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8. 세상을 악으로 사는 여인
9. 조선의 거지 대장 광문 10. 조선 암흑가의 전쟁 11. 세상에서 가장 긴 하루 12. 검녀의 슬픈 죽음 13. 피를 부르는 책략 14. 경종독살사건 15. 왕비의 복수 작품후기 |
Lee Soo-Kwang
이수광의 다른 상품
|
‘아!’
표철주는 걸음을 떼어놓다가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사내의 집이 저만치 보일 때 달빛을 타고 지붕으로 날아가는 백의인영이 있었다. 그와 함께 사내의 집에서도 흑의인영이 솟구쳤다. 그들은 지붕 위에서 춤을 추듯이 한바탕 검을 휘둘렀다. 달빛이 신비스럽게 쏟아지는 지붕 위에서 청광과 백광이 번쩍이고 금속성이 일어나면서 불꽃이 튀었다. 표철주는 넋을 잃고 지붕 위를 쳐다보았다. 그때 하얀 인영이 갑자기 표철주가 있는 쪽으로 날아왔다. 흑의인영이 빗줄기처럼 날아와 이번에는 들길 위해서 처절한 혈투가 벌어졌다. 표철주는 그들의 눈에 띌까 봐 옆에 있는 깨밭으로 몸을 숨겼다. 해마다 예분과 함께 깻잎을 따던 밭이다. 깻잎의 독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발바닥에 돌멩이가 걸려서 옆으로 밀어놓았다. ‘다모 누나가 밀리는구나.’ 표철주는 무예 수련을 했기 때문에 다모 이향이 밀리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허공으로 날아오르기도 하고 깻잎 위를 바람처럼 스치면서 날기도 했다. “아아악!” 그때 처절한 비명 소리가 들리면서 백의인영이 곤두박질을 치고 흑의인영이 위에서 검을 찔러갔다. ‘위험해!’ --- 본문 중에서 |
|
조선시대에 가장 정쟁이 치열했던 18세기를 다룬 팩션소설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 조선여인 잔혹사 등을 통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작가 이수광이 그간의 저술을 통해 축적된 작가 특유의 묘사와 완성도로 팩션 소설 『검계』를 세상에 내놓는다. 이 소설 『검계』에서는 드라마 ‘이산’을 통해 잘 알려진 영조가 왕으로 즉위하기까지의 급박한 정치 상황하에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치적 도구로써 이용될 수밖에 없었던 조선시대 조직폭력배인 검계 표철주의 치열하고 거친 삶의 이야기가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인 숙종말기와 경종 시대 3년, 영조 집권 초기까지는 조선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시대였다. 장희빈, 사도세자 등 독특한 인물을 대거 배출하여 후대에까지 널리 알려진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그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제압하고 있을 때 장희빈에 가려져 붕당 정치를 일삼는 중신들을 제압하고 강력한 왕권 정치를 이뤄낸 ‘숙종’은 번외적인 인물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소설 『검계』에서는 중신들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왕권 강화에 힘을 쓴 왕, ‘숙종’의 카리스마 넘치는 정치 능력을 엿볼 수 있고, 궁중 여인사로 대변되는 숙종조의 가려진 조선 시대 붕당 정치의 치열한 암투와 혈전을 접할 수 있다. 궁중 암투도 상당히 새로운 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비록 소설이지만 경종의 왕비인 선의왕후 어씨가 자신의 남편을 독살한 것으로 생각하여 영조의 다섯 아이들을 차례로 독살하고 저주하는 부분이 있어서 흥미롭다. 나의 혈속을 모조리 제거하려고 했으니 어찌 흉악하고 참혹하지 아니한가? 영조실록의 기록이다. 원수는 원수를 낳는다. 원한은 끝없이 이어진다. 영조는 선의왕후 어씨가 자신의 다섯 자녀를 독살하자 형수이자 대비인 선의왕후 어씨를 독살한다. 증후가 별로 아픈 곳은 없는 듯한데 울음소리 같은 읍성을 내며 손으로 물건을 치는 듯한 형용을 한다. 영조가 대신들에게 하는 말이다. 흥미로운 대목이 아닌가. 정치사와 민중사를 절묘하게 교직하여 팩션소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하고 있다. 또한 이 소설-영조의 자녀들 독살설의 새로운 해석-로 인해 소재의 빈곤에 시달리는 출판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져 이슈거리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정에 등용되지 못한 서자들과 백정들, 겸인들이 서로 모여 계를 만드니, 혹은 살략계(殺掠契)라 하고, 혹은 홍동계(?動契)라 이르고, 혹은 검계라고도 불렀다. 밤에 남산에 올라 태평소를 불어서 군사를 모으는 것같이 하고, 혹은 중흥동(重興洞)에 모여 진법을 연습하는 것 같기도 하며, 혹은 피란하는 사람의 재물을 추격하여 탈취하기도 하여 간혹 인명을 살해하는 일까지 있었다. -《국조보감國朝寶鑑》숙종조의 기록 중에서. 조선의 조직폭력배 실체 검계란 조선시대 때 실재했던 조직폭력배를 이르는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조직폭력배가 되는 이유 중 한 가지는, 평범하지 못한 사람들이 보통사람으로서 먹고살기가 힘들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소설에선 그런 이들을 단순한 조직폭력배로만 다루기보다는 양반에게 희생당한 민초들의 각박한 삶을 투영시키기 위한 도구로 활용했다. 필자는 말한다. 역사소설을 쓸 때 가장 어려운 점이 역사적 사실에 어느 정도의 픽션을 가미하는가 하는 문제라고. 특히 실존 인물을 다룰 때 사실과 배치되게 다룰 때는 문중의 항의까지 받게 되어 작가들의 상상력이 제한받게 된다고. 이 소설 역시 사실과 허구를 적절하게 조합한 팩션이다. 하지만 기존 팩션소설과는 그 궤를 달리하는 바가 있다. 바로 90%의 사실과 10%의 허구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검계 표철주의 주인공인 이영과 표철주는 조선시대에 실재했던 인물로, 조선 최고의 조직폭력배들이다. 이 소설은 그들을 통하여 조선의 사회사를 좀 더 세밀하게 살필 수 있는 기회를 독자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