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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Mars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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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이력의 호주 국민 작가
존 마스든은 유년기를 호주의 시골에서 자유롭게 보낸 후, 엄격한 군대식 교육을 받고 대학에 입학하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곧 휴학하고 만다. 뒤이어 배달부, 경비원, 판매원, 장의사 등등 밑바닥 생활을 겪은 후 그는 자신의 적성에 맡는 교사의 길로 들어선다. 시위를 하다 붙잡혀 감옥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경험까지 보탠 그는 청소년들이 느끼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잘 이해하고 있다. 수십 편에 달하는 그의 작품들 중 국내에 소개된 작품만도 6편이다. 2009년 1월 그의 흥미로운 소설 한 편이 새로 국내에 나왔다. 16세 어린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겨울 소녀 윈터』가 그것이다. 나는 열여섯 살이 되던 해에 집으로 돌아왔다. 랄프 아저씨가 기차역으로 마중 나왔다. 4세에 고아가 된 윈터는 이복 이모에게서 자라다가 드디어 16세가 된 어느 날 자신의 집 워리우드로 돌아온다. 의지할 데 없는 고아 소녀, 고집불통에 다루기 힘든 그녀가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마중 나온 사람은 부모님이 남겨주신 농장을 관리해 주는 아저씨가 전부였다. 고아 소녀 윈터, 당당히 진실과 맞서다 이미 몇 년 전에 조부모도 돌아가시고 친척도 가족도 아무도 없는 윈터는 세상에 의지할 사람 하나 없는 진짜 고아 중의 고아다. 워리우드를 떠나 있던 동안 무언가 모를 중압감에 시달린 윈터는 돌아오면 모든 게 해결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집에 와 보니 관리인부부는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재산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었다. 집은 관리도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가구도 없어지고, 숲의 나무도 불법으로 베어내고 있었다. 이를 눈치 챈 윈터는 고문 변호사를 시켜 그들을 내쫓고 자신이 직접 목장을 운영한다. 목장 위에 있는 부모님의 산소에 갔다가 그들이 한날한시에 돌아가신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윈터는 지금까지 자신을 짓누르던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날짜를 구체적으로 알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것은 내가 워리우드로 돌아와서 알아보고 싶었던 내용이기도 했다. (…) 나는 충격이 척추를 타고 머리까지 뚫고 올라가는 바람에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렇다, 두 분은 간발의 차이로 돌아가셨다. 하지만 한 날 돌아가신 건 아니었다. 같은 날이 아니란 말이다. 한자리에서 돌아가신 게 아니라니! 전기에 감전이라도 된 듯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뭔가 단단히 잘못됐다. 내가 그동안 알고 있던 사실과는 영 딴판이었다. 살아오면서 어느 지점에선가 혼선이 발생했던 것이다. (…) 늘 뭔가 찜찜했던 건 사실이다. 마음 저 깊은 곳에서 어떤 생각이 나를 괴롭혔지만, 그 정체가 무엇인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왜 그토록 내가 이곳에 돌아오길 바랐겠으며, 왜 그토록 부모님에 관한 진실을 캐려고 했겠는가? 나는 마치 원정을 떠난 사람 같았다. 물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워리우드로 돌아가는 거라고 내 스스로 얘기한 적은 없었다. (…) 이 의혹을 풀기 전까지 내 인생은 잠시 보류해 둘 것이다. 윈터는 진실, 즉 엄마의 사인을 밝히기 위하여 동분서주한다. 이웃들도 만나보고, 법원 기록과 신문사 자료도 뒤져보고, 부검의도 만나보고, 아무리 캐봐도 의혹만 남을 뿐 진실을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마지막 남은 증인 고모할머니를 만나야 했다. 얼마 전까지 존재조차 모르고 있던 고모할머니를 말이다. 마침내 결심이 선 윈터는 고모할머니를 만나 뵈러 가지만 그녀는 윈터를 만나주지 않는다. 하지만 당찬 윈터는 이에 굴하지 않고 몇 시간의 기다림 끝에 고모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녀에게 묻는다. “우리 엄마는 어떻게 돌아가셨어요?” (…) “정말 모른다고 나에게 말하고 있는 거냐? 기억을 못한단 말이지?” “기억 못해요.” 나는 머리를 흔들었다. 겁이 났다. 뭔가 잘못됐구나 싶었다. 해리슨 부인 옆에 스톤 부인의 얼굴이 나타났다. 갑자기 두 사람이 동시에 나를 바라보며 그곳에 있었다. 공포로 바짝 긴장한 늙은 두 여자의 얼굴. 내가 한 짓을 응시하면서 형편없이 갈라지고, 깨지고, 허물어져 있는 듯 보이던 두 개의 얼굴. 그렇다, 나였다, 윈터 드 살리스. 엄청난 비밀이 봇물처럼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바람에 마침내 나는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지금까지 죽 알아 왔던 사실임을 깨달았다. 그녀가 그토록 궁금해 하던 엄마의 사인은 바로 자신이었다. 그 엄청난 비밀이 무의식 속에서 자신을 괴롭혀 왔던 것이다. 사격 선수였던 엄마가 연습 중에 옆에 놔두었던 총을 윈터가 집어 들어 엄마에게 쏘았던 것이다. ‘빵, 빵’ 하고 소리까지 내면서. 때로는 진실이 더욱 괴로운 법이다. 하지만 충격적인 진실 앞에서 윈터는 무너지지 않았다. 무의식 속에 꼭꼭 숨어 있던 진실을 끄집어내어 확인하였다. 결국 엄마를 죽인 자신을 용서하고 화해한 윈터는 이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꽁꽁 얼어붙었던 마음이 녹아내리면서 친구들도 사귀고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간다. 미래를 향해 한걸음씩 내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존 마스든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주로 현대사회가 배출한 문제 가정의 문제아들이다. 부부 싸움, 이혼, 애정 없는 부모, 수감자, 마음 문을 닫아버린 아이, 고아 등등. 물론 그 이면에는 안정되고 화목한 가정, 톡톡 튀는 선생님, 친구를 배려할 줄 아는 아이 등 따뜻한 면도 나온다. 이들이 고민하는 것은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온 것일까, 무엇이 될 것인가 같은 근본적인 문제들이다. 존 마스든은 윈터라는 고아 소녀를 통해 우리 모두의 문제인 정체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자신의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미래를 개척할 수도 없다. 학업도 포기하고 과거 속의 진실을 밝히려는 윈터의 변명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그 과거를 확인하고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과거와 화해한 후 윈터는 진정어린 마음으로 남자친구를 사귈 수 있게 되었고,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도 가능하게 되었다. 물론 미래에 대한 계획도. 다음 주에 나는 제시카와 함께 손님 열 명을 초대해서 격식 있는 만찬 파티를 열기로 했다. (…) 나는 매튜 케네디를 초대하고, 제시카는 저 멀리 오렌지 에그 주에 사는 남자 친구를 부를 것이다. 그리고 또 크리스티에서 제시카 친구 네 명을, 우리 학교에서 내 친구 네 명을 초대할 생각이다. 너무나 기다려진다. 제시카는 그걸 집들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부르고 싶지 않다. 나는 속으로 그걸 부활의 행사라고 이름 붙였다. 존 마스든은 역시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길지 않은 이 소설을 손에 들면 다 읽을 때 까지 결코 놓지 못할 것이다. 또한 책을 덮으며 신선한 감동의 긴 여운이 남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여러분이 몸소 체험해 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