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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서문 과학으로서의 우생학 담론을 위하여
제1장 과거의 우생학 1. 우생학 문헌들 2. 우생학 법률들 3. 우생학과 나치즘 제2장 묻혀버린 기억들 1. 우생학과 집단유전학 2. 우생학과 분자유전학 제3장 우생학의 회귀 1. 치료인가 조기검진인가? 2. 유전된 질병, 프로그램된 생리 역자 해제 역사 속의 우생학 우생학의 등장 / 골턴의 생물통계학과 우생학 / 다윈의 선택이론과 우생학 / 사회다윈주의와 우생학 / 다윈과 사회다윈주의 / 자연법칙과 사회법칙 우생학과 인종주의 / 우생학과 정치 / 20세기 초 우생 사상의 확산 우생학과 유전학 / 우생학 프로그램과 실천 / 새로운 우생학 과학장 이론에 비추어본 우생학 / 우생학의 최근 연구 동향 |
Andre Pic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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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회정치적 이데올로기들 또한 이 생물학 이론으로부터 자양분을 받았다. 자유경제주의는 우생학으로부터 자유경쟁의 자연적 정당성을 찾으려 했다. 극우파는 우생학으로부터 그들의 인종주의 원리의 근거를 찾으려 했으며, 좌파는 마르크스와 다윈을 연결시키려 했다. 우생학은 생물학과 이러한 사회정치적 사상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었다. (77쪽)
분자유전학은 개체와 개체생리에 관심을 두며, 집단의 유전학적 상황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대세인 분자유전학은 개체에 주목할 것을 요구한다. 집단적 접근은 이제 하위 방식이 되었고, 그 결과 과거의 우생학 사상은 생물학에서 자취를 감추어갔다. 게다가 물리·화학적 접근방법들로 인해 분자유전학은 ‘정밀과학’에 가까워졌다. (83쪽) 20세기 초반에는 우생학을 간판으로 하는 집단선택주의 개념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제는 유전프로그램을 간판으로 하는 개체생리학 개념이 지배하게 되었다. 유전프로그램은 동물-기계 이론의 현대판인 동물-컴퓨터 이론이다. (90쪽) 유전자 치료가 가설적이며, 이것이 언젠가 효과적인 결과를 낳을지 전혀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여기서 핵심은 치료라기보다는 ‘유전된 질병’ 담론이기 때문이다. 이 유전된 질병 담론은 점점 더 불충분하다는 주장이 잦아지고 있는 프로그램된 생리 이론의 마지막 보루인 셈이다. (118쪽)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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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학에서 현대 유전학까지의 변천사
이 책은 19세기 후반 우생학의 등장 이래 집단유전학을 거쳐 오늘날의 분자유전학에 이르기까지 과학적 발전과정과 이 과정 속에서 우생학이 사회적 이데올로기와의 접목하면서 역사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왔고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폭넓게 분석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과학계는 나치 독일의 집단 학살의 과학적 근거로 작동했던 우생학을 ‘사이비 과학’, ‘나쁜 과학’, 또는 과학이 아니라 윤리적으로 잘못된 정치?사회적 이데올로기로 몰아붙이며 과학의 역사에서 제명시켰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앙드레 피쇼는 우생학은 일부 광적인 과학자들에 의해 왜곡된 특별한 과학이 아니라, 19세기 말 20세기 초반 생물학의 보편적인 과학 이론에 속해 있었고, 따라서 우생학의 성격은 그 자체로서 과학이 지니는 성격의 일면을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또한 현대 유전학이 과거의 우생학을 포함해 생물학의 역사에 엄연히 존재했던 과오를 방치하고 은폐해온 것을 비판한다. 집단에서 개체로 연구 대상이 바뀌고 물리?화학적 방법으로 ‘정밀과학’에 가까워졌을 뿐 인종주의 원리의 기원이 된 유전 이론에 여전히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과학적으로 불충분한 ‘유전된 질병’ 담론을 보루로 삼아 가설적인 유전자 치료에 대한 대중들의 맹신을 확산시키고 있는 모습은 과거의 우생학과 상당한 유사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과학으로서의 우생학이 사회의 이데올로기로부터 전적으로 분리될 수 없다’고 하는 최근의 새로운 우생학 담론들에 바탕하여 우생학이라는 이름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유전학과 사회적 실천, 과학과 이데올로기 사이의 관계를 예리하게 분석한다. 과거 ― 우생학의 선봉에 선 생물학자들 우생학이 과학 이론에 편입되기 시작한 1860년대부터 우생학이 사회적 실천으로 전개되었던 제2차 세계대전까지의 기간에 우생학의 가장 선봉에 섰던 사람들은 생물학자들이었다. 이들은 ‘인류의 진보’라는 명목 하에 자연적으로 전개되는 종의 진화를 대체하여 인간종을 표준적 이상형으로 개량하고자 하는 갈망을 지니고 있었다. 우생학의 지지자는 극우에 속하는 나치와 파시스트뿐만 아니라 좌파 사회민주주의자들도 포함되어 있었고, 그 사이에서 생물학자들은 과학, 공중위생, 박애주의에 경도되어 있었다. 실제로 생물학자들은 한 인종 내에서 개개인의 생물학적 차이를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각 인종을 자신들이 임의적으로 만들어낸 등급에 따라 서열화했다. 결국 비정상인으로 간주된 사람들에 대한 강제불임법, 인종주의, 반유대주의, 노예제도 등을 합리화하는 과학적 근거가 이들을 통해 마련될 수 있었다. 다윈주의자였던 해켈, 장 로스탕, 1912년 노벨의학상을 받았던 알렉스 카렐, 유전학자 멀러, 유네스코 초대 의장이었던 줄리안 헉슬리 등 다수의 생물학자들이 우생학자의 이름으로 거론된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까지의 우생학이 당시 현실에서 매우 보편적으로 수용되던 과학이었지만, 동시에 내적 논리가 미흡한 과학이었다고 분석한다. 20세기 후반 ― 진화론, 집단유전학, 생리유전학 사이의 삼각관계 유전자에 관한 생리학적 지식이 없었던 20세기 초반에는 유전현상을 집합적인 형질전환 결과로 간주하여 집단유전학이 생물학의 중심에 서 있었지만, 이후 분자유전학의 발전으로 인해 생물학에서 집단유전학은 힘을 잃게 되고, 따라서 인류의 인종적 질을 염려했던 우생학은 사라지게 된다. 분자유전학은 과거의 생물학이 간판적 이미지로 내세웠던 ‘우생학’의 과오를 반성하기보다는 이로부터 교묘하게 빠져나가기 위한 수단으로 ‘유전 프로그램 이론’이라는 새로운 간판적 이미지를 도입했다. 이 유전 프로그램 이론을 통해 도출되는 유전자 결정론은 또한 우생학의 전제들을 더욱 공고히 해주는 기반으로 작용하게 된다. 저자는 모노와 자콥과 같은 분자생물학의 선도적 학자들이 진정한 과학(?)으로서의 생물학의 새로운 신화를 창조해내는 데 골몰하여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는 일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으며, 이러한 망각이 우생학 사상을 영속시키는 데 일조한 것은 아닌지 묻고 있다. 현재 ― 20세기 초 우생학과 현대 유전학의 유사성 오늘날 유전자 치료와 인간 유전체 해독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다. 분자유전학이 발전될수록 유전자의 윤곽은 모호해지고 유전자의 실체는 물리적 단위보다는 기능적 단위로 간주되고, 유전체는 ‘액화’되어가고 변화하고 움직이는 무엇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진화적 관점에서 이 액화를 설명하기 위해 분자유전학은 무수히 많은 조절 기제들을 상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유전적 질병을 내세워 유전자가 대중매체에 너무나 빈번히 ?장하고 유전학자들은 지나친 단순화와 선동적인 전망을 내걸어 유전 현상의 메커니즘이 치료에 이용될 만큼 밝혀져 있다는 믿음을 대중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저자는 기술적 가능성의 합리적 적용 범위를 넘어서는 이러한 현상은 기초연구 비용의 조달, 유전학 발달을 의학에 적용해보려는 욕구, 유전자 치료에 대한 반발 잠재우기 등의 목적과 함께 과학 이론 자체가 지닌 내적 논리의 취약성을 상쇄시키려는 의도와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현대 유전학을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는 상황들이 20세기 초반 일어났던 사건들과 유사성이 많다고 지적한다. 역자 해제 ― 우생학 입문서 역할을 할 『역사 속의 우생학』 현재 국내에는 우생학을 주제로 한 본격적인 입문서나 연구서들이 거의 소개된 바 없다. 따라서 독자들이 우생학의 이론적 틀과 사회적 실천 사이의 관계를, 특히 생물학의 응용과학인 우생학이 실제 생물학 이론들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역자 이정희 박사가 친절하게 해제를 달았다. 우생학이 등장 이래 역사 속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 변화되어 왔고 최근의 연구 동향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역사 속의 우생학』은 독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우생학 입문서 역할을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