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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상은 하나가 아니다.
2. 장님과 코끼리 그리고 지팡이 3. 사진과 글의 따로 국밥 4. 사진과 아우라 현상 5. 스투디움과 푼크툼 6. 사진은 비어 있는 의미 공간이다. 7. 사진-인덱스와 존재의 증거 8. 공유된 주관성과 감각의 뇌관 9. 사진적 행위와 감성의 음색 10. 형상이탈과 계열분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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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무엇을 재현하는가 ?"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은 사진미학에 관한 저술이 많지 않은 한국의 빈곤한 사진출판 현실에서, 그 지형이 근본적으로 다른 관점을 가지고 사진에 대한 미학적 접근을 시도한 보기 드문 저술이다. 더욱이 기존의 사진 이론서들이 실용적 측면에서 의미론적 사진 개념들을 통해 사진보기를 제안했다면, "사진은 무엇을 재현하는가 ?"는 존재론적 관점에서 사진행위에 의해 재현된 이미지가 사진을 바라보는 관객에게 어떻게 이해되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책은 열 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지만 각각의 테마가 독립된 주제를 다루고 있지는 않다. 각 테마가 지향하는 사진의 존재론적 탐색은 그 동안 의미의 장 속에 포섭되지 못했던 소외되고 억압된 무의미와 삶의 보다 근원적인 문제를 사진 작업을 통해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에 대한 우리 모두의 공통된 물음에 관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진을 본다는 것, 그것은 그 속에 함축된 의미를 찾아내는 것으로 생각하며 당연히 사진에는 작가의 분명한 메시지가 어떤 식으로든 숨어 있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는 언어의 상징체계와 같이 사진을 객관적으로 인정된 사회 문화적 코드 안에서만 인식 가능한 예술 매체로 국한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것은 사진은 더 이상 의미론적 분석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자국이나 흔적(인덱스)으로 이해된다는 사실이다. 즉 언제나 결과물로서 재현된 사진 이미지에 앞서 그 결과물을 있게 한 "사진적 행위"가 선행하며, 그 행위의 근거를 통해서만 비로소 재현된 이미지의 본질이 파악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의 근거는 분명하게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경우 모호하고 흐릿한 작가 고유의 감성에서 출현하는 것들이다. 이 때 재현된 이미지는 이러한 감성의 자국 또는 흔적으로 이해되는데 이를 기호학적인 용어(지표)를 빌어 "인덱스"라고 한다. 사진을 바라보는 관객이 이 흔적과 대면할 때 느끼는 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감정의 동요(그것이 자의적이든)가 바로 진정한 사진 메시지인 것이다. 결국 이러한 관점은 우리로 하여금 사진 읽기에 있어 더 이상 재현된 이미지를 근거로 시행하는 해석학적인 분석이 아니라, 그 사진행위를 있게 한 배경을 출발점으로 이해하게 하는 존재론적 시각을 부여 하고 있다. 또한 작가의 의도와 재현된 사진 이미지 사이에서 누군가가 짜놓은 의미의 망(객관성)을 넘어, 자국으로 출현한 이미지와 이를 보는 관객과의 관계에서 모두에게 잠재된 "내재적 감성"을 깨우고 있다. 이는 우리의 사회 문화적 인식의 틈새에서 비껴가고 미끄러지는 언술 불가능한 것들에 대한 문제제기이며, 이러한 물음의 저변에 깔려 있는 통제된 현실구조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가장 탁월한 예술 매체로서 사진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는 더 이상 사진은 의도된 분명한 메시지를 담거나 길들여진 감성을 표현하는 도구가 아니라 현실에서 꿈틀거리는 생생한 삶의 진실을 드러내는 작업으로 전환되어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이 책은 2001년 1월부터 10월까지 월간 사진예술에 연재되었던 "열 가지 테마로 열어보는 또 다른 반쪽 세상 이야기"를 원고로 다시 수정 보완된 것이다. 또한 학술 사이트 마실(masilga.com)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