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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사
머리말 『선집 I』에서 『선집 II』로 시나리오 해제 '현해탄은 알고 있다' '고려장' '아스팔트' '금병매' '파계' '겨울 무지개' 김기영 감독 필모그래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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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히데꼬 집 응접실
아로운 - 제 옷은? 히데꼬 - 빨아 널었습니다. 진지 드세요. (밥상 앞에 앉는 아로운) (아로운에게 밥그릇을 건네주는 히데꼬. 아로운, 밥 먹기 시작한다.) 아로운 - 뭘 그렇게 보세요? 히데꼬 - 옷을 그렇게 입으니까 일본 사람과 다름이 없어요. 아로운 - 그럴 리 없지요. 우선 말이 다르니까. 히데꼬 - 일본어와 조선어는 몽고계에요. 아로운 - 풍속은? 히데꼬 - 풍속은 세계 공통으로 돼가요. 아로운 - 사상은? 히데꼬 - 사상은 영구성이 없어요. 아로운 - 조상은? 히데꼬 - 본 일 있으세요? 원숭이를. (아로운, 계속 밥 먹는다.) 히데꼬 - 그것보다도 만약 우주의 섭리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있다면 두 사람의 결합으로 어린애가 안 생길 게 아녜요? 아로운 - 전 그런 거 모릅니다. (아로운, 빈 밥그릇을 히데꼬에게 내민다.) --- pp.60-61 처음에는 순진하고 부끄럼 타는 어리석은 처녀가 도회지 생활에 시달리고 단련되어 도회지의 생활 경험과 생존경쟁이 촌 처녀를 이기주의로 변질시켜 죽지 않으면 살기의 강렬한 방어 본능이 도시에 적합한 괴물로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 괴물이란 표현은 촌사람이 본 인물상이지 도회지 사람들은 촌사람이 보통사람으로 승격했다고 본다. 60년대 농촌에서 먼저 처녀들이 가출 상경해 버스 차장 아니면 창녀로 용감히 기반을 닦고 그 뒤에 올라온 촌 청년들이 불굴의 투지로 진출, 오늘의 위대한 아파트 문화를 구축한 것을 생각하면 여자가 남자보다 언제나 먼저 앞장을 선 것을 알 수 있다. 드디어 남자는 부권을 잃고 시장과 백화점은 여자 물건으로 가득 찬 세상이 되고 말았다. 그런 징조를 여기서 예고해주고 있다. 이 영화가 보통 멜로드라마로 전개시키면 많은 모순과 조작 그리고 허구에 부닥치게 된다. 그러나 일단 ‘컬트’ 영화로 변신시킨다면 굉장한 작품 가치와 흥행성이 불어올 거다. 범백의 작품에서 이만큼 현대의 삶의 괴기성을 탐닉시키는 작품은 드물 것이며 요새 젊은이들의 생활본능을 과감히 자극하리라 믿는다. --- p.527 50. 밤거리 (순희, 자전거를 끌고 박 의사의 뒤를 따르며) 순희 - 선생님과 사모님이 싸우시는 걸 보면 제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져요. 박 의사 - 남녀 싸움은 사는 목적이 다른 데서 온다. 순희 - 제가 보기엔, 선생님 부부는 행복한 사람들인데, 그걸 일부러 깨고 있어요. 박 의사 - 그러니까 숙명적이야. 순희 - 왜 예수님의 가르침처럼 진심으로 사모님을 이해하고 존경하지 못하세요. 박 의사 - 예수님은 총각이라서 결혼 생활을 몰라. --- p.556 52. 복도 (순희, 계단을 올라가다가 딸 마리가 고양이처럼 네 발로 걸어다니며 쥐구멍을 찾아다니는 것을 보고 멈칫한다.) 순희 - 쥐하고 친해졌니. 마리 - 한 마리 잡아먹어야지. 잠이 안 와. 우리 엄마 언제 돌아오지? 순희 - ……기다리면 돼. 기다리면 오실 거야. (순희, 마리와 같이 “야옹” 하고 고양이 소리를 내며 같이 고양이 흉내를 내 네 발로 걸어 위안을 준다.) --- p.5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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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계의 미스터리, 김기영의 시나리오집 발간!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독보적 영화작가 김기영이 1998년 갑작스런 화재로 세상을 떠난 후 10년의 세월이 지났다. 의사 출신의 김기영 감독은 환자 대신 사회를 해부하듯 충격적이고 강렬한 영화를 내놓음으로써 한국영화사에 영원히 기억될 걸작들을 남겼다. 김기영 감독 생전에 발간된 『김기영 시나리오 선집 Ⅰ』의 후속편에 해당하는 『김기영 시나리오 선집 Ⅱ』(한국영상자료원)가 발간되었다. 영화감독이자 영화학자인 김홍준 영상원 교수가 기획 · 편집을 맡아 한국영상자료원 영화사연구소와 공동작업을 통해 '현해탄은 알고 있다'를 비롯하여 총 6편의 시나리오를 수록하였다. 『김기영 시나리오 선집 Ⅱ』는 2008년에 한국영상자료원이 진행한 김기영 감독 10주기 기념사업의 마지막 결실인 동시에 영화학계에서 가장 열정적인 김기영 연구자인 김홍준 교수가 김기영 감독에게 바치는 오마주이다. 한국영상자료원과 영화감독 김홍준이 발굴한 시네아스트 김기영의 세계! 한국영화의 전설 김기영의 영화세계, 이제 시나리오를 통해 만난다!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독보적 감독 김기영의 초기작부터 미발표작까지 망라! 한국 영화계의 미스터리, 김기영의 시나리오집 발간!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독보적 영화작가 김기영이 1998년 갑작스런 화재로 세상을 떠난 후 10년의 세월이 지났다. 의사 출신의 김기영 감독은 환자 대신 사회를 해부하듯 충격적이고 강렬한 영화를 내놓음으로써 한국영화사에 영원히 기억될 걸작들을 남겼다. 1996년, 김기영 감독 생전에 발간된 『김기영 시나리오 선집 Ⅰ』의 후속편에 해당하는 『김기영 시나리오 선집 Ⅱ』(한국영상자료원)가 발간되었다. 다큐멘터리 '감독들, 김기영을 말하다'(2006)를 제작한 바 있는 영화감독이자 영화학자인 김홍준 영상원 교수가 기획·편집을 맡아 한국영상자료원 영화사연구소와 공동작업을 통해 '현해탄은 알고 있다'를 비롯하여 총 6편의 시나리오를 수록하였다. 『김기영 시나리오 선집 Ⅱ』는 2008년에 한국영상자료원이 진행한 김기영 감독 10주기 기념사업의 마지막 결실인 동시에 영화학계에서 가장 열정적인 김기영 연구자인 김홍준 교수가 김기영 감독에게 바치는 오마주이다. 김기영 감독의 오리지널 시나리오에 근접한 복원 대본 수록! 김홍준 교수와 영상자료원은 이미 고인이 된 김기영 감독의 정신적 대리인이 되어 6편의 시나리오를 골랐고, 이 가운데 1961년에 영화화된 '현해탄은 알고 있다'의 경우는 현존하는 필름이 불완전판이어서 지금 남아 있는 필름과 여러 편의 시나리오들을 자료로 최종본에 가장 가까운 새로운 버전의 시나리오 한 편을 완성해냈다. 단순히 시나리오를 수록한 자료집뿐만 아니라, 김기영 감독의 영화 세계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고려하였다. 김기영 감독의 유족들이 한국영상자료원에 기증한 시나리오와 김기영 감독과 친분이 있던 유지형 감독이 소장하고 있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국영상자료원이 수집·보관하고 있는 기타 여러 판본들과 비교 조사를 통하여 되도록이면 촬영 이전 단계의 ‘오리지널’ 또는 검열이나 심의 이전의 ‘촬영 대본’을 수록하였다. 그리하여 김기영 감독 자신이 집필한 오리지널 시나리오와 자선 대표작, 영화화되지 않은 시나리오 중 대표적인 작품, 그리고 영화화되었으나 필름이 남아 있지 않은 작품의 시나리오들이 총망라되었다. 김기영 감독의 ‘볼 수 없는’ 혹은 ‘보지 못한’ 작품들을 관람하다! 이 책에는 김기영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쓴 시나리오 '현해탄은 알고 있다', '고려장', '아스팔트', '금병매', '파계', '겨울 무지개' 총 6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중 '아스팔트'는 1964년에 영화화되었으나 필름이 남아 있지 않아 화면으로 볼 수는 없지만 온전한 상태로 전하고 있는 촬영 대본을 실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책무를 다 하려는 형사가 자신의 아내를 노리는 흉악범과 대치하는 범죄물로서 김기영 감독 특유의 긴장감과 스릴이 전편에 흐르고 있다. '금병매'는 1981년에 개봉한 '반금련'의 원안 시나리오이다. 완성 후 검열에 걸려 몇 해 동안 묶여 있다가 감독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30여 분 분량이 잘려나가고 임의로 편집된 개봉판이 '반금련'이었기 때문에, 이번에 이 책에 실린 시나리오 '금병매'를 통해 김기영 감독이 본래 의도했던 작품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겨울 무지개'는 김기영 감독이 1998년 타계하기 직전까지 '악녀'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던 작품으로 추정된다. 김기영 감독의 유작 시나리오가 된 '겨울 무지개'를 통해 많은 이들이 기·했던 김기영 감독의 ‘신작’이 될 수도 있었던 작품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 '현해탄은 알고 있다'와 '고려장'은 현재 필름이 불완전판으로 전하지만 복원 대본 및 촬영 대본을 통해 보다 온전한 모습에 접근해볼 수 있다. 김기영 감독의 목소리: 작의 및 작품해설 시나리오 앞 부분에는 김기영 감독 본인이 밝히는 연출의 변에 해당하는 작의 및 작품해설, 줄거리 소개 등이 붙어 있다. 이를 통해 김기영 감독이 표현하고자 했던 본래 의도와 작품세계, 연출자로서의 의욕 등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언제나 영화 만들기를 생각하고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로 활기찼던 감독의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시나리오 본문 사이에는 각 작품의 포스터 이미지나 스틸 이미지 등도 포함되어 있어, 작품 내용과 연관하여 큰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한국영화사에서 가장 독창적인 감독 가운데 한 사람인 김기영이 노년에도 창작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신작을 준비하다 예기치 않게 떠나버린 것은 큰 비극이지만, 그의 특별한 작품세계가 역사 속에 묻히지 않고 날이 갈수록 빛을 발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김기영 시나리오 선집 Ⅱ』는 김기영의 영화에 대한 감상와 정당한 평가에 기여하는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