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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가(五友歌)에 등장하는 ‘물(水), 바위(石), 솔(松), 대(竹), 그리고 달(月)’은 인간이 갖추어야 할 다섯 덕목(德目)을 가까이 해야 할 다섯 벗(五友)으로 은유하고 있다. 한국인의 상징적 의미 구조 안에서 다섯 개의 사물은 한국인의 정신을 대표하는 명료한 상징성을 보여준다. 김대수는 여기서 한국인의 인간상을 먼저 ‘대(竹)’에서 짚어가려고 한 것이라 말한다. ‘오우(五友)’의 상징에는 모두 ‘한결같음’이 은유되어 있다. ‘대’는 휘어짐이 없이 한결같이 ‘곧으며’, 그 속이 텅 비어 있어 비운 마음을 상징한다. 그것은 한결같은 ‘선비’의 정신적 삶을 내포하고 있다. 문명의 발전 과정에서 잃어버린 삶의 어지러운 풍상 속에서도 한국인의 참 인간상, 문인의 정신적 격(格)을 말함에 부족함이 없다.
… 김대수의 사진작품은 이러한 의미를 시각언어로 전달하고 있으며 대나무 표면의 격조(格調)를 흑백의 톤(調)으로 잘 승화시키고 있다. 사진의 기술적 완성도는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의미를 사진의 격조(格調)로 표현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작품의 완성도는 작가가 추구하는 ‘정신적 의미’를 흑백의 농도(density), 즉 사진의 톤으로 어떻게 재현시키는가에 있다. 다시 말해 ‘정신적 의미의 사진적 해석’인 것이다. 사진적 해석의 만족도는 일차적으로 오직 작가 자신만의 고유한 영역이며 그 다음은 감상자의 몫이다. … 김대수의 대나무 사진은 의미론적으로 보아, 우리의 생활세계에서 ‘잃어버린 대나무 정신’에 대한 반성작업으로 대나무 형상을 ‘촛대’로, 그에 상응하는 의미를 ‘불빛’으로 파악한다. 즉 잃어버린 한국인의 격(格)을 회복시키려는 역사적 이해를 밝히는 촛불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술은 그 작가가 경험하고 바라보는 주어진 시대(given time)를 진술하고 있다고 볼 때 김대수의 대나무 사진작업은 오늘날 우리에게 사라져버린 ‘정신적 대나무’를 다시 찾아 바라보며 자신을 가다듬었던 격조(格調)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진술(the statement of truth)인 셈이다. 격(格)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사진으로 말하는 ‘시각문화’를 강조하고 있고, 강조되는 ‘시각문화’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를 반문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김영기_계원디자인예술대학 학장) --- 「김대수 사진이 말하려는 것」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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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대수가 지난 10년간 꾸준히 작업해온 대나무 시리즈를 사진집으로 내놓았다. 김대수는 1988년 개인전 ‘창조, 그리고…’ 이후 워커힐 미술관의 ‘New Wave’전을 시작으로 ‘영의 시대’, ‘지혜의 땅’ 작업 등에서 사진 이미지 위에 긁힌 자국을 낸다든가 동판을 부식시켜서 이미지를 찍는, 회화적 ? 판화적 기법을 도입한, 소위 ‘만드는 사진’ 운동을 주도한 작가이다. 그는 1998년부터 대나무를 주제로 흑백사진을 찍기 시작했는데, 이 시리즈는 외형상 그간의 ‘만드는 사진’과 달리 카메라를 곧바로 들이대는 ‘스트레이트한 사진’ 작업이다. 그러나 작가의 계획, 의도가 완전히 배제될 수 없으므로, 이 역시 기술적인 측면에서부터 의미의 측면까지 ‘만드는’ 단계가 개입된 이전 작품들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전국을 다니면서 작가가 찾아낸 대나무는 저마다 내러티브가 있고 형식적인 아름다움이 배어 있다. 김대수는 플래시를 쓰지 않고 달빛과 같은 자연광을 이용하여 그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표현해냈으며, 그가 말하는 대나무의 ‘컬러’는 우리가 자연 세계에서 접하는 일반적인 색이 아닌, 제 각각의 대나무가 보여주는 흑백의 톤tone, 담백한 농담의 톤이 여러 겹으로 혼성적으로 존재하는 정서적인 색이다. 대나무가 있는 실제 공간, 장소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많은 시간이 축적되어 있는 김대수의 대나무 사진은 선비의 지조를 뜻하는 대나무라는 전통적 소재에 새로운 예술적 감성과 지각을 부여하여 독창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만드는 사진’이든 ‘스트레이트한 사진’이든, 그 소재와 기법, 형식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김대수의 사진은 줄곧 ‘존재의 근원’에 대한 탐구이다. 도대체 인간 존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의 문제에 천착하여 카메라를 메고 다니는 작가의 입장에서 대나무를 보자. 그의 사진적 실험은 우리가 대나무를 보면서도 대나무 아닌 어떤 것, 그것을 삶의 근원이라 해도 좋고, 한국적 정서의 끈이라고 해도 좋으며, 아니면 개인적 정서라고 해도 좋을 그 무엇을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즉 그는 대나무를 서정적인 제목으로, 하나의 시로 탈바꿈시킨다. 이런 작가의 태도는 사진이라는 기계적 매체와 연관된 사진의 인덱스적인 사실성에 머물지 않고 이를 탈피하는 기법을 통해 대나무를 시각적으로 전치한다. 한편 이 사진집에는 김대수가 10년간 대나무 시리즈를 흑백 사진 작업하면서 사용한 카메라, 렌즈, 필름, 인화지는 물론 현상과 인화 방법 등 사진의 기술적인 정보를 상세히 밝히고 있다. 이는 그의 사진을 이해하는 데, 그리고 흑백 사진 작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유용한 정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