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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루거나 시무룩해 있기엔 인생이 너무 짧고 소중하지 않니?
-파리의 불법 점거 아틀리에‘로베르네 집’을 찾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을래? 무법자들을 만나러 갈래? KGB, 59 리볼리 해방작전에 착수하다 무시무시한 59 리볼리 바이러스 우리들의 진짜 현대 미술관 2. 불행해지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게 돼, 행복해지는 법을 터득한다면 - 로베르네 집의 행복한 예술가들을 만나다 피투 _ 미소 속에 몰래 감춰진 촉촉한 눈물 브루노 _ 폭퐁우를 가랑비처럼 맞을 수 있는 사람 아니타 _ 아틀리에의 말없는 전사 가스파르 _ 그의 머릿속을 점거하고 싶다 린다 _ 사물의 내면을 꿰뚫어 보는 크고 아름다운 눈 파베스토 _ 그림 요정들의 대모 파스칼 _ 별을 관찰하고 빛의 색을 실험하는 테크노광 베르나트 _ 어리석은 어른들을 깜짝 놀래키는 쉰여섯 살의 어린아이 카이아 _ 블루 마힌을 사랑하는 감성적인 철학도 성디 _ 불법 점거 아틀리에의 역사를 낱낱이 기록하는 무단 점거학자 칼렉스 _ 겉은 차갑고 속은 따뜻한 보온병 같은 조각가 에츠코 _ 느낌으로 말하는 수줍은 동양 소녀 제롬, 자밀라, 사라, 그리고 티에리_ 베르니사주에서 만난 로베르네 집 사람들 3. 모두들 안녕, 아비앙토 - 에필로그 모두들 안녕! 로베르네 집을 찾아가려면 로베르네 집 방문객을 위한 안내표지 항상 거듭나는 문화의 도시 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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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식을 떼어 버려. 그리고 네 발을 죄고 있는 구두를 벗어서 불 속에 던져. 이 세상은 너를 위한 장소이고 너의 의무는 행복해지는 거야. 간단하게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지, 하지만 문제 없어. 걱정하지 마. 자신에게 솔직해지면 뭐든지 간단히 만들 수 있어. 그건 자전거 타기와 같아서 한 번 터득하면 잊어버리지 않아.”
다음에 만나면 꼭 차차차를 함께 추고 싶은 피투, 사생활 보호 옵션 기능이 뛰어난 핸드폰을 애지중지하는 브루노, 인터넷으로 자신의 작품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보내며 무관심한 세계를 깨우고 있는 아니타, 커다란 뼈다뒤가 그려진 자켓을 즐겨 입는 가스파르, 장화 도매상을 하고 있는 게 분명한 티에리,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인물 같은 사라, 건강에 좋지 않은 복잡한 내용의 철학책들을 심각하게 읽고 있는 성디, 우주를 방황하는 아름다운 별인 자밀라, 새침떼기 칼렉스, 이탈리아 남자들을 내심 질투하고 있는 제롬, 에스토니아가 살아 있는 예술품들로 꽉 찬 나라라는 일급 정보를 준 카이아, 마음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린다, 지킬박사로서 살고 있는 파스칼, 만화와 뜨개질을 좋아하는 에츠코, 가장 부지런한 일꾼 파베스코, 그리고 살아 있는 빛을 그리고 있을 베르나르. 모두들 안녕, 아비앙토. --- pp.216~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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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기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 현대 미술을 소개하는 화랑이나 미술관이 대중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거든, 기존 미술관에서는 항상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또 관람객이 많지만 그게
다야. 관람객은 물건을 사는 소비자나 다름없어. 입장권을 사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작품을 보고 가 버리니까. 여기를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이유는 예술가들이 어떻게 작업을 하는지를 보여 주고, 예술가들과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야. 그렇게 해서 예술가와 관람객과의 간격을 줄이자는 거지. 예술은 이해하기 어렵고 성스러운 것만이 아니라 우리와 아주 가까운 것이며 함께 토론하고 만져 볼 수 있는 것임을 보여 주려는 거야. 그러니까 우리의 목적은 예술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주는 거야. 그런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려면 적당한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고,” --- p.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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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메일로 내 생각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어. 요새는 반전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 대부분의 사람들
은 전쟁을 원하지 않아. 그런데 소수의 탐욕스러운 정신 이상자들이 전쟁을 일으켜서 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있어. 일상을 꾸려 가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전쟁을 일으켜서 서로를 괴롭히고 죽이는 일은 하지 말아야지……. 전쟁도 일종의 마약이라고 생각해. 그렇지 않으면 전쟁을 일으키는 행동을 반복하는 얼간이 같은 인간이 어디 있겠니?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무조건 전쟁은 중단되어야 해.” --- pp.64~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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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곳에서 기쁨을 느끼는 일 중에 하나는 젊은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이 즐겨 방문하다는 점이야. 물론 방문객 층은 젖먹이에서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다양하지만. 정말 신나는 일 아니니? 다양한 세대가 함께 이곳을 찾는다는 거 말이야. 이곳 역시 모든 연령층에게 공간을 제공하고 있어. 현재 1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작업하고 있지. 누구든 전시 공간이 필요하면 전시회를 열 수 있고. 미술관은 일단 들어가기 비싼 곳이고 그림을 팔기가 아주 어려운 곳이지. 또 별로 효과는 없지만 종종 교육적인 장소로 활용되기도 하고. 하지만 여길 봐. 이곳은 기존 미술관이 우리에게 줄 수 없는 것을 주고 있어. 무엇보다도 여기에서 작업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행히도 아직 유명 화가로‘낙인찍히지 않은’무한하고 신선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예술가라는 사실이 우리의 자랑거리이자 강점이지. 예술가란 어느 누구보다 자신에 대해 정
직한 잣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야. 유명해지고 그렇지 않고는 별로 의미가 없어.” --- pp.60~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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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리볼리가의 명소‘로베르네 집’의 기발한 빈집 점거 프로젝트! 제2의 피카소를 꿈꾸는 감각적인 예술가들이 창조한 살아 있는 현대미술관!
현대미술의 거장이자 입체파의 창시자 피카소, 광기와 열정의 예술가 모딜리아니, 야수파의 리더이자 현란한 원색의 마술사 마티스, 야생적 생명력을 화폭에 담아낸 프랑스의 대표적 야수파 화가 블라맹크, <미라보 다리>의 시인이자 피카소의 이론적 옹호가였던 아폴리네르, 그리고 초현실주의를 비롯한 현대 시 사조에 큰 영향을 미친 자코브……. 이들 모두는 헐벗고 굶주린 예술가들의 둥지가 되어 20세기 위대한 예술을 탄생시킨 전설적인 건물 바토라부아르(Bateau-Lavoir)의 신화를 만들어낸 화가와 시인들이다. 1900년대 초 파리 몽마르트 언덕의 허름한 아파트 바토라부아르가 없었다면 현대미술사에서 입체파와 야수파가 뚜렷한 족적을 남기기 어려웠을 거라는 평가가 존재할 정도로 바토라부아르는 당대 예술의 새로운 중심지이자 혁신적인 미술 운동의 구심점이었다. 21세기를 목전에 둔 1999년 11월, 바토라부아르의 명성을 뒤이을 만큼 창조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이색 아틀리에가 문을 열었다. 파리 리볼리가 59번지, 나이와 성별, 국적을 불문한 30여 명의 예술가들이 도심 한복판에 쓰레기더미로 가득 차 있던 빈집을 무단 점거하여 만들어낸 창조적인 작업 공간이자 전시 공간, 바로‘로베르네 집(Chez Robert)’이다. 유럽에서 비디오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장은아의『로베르네 집』은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원초적인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평가받고 있는 로베르네 집을 탄생시킨 유쾌한 무법자들의 예술과 인생에 대한 남다른 철학, 흥미로운 삶의 이야기를 생생한 인터뷰 형식으로 담은 책이다. 모든 이들에게 문을 개방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전시와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이 불법 점거 아틀리에는 저자가‘59 리볼리 바이러스’라고 명명할 만큼 수많은 파리지앵의 감성에 자유로운 삶의 철학과 예술혼을 전염시켰다. 그리고 퐁피두 센터와 국립 현대미술 화랑인 주 드 폼미를 뒤이은 관람객 수를 자랑할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를 굳혔다. 로베르네 집에서는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무작정 그림이 좋아 화가의 길을 걷게 된 이들이 많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유명 화가는 아니지만 그들도 이곳에서만큼은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예술 작품을 전시하며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예술가라는 자긍심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관객과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는 열린 공간에서 새로운 작품을 구상할 수 있는 이곳이야말로 살아 있는 예술 학교라고 생각한다. 한때 프로 사이클 선수가 되기 위해 열심히 자전거를 탔던 설치 미술가 브루노, 공장 근로자였다가 콜라주 작업을 하게 된 아니타, 그리고 영문학 석사를 마치고 5년 동안 피자 배달을 하다가 기상천외한 생각들을 현실로 옮겨내는 작업에 몰두하게 된 아이디어 뱅크 가스파르, 그리고 따스한 눈길로 세상을 바라보는 열아홉 살 어린 예술가 사라에서부터 쉰여섯 살의 최고연장자 베르나르에 이르기까지 로베르네 집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지는 법을 알려주는 퍼포먼서들이다. 그들은 미루거나 시무룩해 있기엔 인생이 너무 짧고 소중하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로베르네 집은 1970년대 덴마크와 암스테르담을 기점으로 행해지기 시작한 빈집 점거 역사와는 다른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유럽의 경제 여건이 어려웠던 1980년대 가난한 이들이 한적한 도시 외곽의 빈집을 무단으로 점거하여 주거했던 것과는 달리 도심 한가운데에 작업과 전시를 겸하는 아틀리에로 문화 공간의 형태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로베르네 집은 관람객들이 아틀리에에서 작업 중인 예술가들을 지켜보며 그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때로는 퍼포먼스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현재 로베르네 집 사람들은 불법 점거라는 현실적인 난관을 헤쳐나기기 위해 협회를 구성하여 법적인 건물주인 프랑스 정부와 협상 중이다. 다행스럽게도 프랑스 언론이 유럽에서 수년 간 시도되었던 예술가들의 무단 점거 사례를 들추며 관심을 갖고 일부 정치인들도 이들을 동조하고 나서자 프랑스 문화성은 이들의 행위를 단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지속적인 운동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또한 파리 시장인 베르트랑 들라노에는 파리시가 이 건물을 매입한 뒤 건물의 안전 지침이 준수되는 전제 하에 지속적으로 작업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2003년 봄, 로베르네 집은 여전히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한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그리고 현재 스위스, 독일, 네델란드 등지에서도 로베르네 집과 같은 형태의 점거 아틀리에가 이색적인 문화 코드로 화제가 되고 있다.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가난한 창조자들을 위한 공간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삶과 예술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이색 공간 퍼포먼스, 로베르네 집. 진정한 자유를 만끽할 줄 아는 매력 넘치는 창조자, 로베르네 사람들의 이야기는 일상의 권태로움을 가볍게 날려버리고 젊음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색다른 각성제이자 가난한 예술가들에게는 용기와 위안을 주는 따뜻한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