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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함께한 1년
한 자연주의자 가족이 보낸 풍요로운 한해살이 보고서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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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애팔래치아 남부로의 귀향
2 아스파라거스를 기다리며
3 초록의 계절
4 일년생식물 수형도(樹型圖)
5 먹을 수 있는 그물버섯, 몰리 무치
6 새와 벌, 새끼 칠면조와 병아리
7 생일 축하 파티
8 짧은 휴가
9 단단한 치즈 만들기
10 지역에서 먹기
11 슬로푸드의 제국
12 수탉들의 합창과 끊임없이 열매 맺는 호박
13 빨간 주(Red State)에서 산다는 것
14 동물을 수확하는 날
15 생선이 왕관을 쓰는 곳, 이탈리아
16 먹을거리는 결코 잠들지 않는다
17 축하와 감사의 나날
18 1월에는 무얼 먹지?
19 배고픈 달
20 계절은 다시 시작되고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참고 문헌
단체들
스티븐의 글 참고 문헌

저자 소개 1

바버라 킹솔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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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bara Kingsolver

현대 미국을 대표하는 생태주의 소설가, 에세이스트, 시인. 1955년에 메릴랜드주에서 태어나 켄터키주 시골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콩고에서도 잠시 살았으며 현재 미국 남부 애팔래치아 지역에 거주한다. 드포 대학교와 애리조나 대학교에서 생물학, 생태학, 진화생물학 학위를 받았고, 소설을 쓰기 전에는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했다. 2000년에는 ‘사회 변혁 문학’을 지원하기 위한 벨웨더상을 제정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단편소설과 시를 발표했는데, 데뷔 장편소설 《콩나무들(The Bean Trees)》(1987)이 평단의 갈채를 받으며 미국 전역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문학 수업 교
현대 미국을 대표하는 생태주의 소설가, 에세이스트, 시인. 1955년에 메릴랜드주에서 태어나 켄터키주 시골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콩고에서도 잠시 살았으며 현재 미국 남부 애팔래치아 지역에 거주한다. 드포 대학교와 애리조나 대학교에서 생물학, 생태학, 진화생물학 학위를 받았고, 소설을 쓰기 전에는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했다. 2000년에는 ‘사회 변혁 문학’을 지원하기 위한 벨웨더상을 제정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단편소설과 시를 발표했는데, 데뷔 장편소설 《콩나무들(The Bean Trees)》(1987)이 평단의 갈채를 받으며 미국 전역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문학 수업 교재로 채택됐다. 1998년 출간된 《포이즌우드 바이블》은 퓰리처상과 펜 포크너상에 노미네이트됐으며, 애팔래치아산맥의 대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세 여성의 이야기인 《본능의 계절》(2000)을 발표한 직후 국가인문학훈장의 영예를 안았다. 장편소설 《화가, 혁명가 그리고 요리사》(2009)가 오렌지상(여성소설상)을 수상했으며, 찰스 디킨스의 《데이비드 코퍼필드》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한 장편소설 《내 이름은 데몬 코퍼헤드》가 2022년 제임스 테이트 블랙 소설상, 2023년 퓰리처상과 여성소설상을 수상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 킹솔버 가족이 시골에서 보낸 한해살이를 담은 논픽션 《작은 경이》(2001) 《자연과 함께한 1년》(2007), 장편소설 《동물의 꿈(Animal Dreams)》(1990) 《천국의 돼지들(Pigs in Heaven)》(1993), 단편집 《고향(Homeland and Other Stories)》(1989) 등이 있다.

라이터스 다이제스트 선정 ‘20세기 가장 중요한 작가’, 미국 고등학교 필독서 선정 작가로서 데이턴 문학 평화상, 남아프리카공화국 내셔널북어워드, 미국서점협회·미국도서관협회 최고상 등을 수상하며 해마다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바버라 킹솔버의 다른 상품

저자 : 스티븐 L. 호프
에모리 앤드 헨리 칼리지(Emory and Henry College)에서 환경학을 가르치며, 생물음향학과 북아메리카솔새의 계보를 연구하고 있다.
저자 : 카밀 킹솔버
듀크대학교에 재학 중이며, 생물학, 해부학, 무용을 공부하면서 요가를 가르친다.
역자 : 정병선
영어로 된 텍스트를 읽거나 옮기는 일을 한다. 『타고난 반항아』, 『엘니뇨와 제국주의로 본 빈곤의 역사』, 『조류 독감』, 『존 리드 평전』, 『브레인 스토리』, 『거짓 나침반』, 『우리는 왜 달리는가』, 『노화와 질병』, 『미국의 베트남 전쟁』, 『전쟁의 얼굴』, 『렘브란트와 혁명』 등을 한국어로 옮겼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1월 22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532쪽 | 849g | 153*224*35mm
ISBN13
9788984313095

책 속으로

모든 지역은 그 나름의 언어 습관을 가지고 있다. 우리 고장에서는 식물을 선물로 받으면서 절대로 “고맙다”고 말하지 않는 것이 엄격한 불문율이다. 그 이유는 나도 모른다. 나는 이 점을 여러 차례 지적받으며 깨우쳤다. 심지어 꾸지람을 들을 적도 있다. 내가 그런 말을 입 밖에 내려고 하면 사람들이 나를 막았다. 그들은 손으로 귀를 막았다. “왜 고맙다고 말해서는 안 되는 거죠?” 내가 물었다. 어려운 문제다. 이제는 남부 지방의 예절과 관습이 내 머릿속에 철저하게 각인되었다. “그냥 하지 마세요.” 사람들은 강조한다. 그들은 당신이 그렇게 말하면 그 식물이 곧바로 시들어 죽어버릴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 사람들에게는 이 사실을 입증해주는 이야기들이 아주 많다. 그 사람들은 식물에게 귀가 있거나 다른 무슨 감각기관이 있는지 토론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냥 하지 말라는 것이다. --- p.157

내 생각엔 바로 그렇기 때문에 부엌을 가정생활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 부엌은 좋아하는 먹을거리를 제품으로서가 아니라 과정으로서 이해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부엌은 우리의 채소밭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자극제이고, 우리가 일상으로 빵을 굽는 곳이며, 결국 가정의 일상으로 자리 잡게 될 기타 온갖 실험의 무대다. 치즈 만들기가 그런 예일 것이다. 나는 빵을 굽는 것보다 모차렐라 1파운드를 만드는 데 시간이 덜 걸리는 데도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치즈를 만드는 게 터무니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응유(凝乳)를 자르고 탈수시키고 있는데 배달부가 초인종을 누르면 마치 내가 마법사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든다. --- pp.202~203

요리를 할 때면 그 요리법을 가르쳐주거나 함께 요리했던 사람과 나눈 교감을 추체험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풍성한 명절에 방문을 꽝 닫으면서 음식을 적으로 선언하는 행위는 할머니들과 종조모들을 나락에 빠뜨린다. 이제야 그분들을 따뜻하게 맞이할 수 있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키가 작았던 대고모 레나는 풍성한 음식을 공들여 차려 내셨지만 자신은 식탁에 앉으려고 하지 않으셨다. 부엌에서 혼자 먹겠다고 고집을 피우시면서 말이다. 나의 할머니 킹솔버 여사는 음식을 준비할 때면 항상 디저트부터 궁리하셨다. 외할머니는 롤빵과 고기 국물을 완벽하게 만드셨다. 할아버지 헨리는 직접 기른 돼지로 만든 햄과 천으로 싼 향기로운 소시지를 서늘한 다락에 보관하셨다. 아버지는 나를 데리고 나서서 버섯을 따주셨으며, 야생 아스파라거스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가르쳐주셨다. 어머니가 달걀을 깨뜨리는 방법은 너무나 특이하고 출중했다. 그분들이 나를 축복하고, 나에게 요리해주셨던 모든 것이 성스럽게 존재한다. 나 역시 지금 카밀과 토마토 병조림을 만들고, 릴리와 계란빵을 만든다. 그 속에서 온갖 기억을 탄원하는 나 자신이 보인다. 그녀들이 냄비 드는 장갑을 낀 채 따뜻한 포옹을 해주기를 말이다. --- pp.426~427

좋았어! 축 늘어져서 쭈그리는 전형적 자세가 칠면조 암컷이 성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음을 알려주는 첫 번째 신호라는 것을 알았다. 조만간에 구애 행동이 더 늘어나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수컷은 발을 구르고, 암컷은 더 눈에 띄게 쭈그리고 앉는다고 적혀 있었다. 다음 순서는 올라타서 밟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컷은 암컷의 ‘옆구리 성감대’를 자극한다. 그리고 마침내 ‘교미’가 이루어진다. 가축 칠면조는 암수 한 쌍이 관계를 맺지 않고 난교를 한다고 한다. 알은 약 2주 뒤에 낳는다. 둥지에 알이 충분히 있어야 암컷 칠면조의 알을 품는 본능이 촉발된다. 그 마법의 숫자는 12개에서 17개 사이였다. --- p.463

내가 속한 세대가 어떤 세대보다 먹을거리 생산 체계에서 더 격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껍질이나 가죽보다는 반짝이는 포장지를 뜯어낸 음식을 부모 세대보다 더 많이 먹는다. 젊은이들 상당수가 자신들이 먹는 음식의 출처나 제철을 몰랐다. 땅에서 자라는 식물과 진짜 동물이 있는 진짜 농장에서 사는 나 같은 사람들은 그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내가 속한 새로운 세대는 무지하지도, 비상식적이지도 않다. 동급생 일부는 내가 만나본 사람 중에서 가장 똑똑했고, 문화적으로도 가장 세련되었다. 그러나 음식과 농사에 관해서는 아는 게 거의 없었다. 대다수 친구가 실제 농장을 본 적이 없었다. 찾아가볼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미국 각지의 도시에서 온 또래 친구들과 생활하면서 나는 내가 먹을거리 생산에 관해 아는 게 아주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게 당연한 게 아니었던 것이다. 지역 먹을거리가 얼마나 맛있는 것인지, 그 진가를 알게 된다는 사실도 잊지 못할 것이다. 귀향의 주된 동기가 편안한 침대에서 잠을 제대로 자는 것 외에 또 있었다. ?로 좋은 먹을거리를 요리하는 것이었다. 물론 가족과 다시 만나는 것도 좋았다. 하지만 제일 좋은 게 제일 좋은 것 아닐까? 몇 주 동안의 기숙사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황금색의 노른자위가 있는 달걀과 여전한 향미와 아삭거림을 간직한 채소를 먹는 일은 황홀한 경험이었다. 성찬의 식탁을 바라보면서 채소는 어디서 자랐고, 고기는 살아 숨 쉬는 동물이었을 때 어디서 사육되었는지 알 수 있는 게 너무나 좋았다.

--- pp.480~481

출판사 리뷰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자연으로 돌아가자!
아마존 장기 베스트셀러!
아마존 오거닉Organic 분야와 전원생활Rural Life 분야 독보적 1위!


미국 최고의 생태주의 작가 바버라 킹솔버의 『자연과 함께한 1년』은 킹솔버 가족이 애리조나 주 투손에서의 생활을 마감하고 애팔래치아 남부에서 보낸 일 년 동안의 시골생활을 그린 책이다. 이 책에서 바버라 킹솔버는 “우리는 먹을거리에 따라 우리의 존재가 규정된다”고 말하며, 우리가 일하고, 이웃과 교류하고, 물을 마시고, 공기를 호흡했던 곳에서 출처를 제대로 아는 동물과 식물로 만든 음식을 먹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 한해살이 기록이다. 또한 우리는 이 기록들을 통해 킹솔버 가족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알 수 있다. www.animalvegetablemiracle.com/org/net

작가 바버라 킹솔버는 오프라 윈프리 방송에서 『포이즌 바이블The Poisonwood Bible』이 도서 클럽 목록으로 선정 방송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자연과 함께한 1년』은 2007년 미국에서 출간된 직후 아마존 사이트에서 10위 안에 들었고, 현재 아마존 전체 순위 230위, 아마존 독자 서평 342개가 붙을 만큼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작가를 한국에 처음 소개하며, 이후 『작은 경이Small Wonder』(가제) 등 작가의 전작들을 잇달아 출간할 예정이다. (지은이 소개 참조)

킹솔버 가족은 우선 출처가 정확한 먹을거리를 먹으면서 온전히 한 해를 보낼 계획을 세운다. 그래서 그들은 주변에서 키운 먹을거리만을 사고, 직접 재배하고, 없이 사는 법을 익히게 된다. 음식 문화가 한 지붕 아래 사는 모든 이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들은 이 프로젝트를 가족 단위로 실행하기로 한다. 남편 스티븐 L. 호프의 짧은 글(석유와 먹을거리, 정말이에요, 우리는 미치지 않았어요 등)은, 바버라가 본문에서 언급한 다양한 주제들을 “소략하게 정리”했고, 꼭지마다 마지막에 실린 큰딸 카밀의 글들(바나나 극복하기, 타지에서 실천하는 지역 먹을거리 등)은 열아홉 살 소녀의 관점에서 지역 먹을거리 프로젝트를 다루며, 계절에 다른 영양학 정보와 요리법, 식단 계획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석유문명과 먹을거리 산업에 대한 유쾌한 저항! 음식과 땅에 관한 매혹적인 탐색
『자연과 함께한 1년』은 먹을거리에 대한 회고록이기도 하고, 석유문명 등 먹을거리 산업에 대한 저널리즘적 조사 보고서이기도 하며, 음식과 땅에 관한 매혹적이면서도 명랑한 탐색서라고도 할 수 있다. 최대한 지역(local)에서 구할 수 있는 음식과 키우는 작물들을 중심으로 생활하는 킹솔버 가족은 우리의 먹을거리 체계에서 석유를 제거하려고 노력했다. 최고 목표는 먹을거리를 모두 집과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것으로 대체하는 것이었고, 그래서 멀리서 수입되는 과일 등도 구매하지 않는다. 그들은 지역 먹을거리 실험 일 년 프로젝트의 첫날을 직접 재배한 것으로 기념하고 싶어 했고, 그래서 미리 심어놓은 아스파라거스의 어린줄기가 나오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그들은 일년생식물 수형도를 그린다.

먼저 잎사귀를 보자. 시금치, 케일, 상추, 근대(여기서는 4월과 5월에 난다). 좀 더 발달한 잎사귀 결구와 두상화(頭狀花)들로는 양배추, 로메인, 브로콜리, 콜리플라워(5-6월)도 있다. 그 다음으로는 어리고 부드러운 열매를 먹게 된다. 깍지완두, 애호박, 오이(6월). 7월로 넘어가보자. 깍지콩, 피망, 방울토마토. 더 발달했고, 다채로운 색깔로 익은 열매들이 7월 말부터 8월을 장식한다. 비프스테이크토마토(크고 붉은색의 과육이 많은 품종-옮긴이), 가지, 고추, 파프리카. 이제 크고, 단단한 껍질에 쌓인 과실을 보자. 당연히 안에 잘 발육된 씨앗이 들어 있을 것이다. 남유럽산 멜론, 감로멜론, 수박, 호박, 겨울호박(8-9월). 마지막은 근채류가 장식한다. 그렇게 농산물의 한 해 퍼레이드가 마감된다. -일년생식물 ‘수형도(樹型圖)’, 104p

킹솔버 가족은 항상 병조림을 하고, 뭔가를 냉동하며, 식료품 저장실을 항상 채워놓으려고 노력하면서, 부엌을 가정생활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부엌은 좋아하는 먹을거리를 제품으로서가 아니라 과정으로서 이해하는 장소가 되어야 하며, 우리의 채소밭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자극제이고, 우리가 일상으로 빵을 굽는 곳이며, 결국 가정의 일상으로 자리 잡게 될 기타 온갖 실험의 무대라고 덧붙인다.
이사를 하고, 텃밭을 가꾸며 농장 생활을 보낸 일 년 후 바버라는 빵을 굽고, 부드러운 치즈를 만들며, 요구르트를 발효시키는 일을 일상적으로 한다. 킹솔버 가족은 슈퍼마켓이 우리에게 지역 먹을거리를 전혀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어 장을 볼 때는 버지니아 산 유제품과 유기농 밀가루만을 집어서 얼른 계산하고 빠져나오며, 이웃과 ?민 장터에서 구할 수 있는 먹을거리들을 탐낸다. 그리고 그들은 농민 장터 친구들의 도움과 함께 지역 먹을거리 운동 실천의 요점은 자신이 속한 먹을거리 영역을 신뢰하는 것임을 깨닫는다. 일 년 동안 정말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 하면서 전전긍긍했으나, 킹솔버 가족은 식사를 거르지도 않았고, 옥수수를 먹인, 중서부산 소로 만든 버거를 사온 적도 없으며, 지역 농산물만으로 실천하겠다는 맹세도 깨지 않았다. 그들은 결국 해낸 것이다. 한 해 동안 풍요로운 식생활을 영위하면서 새로 정착한 고장(애팔래치아 남부)에서 애초 계획대로 살았다. 물론 그들은 생계를 위해 먹을거리를 재배하는 상업농이 아니라 가족들과 가끔씩 찾아오는 친구들을 먹이는 수준의 텃밭 농사꾼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릴리의 닭’과 ‘칠면조의 성생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건이 일어나는 농장 이야기
지역 먹을거리 운동(local food movement)을 의식적으로 실천한 첫해에 킹솔버 가족은 예기치 못한 사태와 잇달아 맞닥뜨린다. 작은 딸 릴리는 자기가 키운 닭과 달걀들을 팔아 말을 사고 싶어 하고(145~151p, 406~411p), 사육해온 칠면조 암컷이 수컷이 아닌 바버라의 남편 스티븐을 유혹하고, 그 사건과 더불어 칠면조의 성생활에 관한 진실을 찾아 나서고(457~465p), 어린 칠면조들이 태어나고(501~510p), 24시간 동안 내버려둔 주키니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진다(281~287p). 시골, 자연의 삶은 이렇듯 신선한 사건들이 꿈틀대는 것이다.

킹솔버 가족은 5월엔 가족 중 한 명의 생일을 핑계로 다른 지역에 사는 가족과 친척들을 초대한다. 집 앞마당에서 맛있는 지역 먹을거리들(양고기 케밥, 염소젖 치즈를 곁들인 닭고기 피자, 아스파라거스 프리타타, 딸기 대황 파이, 숙주나물, 서머 롤 등)과 함께 춤, 노래와 더불어 멋지게 생일 축하 파티도 열고(156~168p), 텃밭의 움직임이 잠시 잠잠해진 6월엔 짧은 휴가를 갔다 오기도 한다. 11월엔 남편 스티븐과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는데, 그곳에서 점심의 마라톤 레이스를 헤쳐 나가는 법, 우연히 참석하게 된 결혼 피로연의 음식, 키오지아의 주케 등 음식 문화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겪는다.(358~381p)
킹솔버 가족은 다양한 사건 사고와 더불어 한 해를 보낸 후 대차대조표를 정리하며 큰 충격을 받는다. 먹을거리를 재배하는 땅이 있긴 했지만, 계산해보니 한 사람당 한 끼 식사비로 겨우 약 50센트를 썼던 것이다. 유기농으로 꽤 풍요롭게 먹고 있었던 그들은 주키니(오이 비슷한 서양 호박), 오색근대, 브로콜리, 몰리 무치(그물버섯), 감자, 양파, 토마토 등등 327제곱미터의 텃밭에서 온갖 농산물을 얻었고, 릴리가 직접 키운 닭과 달걀, 칠면조 등이 그들의 식탁을 남부럽지 않게 차릴 수 있었다.

킹솔버 가족의 먹을거리 달력이 한 해를 마감할 즈음 그들은 모든 것이 봄에 다시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 년 동안 지역 먹을거리 운동을 실천하면서 온갖 종류의 음식 전통에 더욱더 주목하게 되었는데, 눈에 띄게는 바나나가 빠진 삶이 킹솔버 가족의 삶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부엌에서 바나나를 보면 깜짝 놀란다. 상추 밭에서 마놀로 블라닉 하이힐을 보고 기겁하는 상황처럼 말이다.
그렇게 일 년의 시골생활은 음식을 대하는 한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 이 책은 도시생활, 타인이 생산한 것만을 대량 소비하는 우리의 생활양식을 심사숙고하라고, 부드럽지만 날카롭게 말하고 있다.

추천평

킹솔버 가족의 소농 실험은 사치스러운 전원생활이나 호구지책 때문이 아니었다. 석유문명과 산업화된 끔찍한 농업에 대한 치열한 문제의식에서 발상된 가족 단위의 마땅하고도 유쾌한 저항이었다. 그들은 개간한 땅에서 난 것과 가축으로 먹는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했다. 농업을 버리려 하는 우리 사회에 그들의 성공적인 실험이 암시하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그들은 생명의 토대에서 멀어지고 있는 ‘지금 이대로의 삶’이 다음세대에 대한 아동학대라고 단언하고 있다.
최성각 (작가/풀꽃평화연구소장)
저명한 환경작가이자 소농의 딸이 가족과 함께 일 년 동안 벌인 미국식 먹을거리 체계로부터의 탈출기. 자연과 농민으로부터 분리된 정체불명의 먹을거리가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반대로 유기농 지역 먹을거리의 대안이 얼마나 유쾌하고 쉬운지 생생하게 기록했다. 정치적으로 올바른 요리책이기도 하다. 그가 제기한 의미심장한 질문은 책을 덮고도 여운으로 남는다. 왜 완고한 채식주의는 사치인가, 왜 유기농산물은 비싸야 하나, 왜 ‘식탁으로부터의 해방’은 잘못된 여성운동인가.
조홍섭 (「한겨레」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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