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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낯선 이들의 삶에서 생명의 이야기를 읽다/식탁 위로 떠나는 여행은 하나의 학문이다
작가의 글|삶에 깊은 울림을 주는 음식 스페인|포크로 긁어 먹는 일요일 한솥밥 스페인|올리브나무가 선물한 황혼 2막 프랑스|자투리 재료로 만든 근사한 식사 독일|치즈에만 남은 고약한 냄새 그린란드|가혹한 추위를 이기는 야생의 맛 터키|검은 양들이 짜낸 사자의 젖 터키|신께서 주신 양고기 선물 이라크|차를 사랑한 양탄자 부대 쿠르드|검붉게 우려낸 홍차 한 잔의 노래 이스라엘|2,000년을 기다려 허락받은 음식 인도|불효자의 눈물로 만든 사탕 네팔|산의 자손들이 마시는 차 캄보디아|희망을 먹고 자라는 버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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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파에야라 하면 해산물이 가득 담긴 음식을 떠올리기 쉽다. 노르스름하게 물든 쌀밥 위로 불그스름하게 익은 새우가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모습을 그리면서. 그런데 스페인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파에야에는 고기가 들어간다. 특히 빈곤한 내륙 지역은 먹을거리가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농한기에 들로 나가서 잡은 토끼로 그나마 고기 맛을 볼 수 있었다.
---「스페인|포크로 긁어 먹는 일요일 한솥밥」중에서 현명한 사람은 소박한 식탁에서도 값을 매길 수 없는 기쁨과 즐거움을 즐긴다. 이들은 천박한 태도로 음식을 대하지 않고 맹목적으로〈미슐랭가이드〉의 별과 유명 쉐프를 신봉하지도 않으며 명성만 따르지도 않는다. 삶이 비록 넉넉하지 않을지라도 자투리 재료로 만든 근사한 식사로 즐거운 추억을 선사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이 아닐까. ---「프랑스|자투리 재료로 만든 근사한 식사」중에서 오랫동안 기독교를 믿었던 아르메니아계 터키인들은 집집마다 전통적 방법으로 포도주와 라키를 만들었다. 즙을 짜낸 후에 남은 포도 껍질에 물을 넣고 발효시킨 다음 두 번에 걸쳐 증류를 하고 마지막으로 아니스 씨나 회향을 넣어 맛을 조절하면 라키가 탄생한다. 라키는 맑은 물처럼 보이지만 도수가 50도라 얼음물을 넣어 희석해 마신다. 물이 섞이면 술이 우윳빛으로 변하는 이유는 아네톨 성분이 알코올에는 녹지만 물에는 녹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터키의 국민 술인 라키를 ‘사자의 젖’이라고 부른다. ---「터키|검은 양들이 짜낸 사자의 젖」중에서 따뜻한 홍차가 곡선 모양의 투명한 유리 찻잔에 담겼다. 앙증맞은 유리 받침대 위에는 작은 티스푼과 설탕이 놓였다. 손에 찻잔을 든 그의 모습이 마치 한 송이의 붉은 튤립을 든 것처럼 보였다. 언어의 장벽은 손님 접대를 좋아하는 쿠르드 사람들의 천성을 막지 못했다. 이곳의 택시 기사는 택시비조차 받기를 거부할 정도였다. 이때 나와 친구는 택시비를 얼른 차에 놓고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떴다. 시장에서 포도를 살 때도 주인아저씨는 계속 손을 저으면서 “선물이에요”라고 말했다. ---「쿠르드|검붉게 우려낸 홍차 한 잔의 노래」중에서 《구약성서》는 쓰인 지 수천 년이 지났지만 이스라엘의 건국 역사는 여느 일반 음식점의 역사만큼 짧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집마다 음식에서 일치하는 맥락은 없다. 공통점도 찾을 수 없고 축적된 기반도 없으며 지역의 풍토나 절기를 따르지도 않는다. 역사는 아직 더 오래 쌓여야 하고 정은 더 깊어져야 한다.(…) 음식 문화는 기후나 풍토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산에 살면 산에서 나는 것을 먹고, 물 근처에 살면 물에서 나는 것을 먹는다. 뿌리내리고 정착하면 방랑할 일이 없다. 그러나 아직 덜 영글고 살아 뛰어오르는 것들은 바람에 마르고 가슴에 품은 2,000년의 시간을 이기지 못한다. ---「이스라엘|2,000년을 기다려 허락받은 음식」중에서 인도의 전통적인 단것은 주로 우유, 버터, 연유, 기타 유제품, 설탕 등을 지지거나 튀기거나 말리고 구운 후 향료나 견과류, 과일을 곁들인 것이 대부분이다. 인도에서 소는 우유를 주고 농사를 돕는 신성한 동물이기 때문에 발길 닿는 대로 거닐 수 있는 최상의 권리를 누린다. ‘태초의 신과 아수라의 싸움과 관련된 신화인 우유바다 휘젓기’의 창세 신화를 들은 적이 있다면 오래전부터 인도에서 유제품이 얼마나 숭고하고 신성한 지위를 누렸는지 알 수 있다. ---「인도|불효자의 눈물로 만든 사탕」중에서 일부 외국인은 등산 잡지의 표지를 장식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산을 오르지만, 산의 자손인 이곳 사람들은 소금과 차를 위해 산을 오른다. 추위에 코와 귀가 떨어져 나갈 것처럼 얼어붙고, 두 발은 까맣게 변하며, 한 번 발을 잘못 내딛으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위험을 안고 야크와 함께 물자를 나른다. ---「네팔|산의 자손들이 마시는 차」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