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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라는 국가적 어려움은 제게 공부하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만학(晩學)을 해서 독학학위를 받기 전 까지는 수필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지 못 했습니다. 노는 입에 염불한다고 자판을 두드려서 후대의 자손들에게 남겨주고 싶은 가족사를 컴퓨터에 입력해 두려 했습니다. 이런 작업을 하다가 나도 수필을 써야겠다는 욕심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여섯 살 때 해방이 되었습니다. 오늘 날까지 겪었던 국가적인 격동기와 그 와중에 힘없는 사람들이 감내해야했던 쓴맛도 골고루 맛보았습니다. 피상적(皮相的)일지는 모르나 좌우의 이념 때문에 일어났던 한국동란과 그 후의 사회현상도 목격했습니다. 이 때 내게 엄습해 왔던 두려움과 피해 갈 수 없었던 신변잡기를 쓴 것이 이 책의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등단한 후에 여러 전문 수필지에 실었던 것들 가운데 오자를 바로 잡거나 문맥이 어색했던 것을 고친 것 마흔아홉 편에다 새로 쓴 세 작품도 함께 실었습니다. 작품성이 있고 없다는 평이야 독자들의 몫이지만 퇴고하는 도중에 울고 웃으며 행복해했습니다. 어떤 보이지 않는 분의 손길이 있어 결코 짧지만은 않은 칠십년 세월동안 인생의 맛을 골고루 보게 해 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독자님들의 많은 지도와 편달을 해주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2009년 12월에 김순자 --- 작가의 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