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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의 장례식날 생긴 일
역자후기 |
Monika M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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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에도 당신은 이렇게 말했어요. 또렷이 기억하는데, 죄라는 건 이렇게든 저렇게든 항상 남아 있다고 말이에요. 나는 이 말을 잊을 수 없어요. 또 당신이 그렇게 말했다는 사실도요.--- p.34
열정이 다 식고 사랑도 마력을 상실할, 또 몰락과 성공의 평가가 거의 폐쇄되어 있고 병과 허약함만이 남아 있는 삶을 황폐화시킬 30~40년 후 우리는 왜 그럴까? 매일 그렇게 완강하게 투쟁하고 겁주는 수술과 치료를 참아내며 사지를 왜 절단해야 하는가? 열린 창문을 통해 우리 병원까지 불어오는 봄바람을 우리의 건조한 피부에 한 번이라도 느끼기 위해 왜 우리는 사육당하고 기저귀를 차야 하는가. --- pp.75~76 우리는 하루 종일 그 소리를 들었지요. 내가 말했다. 맞아요, 인간이 유감인 거예요. 올가가 말했다. 그 순간 공원 위에 창백한 빛을 던져주던, 마지막 약한 햇살이 사라졌다. --- p.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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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독일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환상과 현실을 오가며 삶과 죽음을 성찰하다
주인공 ‘루트’는 남편과 헤어진 후에도 친구처럼 연락하며 지냈던 시어머니 ‘올가’의 사망 소식을 듣는다. 장례식에 참석하려는 그날 아침 갑자기 알파벳 철자가 눈앞에서 둥둥 떠다니고, 구름이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는 등, 루트는 사물을 인지하는 데 문제를 느낀다. 결국 그녀는 장례식으로 가는 길을 잘못 들어 어느 공원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여기서 희귀한 일들이 벌어진다. 죽은 올가가 나타나 자신에게 말을 걸고, 오래전 세상을 떠났던 두 번째 남편의 친구 ‘브루노’가 맥주를 마시고 있다. 어린 시절 자신이 키우던 개와 닮은 강아지까지. 유령들은 루트에게 말을 걸고 산 자와 죽은 자의 대화는 루트를 과거 회상 속으로 인도하여 지나간 삶을 되돌아보게 할 뿐 아니라 인간의 삶과 행복, 죽음 등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안겨준다. 공원에서 만난 유령들과 대화 인생을 압축시킨 작은 극이 경쾌하게 펼쳐진다 과거에서 우리는 얼마나 벗어나 있을까? 자신의 과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루트는 유령들과의 대화를 통해 지나온 자신의 인생을 다시금 돌아본다. 묘지에 묻히고 있을 시어머니 올가의 유령이 루트에게 과거의 일에 대해 묻는다. ‘루트’가 결혼하려고 했던 남자, 올가의 아들인 ‘베른하르트’에게는 전 부인과 낳은 아이가 하나 있다. 아이는 우연한 사고로 몸을 가눌 수 없게 되었고 루트는 베른하르트와 결혼하면 자신이 아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결국 그와 결혼하는 것을 포기한다. 베른하르트를 떠나는 일이 옳은 선택이었는지, 책임을 함께할 만큼 그를 사랑하지 않았는지 루트는 고민한다. 베른하르트를 떠난 후 헨드리크와 재혼한 루트는 헨드리크를 따라 동베를린에서 서베를린으로 이주한다. 작가인 헨드리크는 검열로 인해 동독에서는 소설을 출간할 수 없었던 것이다. 동독의 슈타지는 베른하르트로 하여금 루트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 파니를 이용해 루트와 헨드리크를 감시하게 만든다. 딸을 슈타지의 비밀요원으로 이용한 전남편에 대해 루트는 경악한다. 하지만 그것이 베른하르트의 진심이었을까? 죽은 시어머니 ‘올가’의 유령을 통해 루트는 갑자기 딸을 잃어버리게 된 베른하르트의 고통을 알게 된다. 작가의 경험이 녹아 있는 듯한 이번 소설을 통해 작가는 어떤 선택이든 과거의 선택은 자신의 결정이었고 누구도 과거에서 완벽하게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한다. 루트가 사랑과 죄책감, 믿음과 배신, 노년과 죽음에 대해 유령들과 대화하면서 삶에 대해 성찰하듯, 작가는 독자에게 삶과 죽음에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독문학자 정인모 교수의 유려한 번역 모니카 마론의 『침묵의 거리』를 번역한 바 있는 독문학자 정인모 교수(부산대학교)는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에서 연구교수로 있는 동안 모니카 마론과 인연을 맺은 후 그녀의 작품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있다가 이번에 『올가의 장례식날 생긴 일』을 번역하게 되었다고 한다. 2012년에는 마론의 집에 초청을 받아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