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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세뇨 segno
1. 서곡 overture : 막을 열다 2. 아고긱 agogic : 템포의 미묘한 변화 3. 아첼레란도 accelerando : 점점 빠르게 4. 비자리아 bizzarria : 기묘, 격정 5. 콘체르토 concerto : 협주곡. 함께하다 6. 칸타타 cantata : 노래하다 7. 클라이맥스 climax : 절정 8. 카텐차 cadenza : 화려한 마침 에필로그 - 세뇨 segno 혹은 피네 Fi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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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선이 사진 한 장 위에 내렸다. 사진 속 두 사람은 화사한 창문 배경 앞에서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자은의 눈동자가 천천히 움직였다. 사진 속 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그 다음은 그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사진 속 마주 본 두 사람의 눈빛은 정말 연인의 그것이었다. 결혼을 앞둔, 설렘 가득한 그런 눈빛. 내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다고 말하는 것 같은 그 눈빛. 이 이질감은 뭘까. 당연하다. 지금 제 앞의 남자와 사진 속의 남자가 같은 사람이라는 것 자체가 이질스럽다. 비어버린 중간의 과정. 미친 소리 같지만, 시간을 돌고 돈다는 남자의 말이 이제는 진실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믿어야만 할 것 같은 그런 느낌. 자은의 머리가 또 빙글빙글 돌았다. 그러면서도 사진을 보는 시선을 떼지 않았다. "이 사진을 보여준 이유는 있어." "뭔데요?" "이제 내가, 좀 덜 낯설어 보이지 않아?" "아?" 자은의 입이 어이없다는 듯 벌어졌다. 그런데, 벌어진 입술과는 다르게 가슴 속은 다른 생각을 했다. 낯설어 보이지 않았던 건, 어쩌면 그를 만난 처음부터가 아닐까, 하고. 그와의 첫 만남은 낯섦이 아니라...... 어쩌면 늦게 돌아온 그에 대한 원망일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 ......아주 미쳐가는구나, 송자은. 자은은 뾰족한 제 생각을 그대로 입 밖으로 내었다. 이미 벌어진 입이라 아주 수월했다. "낯설고, 낯설고, 낯설거든요? 그러니까 좀 떨어져요!" 그의 기다란 손가락이 사진에 닿았다. 정확하게 웨딩드레스를 입은 자은에게. ...... 공교롭게도 자은의 훅 파인 가슴골에. "벼, 변태." "응?" 그가 손가락 위치를 확인하고는 말갛게 웃었다. 순간, 그의 등 뒤의 햇살이 더 강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후, 후광이야 뭐야. 자은의 고개가 툭 떨어졌다. 낯설지 않다는 것을 제 가슴이 증명하고 있었다. 두근 두근 두근. 정확히 제 앞의 남자에게 뛴다. 그것도 아주 세차게. 고개를 들지 못하는 그녀의 어깨를 따뜻하게 감싼 남자가 말했다. "같이 찾아보자. 비어버린 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