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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조선의 왕비를 제거하라
1. 영국 공사관 습격사건 _ 11 2. 왕손의 씨를 말려라 _ 35 3. 차라리 사내였으면 _ 51 4. 마마, 옥새를 간수하소서 _ 73 5. 민 처녀 중전되다 _ 103 6. 절두산의 칼춤 _ 127 7. 대동강의 불꽃놀이 _ 151 8. 오라버니, 날 좀 도와주오 _ 175 9. 비운의 섬 강화 _ 197 10. 명기(名器) 왕취련 _ 223 11. 임금의 마음을 사로잡아라 _ 245 12. 수(帥)자 기(旗)는 나부끼는데 _ 267 13.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한판 승부 _ 291 14. 대원군의 반격 _ 323 15. 왕비의 첫 번째 죽음 _ 351 16. 바다 위에서 뿌린 눈물 _ 379 제2권 원수 찾아 삼만리 17. 그들은 너무 젊었다 _ 401 18. 삼일천하 _ 421 19. 동학란과 청일전쟁 _ 447 20. 전 일본 검도대회 _ 471 21. 조선이 살아남으려면 _ 493 22. 작전명은 여우사냥 _ 519 23. 왕비의 두 번째 죽음 _ 543 24. 짐(朕)의 원수를 갚아다오 _ 563 25. 조선 최고의 자객이 되라 _ 563 26. 끝없는 훈련, 또 훈련 _ 607 27. 가라, 중국 땅으로 _ 629 28. 공포의 도시: 도쿄, 오사카 _ 659 29. 복수의 칼을 받아라 _ 687 30. 아, 을사늑약 _ 713 31. 피는 피를 부르고 _ 743 32. 황궁의 총소리 _ 769 33. 나? 대한국인 안중근 _ 789 글을 쓰고 나서 _ 8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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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울지 마오. 우리의 복이 여기까지인 모양이오. 내가 다시 태어나면 두 번 다시 왕족으로 태어나지 않으리다. 그땐 우리 상놈으로 살면서 범부(凡夫)들처럼 오순도순 살아봅시다. 아이들에게도 나의 정을 전해 주오.”
“천주님께 기구(祈求) 하겠어요.” --- p.49 토마스는 마지막 눈을 들어 위를 올려다보았다. 어둠 속에서도 횃불을 받아 조선 사람들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였다. 몽둥이를 들고 있는 사람, 머리통만한 돌을 들고 내리치려는 사람, 피가 뚝뚝 떨어지는 낫을 들고 있는 사람---. 그들은 그가 그토록 주님의 품으로 인도하려고 했던 조선의 백성들이었다. --- p.173 갑자기 왕자의 병세가 악화되었다. 급격히 신열이 올라 몸이 불덩이처럼 변하더니 그 작은 몸을 비틀어대며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중전은 울부짖었다. “안 돼. 아기야, 죽으면 안 돼!” 옆에서 간호를 하던 의녀들이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어린 왕자는 핵! 핵! 하면서 마지막 숨을 쉬는 듯 고통스러워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작은 생명은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해시(亥時) 무렵으로 밤이 이미 깊을 때였다. 동짓달의 을씨년스런 삭풍만이 대궐 안을 휘몰고 지나갔다. --- p.305 “아들아.” “네, 아버님.” “이렇게 되는 것도 또한 운명인가 보구나. 네가 지금에 와서 동지들을 배신할 수도 없을 것이고---. 부디 너희들의 거서가 성공하기를 빌 뿐이다. 이리 가까이 오너라.” 홍순목은 아들의 손을 가만히 잡았다. 그런 아버지가 비쩍 마른 손을 내밀어 자신의 손을 잡는 순간 홍영식은 그만 엉엉 소리내어 울고 말았다. 내년이 70이시던가? --- p.419 그는 어떻게 하면 세상 사람들에게 삶의 이치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유교에 심취하였다. 답을 얻지 못했다. 다음에는 불교에도 빠져 보았다. 그러나 거기에도 길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탄식했다. 아하, 유(儒)도 불(佛)도 누천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기운이 쇠하였도다. 이번에는 당시에 유행하던 서학을 접해 보았다. 몇 쳔년 간 서학에 정진한 후 그는 이렇게 탄식하였다 한다. “서학에도 몸에 거하는 도(道)가 없으니 이 또한 개인의 이익만을 위하는 사교(사교)라, 내 어찌 이것을 참 도로 믿고 따를까 보냐.” --- p.448 그녀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시간이 다 해결해 줄 것이옵니다. 우리들이 세운 교회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서 깨이고, 또 우리들이 세운 학교에서 신식학문을 배우고---. 머지 않아 조선은 분명 개회된 나라가 될 것이옵니다. 그러니 왕비마마, 힘을 내세요. --- p.498 “아무래도 조선의 왕비가 없어져야 하겠지요.” “그렇다면 자네는 조선의 왕비를 제거해야만 한다는 말인가?” “다른 대안이 없다고 보여집니다.” “방법까지도 생각해 보았나?” “군인이 총칼 말고 아는 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이번에는 이토가 말없이 술만 마셨다. 그는 연거푸 두 잔을 비웠다. 감히 조선의 왕비를 시해하려는 생각을 하다니. 그 후유증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역시 미우라는 과격파로군. --- p.487 오카모도가 잠시 미우라 공사를 밖으로 불러냈다. 오카모도의 입에서는 단내가 술술 풍겼다. “왕비의 시체를 어떻게 할까요?” “불에 태워서 없애 버려!” 미우라는 지체하지 않고 즉석에서 대답했다. 그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임금이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 p.555 망치로 손을 두드리는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눈을 들어보니 앞에서 팔딱거리는 손목이 보였다. 그 옆에는 동강난 칼도 나뒹굴고 있었다. 아아, 이것이 조선의 무예인가? 조선에도 이런 자객이 있었단 말인가? 호리구치는 정신이 아득해져 왔다. 이때 밖에서 대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어지럽게 들려왔다. 호루라기 소리가 길게 뒤를 이었다. --- p.673 “폐하, 일본이 저리도 강경하게 나오고 있사오니 아무래도 황태자 전하에게 양위하여 주시고 뒤로 물러나 계심이 좋을 듯합니다.” 황제가 대노하여 이완용을 똑바로 쳐다보며 옥음을 높였다. 56세 황제의 수염발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어허, 신하가 임금에게 왕위를 물려주라고 강요하다니. 도대체 경은 어느 나라의 신하인가? 일본의 신하인가?” --- p.744 거실은 온통 피바다였다. 그는 비릿한 피냄새에 잠시 현기증을 느꼈다. 아내의 하얀 잠옷은 피로 붉게 물들었고, 아들은 자기가 얼마 전에 사 준 영국제 장난감 자동차를 끌어안은 채로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가노는 허리춤에서 권총을 뽑아들었다. 그때 등 뒤에 뭔가 차가운 것이 닿는 느낌이 들면서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노 다헤이!” 다음 순간 요란한 총소리와 함께 자심의 몸은 거실 마루 위로 나뒹굴었다. 간신히 몸을 돌려 앞을 보니 검은 옷에 복면을 한 치렁치렁한 머리의 여인이 자신을 노려보고 서 있었다. 손에 든 권총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가고 있었다. --- p.777 “대한독립만세!” 학생들의 만세소리 저 편으로 중전마마의 모습이 보였다. 중전마마는 다정한 미소를 지으시면서 그녀에게 손을 뻗고 계셨다. 하얀 소복 차림이었다. 중전마마의 손에는 붉은 옷고름이 3월의 찬바람에 팔랑대고 있었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아 14년 간을 품속에 고이 간직했던, 이제 더 이상의 복수는 없다며 태평양의 바다 속에 던져버렸던, 바로 그 붉은 비단 옷고름이었다. --- p.8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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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낭인 폭도들에 의한 인접국의 국모살해! 동서고금의 역사를 통틀어서 이런 폭거가 있었던가?”
역사상 전무후무한 엄청난 대사건이 발생한지 어언 110년이 지났건만 가해자인 일본 측으로부터는 어떠한 공식적인 사과도 한번 없었다. 이 사건은 그냥 조용히 잊혀져야만 하는가? 아니다. 결코 그럴 수는 없다. 여기에 분개한 마음을 억누르지 못해 분연히 들고 일어난 작가가 있다. 다니엘 최! 그가 총 5년간에 걸쳐 완성한 여우사냥 1권과 2권이 이번에 합본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이 책은 명성황후의 시해사건인 1895년의 을미사변을 소설로 꾸미는 데에 그치지 않고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통쾌한 복수극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저자가 국내외의 자료를 모두 섭렵하여 내린 결론은 작전명 ‘여우사냥’은 일본 측의 치밀한 사전 각본에 의하여 계획되고 실행된 엄청난 폭거라는 것이다. 그는 이 사건의 주범을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로, 공범을 이노우에 가오루( 井上馨)로, 그리고 종범을 미우라 고로(三浦梧樓)로 지목한다. 지금까지의 학설은 사건 당일 왕비의 침소인 건청궁 옥호루를 침입하여 민 중전을 살해한 작전은 당시 일본공사였던 미우라 고로가 주도한 사건으로만 알려져 왔었다. 그가 이렇게 결론을 내리게 된 근거는 주일한국대사관에서 영사로 근무하다가 [이등박문연구]라는 박사학위 논문을 남기고 타계한 송영걸 영사의 작품에 바탕을 두고 있다. 기념비적인 그의 작품을 보면 ‘여우사냥’ 작전은 이토 히로부미의 대륙진출이라는 큰 구상에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이토 히로부미가 누구인가? 명치유신을 이룩한 장본인이고 초대 수상에서부터 무려 다섯 번이나 수상직을 역임한 인물이다. 일본의 헌법을 비롯한 거의 대다수의 법이 다 그의 손을 거쳐서 탄생하였다. 한국의 독자들 중에는 이토 히로부미를 그저 한일합방 이후의 초대 통감이요, 한국을 병합하려고 시도하였다가 만주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의 저격을 받고 생을 마감한 인물 정도로 밖에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이 책의 백미는 책의 절반을 차지하는 복수극에 있다. 민영환의 주도로 치밀한 복수계획을 세우고 홍계훈장군의 딸과 이경직대감의 아들을 조선의 묘향산과 중국 등지에서 5년 동안의 혹독한 무술수련 과정을 거치게 한 후 일본으로 건너가서 복수극을 펼친다는 내용은 기상천외한 발상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나온 수백 편의 명성황후 관련 도서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왕비의 시해장면까지를 기술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 책은 통쾌한 복수극이 절반을 차지한다. 간혹 어떤 책들에서 복수극을 그린 경우도 있었지만 대개가 황당한 내용이 주종을 이루고 있던 현실에서 이 책은 복수를 하기 위하여 치밀한 계획과 철저한 훈련을 거친 후에 그것을 실행에 옮긴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 더군다나 1차 복수를 마치고 온 후 행복한 삶을 살고 있던 중 남편과 아들을 잃고 난 후에 주인공 여진이 다시 일본 땅을 밟아서 2차 복수극을 펼치는 장면은 한편의 무협드라마, 혹은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마저 들게 만든다. 장장 14년에 걸친 처절한 복수극! 바로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이다. 철저한 고증에 의하여 구한말 100년의 역사를 정리하면서도 작가는 각 사건 사건마다 역사적인 사실 외에도 본인의 상상력을 적당히 가미하여 읽는 재미를 더하였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800쪽이라도 단 이틀이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책이 술술 읽히는 것 또한 이 책의 장점이다. 작가는 감히 말한다. 이 책 한 권만 철저히 읽으면 구한말 파란만장한 역사를 마스터 할 수 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