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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들
전병현 작품집
전병현 저
gasse(가쎄) 2016.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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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그래서 인물화를 그리기 시작한 거야

나의 심장이 붓끝에 있다

여백에 숨어 있는 바람조차 그릴 수 있어

수천 번의 붓질로 그려낸 단 하나의 표정

너의 입술은

표정 앞에 서면 절벽 앞에 있는 것 같아

눈을 감는다는 건 내 마음의 불을 켜는 일

너의 얼굴 속에 내가 있다

눈 감고 세월을 먹어버리자

미소는 가장 간결한 너의 모습

그게 우리 얼굴이야

닫힌 눈 뒤에 있는

종이 속으로 너를 보낸다

에필로그

저자 소개 1

싹공

1988년 파리국립미술학교를 졸업했다. 제1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제2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상을 수상했다. 1984년 서울에서 첫 개인전 '흔적'을 개최한 이후 꾸준히 개인전을 열고 있다. 1985년 파리 꿰드라로와르 오픈스튜디오와 1989년 파리 비트리 오픈스튜디오를 개최했으며 개인전으로 “현대인을 위한 기념비” 1992 서울 가나화랑, “에네르지” 1992 파리 블라키아화랑, “현대인을 위한 기념비” 1996 파리 나탈리오바디아 화랑, “백색밀레니엄” 2000 서울 가나화랑, “blossom” 2007 서울 가나화랑, “숲” 2010 서울 가나아트센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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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2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210*297*20mm
ISBN13
9788993489620

책 속으로

“인생의 반은 눈 감고 사는 일이다. 나머지 절반도 눈을 뜬 건 아니어서 너는 너의 눈 감은 모습을 스스로 볼 수가 없다. 나는 신이 부여한 그림 그리는 재주로 네가 눈 감고 있는 모습을 그린다. 너무 흔해서 생각할 필요도 없고 죽어도 볼 수 없었던 그 표정을 어느 날 문득 네가 보게 해 주겠다는 것.
화가로서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시도, 눈 감은 안식을 책으로 엮는다.”

“파리는 내게 한 번도 목욕탕이 있는 집을 허락하지 않았어. 에펠탑이 내려다보이는 몽마르트르 언덕 호텔 데자르 55호, 오지호 선생님도 묵고 가셨던, 아티스트의 혼들이 사는 유명한 방. 5층 창문을 열고 지붕으로 나가 쪽 대야를 굴뚝 사이에 놓고 에펠탑을 바라보며 체조하듯 목욕을 했었지. 농부의 아들이었고, 미학을 공부하지만 절대 가난은 피할 수 없으리란 걸 이미 알고 있는 미술학도에게 파리는 아름다움으로만 다가오진 않았어. 점점 프랑스도 잊히고 나이 들어 살아온 날들이 얼굴에 묻어날 즈음, 난 인물화를 그리기 시작한 거야. 눈 감은 안식을 만나기 시작한 거지.
이치를 몰라서 못 그리는 건 실력하곤 상관없어. 눈 뜨고 있다는 사실이 불편한 날도 있는 거야.”

“물 없는 백사장을 천천히 미끄러지는 작은 배처럼, 그렇게 더디더라도 간절하게 나의 붓이 움직이길 바라지. 얼굴을 그린다는 건 누군가의 생애를 느낄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야. 화가의 심장이 붓끝에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지. 잠시 다녀가고 있는 이승의 한순간이지만 그림 속에서는 영원을 살 수가 있는 거야.
내가 너를 안다는 것은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 중에 단 하나의 별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신비한 일이지.”

“눈 감은 얼굴을 그리기 위해서 수많은 고요를 깨우곤 하지. 벌들이 온갖 색의 꽃가루를 묻히고 한 방울 꿀을 만들어내듯 물감으로 단 하나의 표정을 그려내지. 그러기 위해 나는 밤이 새도록 눈을 부릅뜨고 일개미처럼 바쁘게 붓질을 하지.
붓질이 더딜 때쯤 눈을 감으면, 눈 감은 사람들 얼굴이 떠오르곤 해.”

“눈을 감는다는 것은 불을 끈다는 것이지. 칠흑 같은 삶을 살아가는 눈 감은 얼굴들과 붓끝으로 만나 함께 지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 너를 그리는 날, 나는 눈이 멀었지. 잠시 나를 위해 눈을 감아주었던, 붓끝에 걸린 평온한 너의 얼굴.
눈을 감는다는 건 내 마음의 불을 켜는 일이야.”

“가슴 속으로 스미는 그림, 주인 없는 그림을 그릴 거야.
모두가 갖고 싶은, 단 한 장의 그림을 그릴 거야.
단 한 순간, 긴 호흡 뒤에…….
오늘도 종이 속으로 너를 보낸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차라리 눈 감고 널 바라보고 싶다!”

- 화가 전병현이 그린 눈 감은 얼굴들, 눈 감은 염화미소展

눈을 감는다는 것은 불을 끄는 일이다.
두 눈 부릅뜨고 칠흑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눈을 감을 때 비로소 평온해지기 때문이다.
눈을 감는다는 건 너와 내 마음의 불을 켜는 일이다.

화가는 눈 감은 얼굴만 그렸다. 얼굴을 그린다는 건
누군가의 생애를 느끼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어떤 생애의 빛나는 한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해낸다.
그리고 말한다.
“육체는 사라지겠지만, 그림 속에서는 영원을 살 수가 있는 거야.”

화가 전병현이 그린 126장의 눈 감은 표정들,
그러나 눈 뜬 마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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