 국민이라고는 할 수 없지 않나요?”라고 되받아친다. 그리고 이 논쟁거리를 중심으로 그들의 화제는 ‘지역과 언어의 차이 → 자민족 중심주의 → 문명화와 문화 대립 → 식민지 쟁탈전 → 민족 정체성→ 이민 문화와 지배 문화 → 다문화주의와 인종주의’로 계속 이어진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대화의 보폭을 넓혀가는 과정에서 제롬 클레망은 자신의 풍부한 문화 감수성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다양한 예와 설명들을 등장시킨다. 또한 그의 딸 쥐디트는 학교에서 다양한 인종의 친구들을 사귀면서 혼혈에 대한 부정적 인식보다는 두 문화의 혼합에 더 매력을 느낀다.
이제,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의 대화에는 세대가 지나도 변치 않는 문화, 두드러진 세대 차이, 인터넷을 통한 소통과 드라마에 익숙한 영 컬처, 유행, 영화, 음악, 미술, 철학, 책 등등 그야말로 갖가지 주제와 인물들이 오르내린다. 이렇게 책 속에서 아빠와 딸의 논쟁이 틀에 박힌 문답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흐르는 이유는 이 책이 실제로 나눈 대화를 그대로 녹음한 다음 편집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대화체라는 형식에 맞추어 작가가 각색해 쓴 글이 아니라 실제로 며칠 동안 이루어진 생생한 부녀의 대화를 옮긴 다음 시간 순서대로 끊김 없이 손질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가끔은 딸아이가 있는 그대로 또래 문화를 설명하거나 광범위하고 추상적인 질문을 무턱대고 하는 바람에 당혹스러워하는 아빠의 반응이 드러날 때는 살짝씩 웃음도 나온다.

그러나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중대한 문제들
이들이 벌이는 논쟁은 문화의 다양성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릴린 맨슨 같은 대중 스타에서 마르크스, 레닌, 스탈린의 사회이론과 정치까지 종횡무진하는 가운데 프랑스라는 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 역사와 문화를 단숨에 다루는 셈이다.
그러나 정작 이들의 대화가 값진 이유는, 이들이 의미없이 이름만 거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아빠와 딸의 가치관과 시각, 인권 의식 들이 함께한다는 데 있다. 아메리카를 정복한 에스파냐인들의 인디언 학살 문제와 이것을 미국 서부영화에서 카우보이로 미화한 사실, 스탈린의 구상으로 표현의 자유가 차단되었던 소련의 역사 등 인종 문제, 자유, 정치, 문화 충돌과 편견들에 관해 아빠는 최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판단을 하려 애쓰고 딸은 주제를 피해가지 않고 정면으로 질문한다.
“문화란 무엇이고 우리에겐 왜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한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나선 그들의 논쟁을 통해 만국 공통의 세대 차이와 더불어 프랑스의 문화도 엿볼 수 있다. 아울러 지은이가 바라는 대로 이 책은 문화가 무엇 때문에 우리 생활의 본질이자 충족해야 할 조건이 되었는지 궁금해하는 부모와 아이들에게 필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이 얇은 책 한 권을 계기로, 부모와 자녀가 마주앉아 이야기할 때 이번에는 문화를 주제로 선택해보는 건 어떨까. 곧 서로에게서 신선한 시선들을 발견할 것이다.

[에코도서관]
프랑스 쇠유(Seuil) 출판사의 청소년을 위한 총서는 앞으로도 종교, 과학, 서양을 비롯한 다양한 주제들로 에코리브르에서 ‘에코 도서관’ 총서로 계속 출간될 예정입니다. 각 분야 저명 인사들이 저자로 참여했고, 전체 구성이 아들 혹은 딸에게 들려주는 ‘문답’ 형식이어서 독자들의 접근도가 높을뿐더러 단숨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문고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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