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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의 환희
오지훈 저
선영사 200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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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1. 詩냇가에
시작이 반이다!
가을 모기
적자 생존
지하철에서 7
시집
(...)

2. 心긷는
心呼吸(심호흡)
거울 앞에서 1
거울 앞에서 2
하루살이
잡생각
(...)

3. 나,
왼손잡이의 환희
영웅
동족
죄송
영원한 잔치
(...)

4. 無
무의미
겨울산을 다녀와서
매
후회 없이, 미련 없이
고생
(...)

험한 세상에 뱀의 다리가 끼어
해설 이재현

저자 소개

저자 : 오지훈
시인 오지훈은 어쩌면 시인이 아닐지도 모른다.
연세대 사회복지학과를 개념 없이 졸업 후, ROTC로 군 입대. 최전방 휴전선으로 부름을 받고 열심히 삽질을 지휘하다가 제대.(군 시절을 떠올리면 IMF가 터져 봉급이 삭감되는 아픔이 떠오른다고 저자는 담담하게 말한다.) 신문지상에서 떠들던 그 유명한 IMF학번(94학번)으로, n세대가 등장하기 바로 전 세대인 정체 불명의 X세대다. 장신대 신대원 재학 중이고, 현재는 오스트리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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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54쪽 | 202g | 128*188*20mm
ISBN13
9788975588440

출판사 리뷰

“반드시 명사끼리, 또 이른바 고전 명작만 주고받을 필요는 없다고 봐요. 이번에 제가 전하고 싶은 책도 무명 시인의 시집으로 고전 명작과는 거리가 멀지만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을 겁니다.”(어쩌면 100년 뒤에는 이 책이 고전 명작이 되어 있을 수도 있죠)
이수영 목사가 ‘책사랑 릴레이’에서 유지원 아나운서에게 이 시집을 선물하면서 했던 말이다. 이 목사가 새문안 교회 담임 목사로 부임하기 전 교수로 재직했으며, 지금도 출강하고 있는 장로회신학대의 학생이 바로 오지훈 씨이다. 항상 평범하기를 거부했던 제자인 오씨를 가르치면서 자신의 편견이 깨어지는 것을 경험했다고 이 목사는 술회했다.
“처음에는 신학대학생이 가져야 할 진지함이 결여돼 있다고 생각했는데, 자주 접하면서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절대로 겉으로 드러나는 몇 가지 피상적인 모습으로 사람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박힌 사고에서 늘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배웠으면 좋겠다”는 소망마저 밝힐 만큼 이 시집은 또 다른 의미에서의 신선한 청량제로 우리의 가슴을 적실 것이다. ‘그 섬에는/오직 한 신만/아무도 믿지 못하는/오직 한 신만 다스렸다//그 신의 이름은/不神(〈그 섬에는〉중에서)

주요 내용(해설)
그의 시작에도 자의식이 있다. 그러나 그는 깊이보다는 차라리 재미를 택했다. 고뇌보다는 차라리 장난을 택했다. 그런 그의 시를 보고 이건 시가 아니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은 어쩌면 파시스트들임에 분명하다. ‘깊이’란 이름의 개인용 진리, 그러나 실은 대량 소비품 파시즘들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차라리 깊이에 무지하기로 한 그는 오히려 더 진지한지 모른다. 장난의 표지 밑에 갈피 끼워진 청춘의 버둥거림을 읽지 못하는 그는 오히려 더 천박한지 모른다.
그렇다. 그의 시는 팔할이 장난이다. 시사 평론적으로 말하자면 이것은 시대에 대한 반항이니 모반이니 하는 것이기 전에 이 시대 자체의 모습인지 모른다. 바야흐로 이 시대는 언어의 치밀한 축조를 꾀하는 이들에게 성경의 전도자를 따라 오히려 이렇게 물어야 할 때가 많다. “네가 무엇을 하느냐?”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개인용 PC로, 인쇄기로 무수한 언어들을 쌓아 놓고 있지만, 이 시대엔 그것들을 하나의 건축물로 지탱해 줄 구심력이 부족하다. 바벨의 시대다. 이념도 이상도 초월도 문학도 다 해체되고 있다. 이러한 사태 가운데 탐구는, 혹은 항거는 전 시대인의 눈에는 낯선, 매우 표피적이고 경박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포즈가 다르다. 여기에 ‘노!’라고 말하는 이가 강론하는 깊이나 무게는 역시 하나의 포즈가 아니던가?
‘다른 이라면 몰라도 크리스천이라면……’이라는 조건절을 다는 이가 있다. 그러나 묻건대 세상에 범람하는 기호들에 그대가 진정 이름을 불러준 적이 몇 번인가? 그것들이 그대의 노트북에서 버둥거리며 신음하지 않고 조화로이 안식하던 때가 언제인가? 이제 섰다고 말하는 자여! 기호들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종노릇한 데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자녀들의 영광의 자유에 이르는 것을 기다린다.
시인 오지훈은 잡혀 있던 기호들을 차라리 한 번 풀어주기로 했다. 그리고 그들은 새로운 만남을 주선한다. 때로는 어설픈, 한때뿐의 만남들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을 웃는 자여, 시인은 어쩌면 그대가 애꿎게 볼모잡아 놓은 言魚(언어)들을 한 번 놓아주고 싶어진 그대의 막내아들인지 모른다. 어른들의 힘겨루기에 지쳐 뒤켠에서 혼자만의 놀이를 발견한 이 시대의 막둥이인지 모른다. 자세히 살펴보면 공해 속에 그렇게 놀고 있는 그는 몸살을 앓고 있는지 모른다.
그의 시는 대개가 가볍고 그저 재미있지만, 때론 그 사이에서 찌릿하게 가슴을 베는 고뇌의 날줄을 발견하게 된다. 장난스럽고 서툴지만 그가 던진 시어의 포석에는 가짜들의 연막 속에 진짜를 찾고 싶은 도구가 숨어 있다.

〈이재현 문학평론가〉
리뷰 총점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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