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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진실은 힘이 세다(곽종문·교장)
1부 부치지 못한 편지 2부 멀고 먼 길 3부 그 집에 다시 가지 못하리 4부 길에 대한 일곱 개의 생각 5부 새로운 희망을 꿈꾸며 6부 고향길 7부 살며 생각하며 8부 첫사랑 오빠에게 해설 몸으로 지워온 경계들의 흔적(박설희·시인) ‘생의 북쪽’을 건너는 법 ― 탈북 청소년들의 습작시를 읽고(고영직·문학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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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이 없는 별종, 탈북자의 목소리들
탈북자들은 월남귀순자, 월남귀순용사, 귀순북한동포, 북한이탈주민, 새터민이라는 다양한 이름으로 호명되고 있다. 탈북자의 영문 표기도 최근에 와서야 ‘refugee’로 정착이 됐다. 그러나 우리 안의 이런 탈북자 명명법에는 기아와 기근의 이미지가 투사되어 있으며, 적국의 국민 또는 비국민(非國民)이라는 구별짓기의 표지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탈북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삶의 가능성은 오직 ‘남한적인 것’에 대한 일방의 적응과 동화의 길이며, ‘북한적인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의 재생산을 내면화하는 것이다. 취업, 교육, 군대, 결혼 등 생애사의 전 과정에서 탈북자들은 자신의 문화적 특징 때문에 구별되고 차별받는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각종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재현되고 유포되는 적과 동포라는 식의 관념적 탈북자의 표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탈북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로 꿈과 욕망을 발화하고 표현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형성하고 문화적 재현 수단을 갖게 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탈북자의 경제적 적응 양상만을 갖고서 적응의 척도로 파악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문화를 통한 사회통합의 중요성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내 속의 어둠을 깨닫고 그 어둠을 깨치고 나갈 힘 이 책 『달이 떴다』는 2007~2008년 '한겨레학교 문예반 교실'에 참여한 학생 46명의 글 77편을 모은 문집이다. 한겨레중고등학교(교장 곽종문)는 경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북한 이탈 청소년들이 탈북 과정에서 받은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고, 남한 사회에서 받은 다양한 문화 충격을 적절히 소화해 잘 적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해 2006년 3월 1일 경기도 안성시 칠장사 근처에 설립된 통일부 산하의 ‘디딤돌 학교’다. 장기간의 학습 공백을 메워 학령과 학력 간의 격차를 극복하고, 올바른 진로를 선택하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달이 떴다』는 시인 박설희, 소설가 김도연, 비평가 조성면을 비롯한 전문 문인들이 2년에 걸쳐 한겨레학교 문예반 교실을 지도·운영하면서 글쓰기를 통한 아이들의 표현 욕망을 이끌어낸 결과물이다. 수업 목표는 언어를 다루는 솜씨를 키우는 것,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신을 표현해 보는 것이었다. 말하기, 읽기, 쓰기, 듣기 전반에 걸쳐 진행된 수업에는, 문학기행과 '문학의 밤' 행사를 곁들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의 글쓰기는 한층 더 원숙하고 완성도 있는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것은 ‘그리움의 언어’였다. 수업에 참여한 박설희 시인은 「해설」에서 “(이 아이들의) 내면에는 살이 에이는 두만강의 바람과 압록강의 거센 물결, 서해의 밀물과 썰물이 흐르고 있다”고 회고했다. 내 속의 어둠을 자각하게 일깨워주는 것, 그 어둠을 깨치고 나갈 힘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문학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음은 물론이다. 그리움의 언어를 타전하는 마음의 인화지 46명 학생의 77편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그리움’이다. 한겨레학교 아이들은 북녘 하늘 밑에 두고온 부모님, 가족·친지, 친구, 학교, 고향 산천과 고향 사람들, 그리고 크고 작은 추억들을 호명해 ‘그리움의 언어’를 행간에 부려놓았다. 이 점은 남한 사회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북한 체험에서 비롯된 네이션의 기억은 소멸될지언정 내밀한 개인의 기억까지 소거할 수 없다는 자명한 사실을 인식하게 한다. 평론가 고영직은 ?해설?에서 “이 문집 『달이 떴다』는 생의 북쪽으로 내몰린 이 아이들이 자기 바깥의 세상을 향해 그리움의 언어를 모스 부호처럼 타전한 마음의 인화지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