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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라는 단어
토끼와 용왕님 컨닝과 커피 한 잔 모스크바 판타지 사랑은 수많은 이름으로 불어온다 아빠가 들려준 이야기 이별 숙취 외할머니의 손 되게 웃긴 녀석 할아버지 구둣방 그 애의 바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사람 한계의 슈퍼맨 충성, 나의 제리에게 가죽과 상처 출근길에 스치는 조각 엄마의 상자 나의 동굴 작은 사랑 포장 법 내 곁에 와줘서 고마워 뺨 때기 맞은 날 백야 단골집 한여름 밤의 골목 영화제 미운 오리 새끼 오늘의 쪽지 Positives+ 버스 잘못 탄 날 마음, 그 찰나의 순간 어느 여름밤의 고해성사 편지 epilogue thanks to |
청민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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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어쩌면 조각과 조각이 모여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처음부터 대단한 하루가, 처음부터 대단한 사랑이 어디 있을까, 사랑은 조각과 조작이 모이는 행위이고, 작은 조각들이 쌓이면서 하나의 사랑이 되는 것이 아닐까. 나의 하루는 수많은 조각들로, 수많은 마음들로 시작되었다. 매일 아침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생각한다. 아침을 밝히는 이 조각들을 참 사랑한다고.
사랑과 조각이란 말을 좋아한다. ---「출근길에 스치는 조각」중에서 기억은 희한하다. 이미 다 지나가버린 일인데, 곱씹을수록 커져서 추억이란 이름으로 뒤바뀐다. 그리고 추억은 더해질수록 점점 더 진하게 기억에 남는다. ---「되게 웃긴 녀석」중에서 당연한 사랑이란 것이 존재하기는 할까. 내가 당신으로부터 와서 , 그저 당신이 나를 낳은 엄마라서, 그 이유만으로 사랑은 당연한 것이 될 수 있을까, 언제나 나에게는 철없게만 보이던 요한 오빠의 이야기를 들으며, 궁금해졌다. 사랑의 임계점은 어디까지 일까. ---「토끼와 용왕님」중에서 “가죽의 상처는 상처가 아니에요. 거기엔 지난 흔적과 마음들이 담겨 있으니까요. 예전엔 이 상처들이 싫기만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깊은 매력이 생기는 것 같아요.” ---「가죽과 상처」중에서 그녀는 밤마다 울면서 글을 썼다. 아마도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글을 쓴 것 같았다. 그러나 글을 쓰는 것으로 외로움이 다 해소되지 않으면, 그녀는 홀로 맥주 두 캔을 마셨다. 그러고 나면 그의 기억이 잊히기라도 할 것처럼. ---「이별 숙취」중에서 두 사람은 앞을 보지 못했다. 아내는 남편을 의지했고, 남편은 하얗고 긴 지팡이를 짚었다. 박자를 맞추는 메트로놈처럼 왼쪽과 오른쪽을 탁탁 가볍게 치며 길을 찾았다. 부부는 매일 아침 새로운 햇살을 받으며 서로의 손을 잡고 길을 걸었다. ---「출근길에 스치는 조각」중에서 너무나 평범하고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그들이 결국 영웅이라 불리는 이유는, 아마 자신이 가진 한계를 사랑이란 이름으로 이겨내서가 아닐까. 그렇다면 나를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와 맞서는 엄마 역시 영웅일 것이다. 엄마는 절대 나를 포기하지 않을 테니까. 엄마에게 한계가 있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 여전히, 아니 영원히 엄마는 나에게 슈퍼맨이다. ---「한계의 슈퍼맨」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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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잊은 그대에게 보내는 위안
‘사랑한다고, 나는 언제나 그 말을 해야만 했다’ 이 책은 2015년 다음 카카오가 주최한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받은 청민의 신작 에세이다. 문장 곳곳에 저자의 감성과 섬세한 시선이 배어 있다. 출근길에 스친 풍경을 묘사한 ‘출근길에 스치는 조각’은 무심결에 스칠 만한 작은 일상의 조각들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그 골목엔 높은 건물이 하나도 없어서 아침 햇살이 아주 예쁘게 들어왔고, 부부는 매일 아침 새로운 햇살을 받으며 서로의 손을 잡고 길을 걸었다. 그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으며 한편으론 숭고하기까지 해, 나는 늘 조용히 두 손을 모으고 산책하는 부부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저자는 따뜻한 감성으로 세상을 엿본다. 저자는 애정을 담은 퉁명함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대신한다. “여전히 나는 톰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으며, 그때 제리를 살려준 것을 내내 후회하며 살고 있다.” 어릴 적 친구들의 괴롭힘에서 동생을 지켜준 일을 회상한 대목이다. 자칫 우울한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었던 이모의 간이식 수술을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로 묘사한 대목도 인상적이다. “오빠에게 간이식 이야기를 전하는 이모부의 모습이 꼭 별주부전의 거북이 같았다. 용왕님을 살리기 위해 토끼의 간을 가져가야 하는데 하필이면 그 토끼가 아들이라니.” 원작과는 달리 용왕님과 토끼를 사랑하는 거북이의 마음이 애틋하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사랑이 없는 줄 알았던 곳에서도 여전히 사랑이 불고, 나에게도 불어오고 있었음을 떠올릴 수 있다. 이별 후에 마음 아픈 사람, 인생이 버겁기만 한 사람, 사랑이 어렵다고만 느낀 사람에게 이 책이 한줄기 위안이 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