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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륵 문학선집을 기리며
그는 한국 최초의 문화 대사였다 - 유경환 내 사촌, 수암 독약 벌 저녁 산책 칠성 두 어머니 아버지 신식 학교 시계 여름 방학 옥계천에서 옛날 아이 송림 마을에서 가출 가뭄 입학 시험 서울 구학문화 신학문 이별 압록강은 흐른다 출항 대양에서 해안 편지 옮기고 나서 나를 다시 돌아본 시간 여행 - 엄혜숙 이미륵 화보 이미륵 연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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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물뜰만은 아직 조용했다. 오히려 그 전보다 더 조용했다. 아버지는 하루 종일 새로운 규칙과 세금에 대해서 통역을 통해 일본군과 흥정을 하셨다. 그 뒤로는 초저녁만 되면 지쳐서 자리에 누웠기 때문에, 이야기를 오래 하시지도 못했다. 내가 학교에 관해 이야기하면, 잠깐 듣고는 쉬어야겠다며 불을 끄고 나도 눕게 하셨다. 아버지는 자주 내 말을 가로채면서 말씀하셨다.
"그만하면 됐다. 잠깐 바람이나 쏘이고 오너라." 나는 내가 아버지를 귀찮게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잠자코 있었다. 그러나 나는 산책하러 나가고 싶지가 않았다. 파괴된 성벽이며 지붕이 헐린 성곽은 나의 마음을 너무나 슬프게 했고, 공포감마저 주었다. 그래서 그냥 집 안에 머무는 것이 차라리 나았다. 아버지 곁에 있을 때는 어쩐지 아늑한 품에 안겨 보호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았고, 아버지는 나를 돌봐 주시기 때문일 것이다. --- p.1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