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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오기까지
최근 몇 년 동안 출판계가 전반적인 불황이라는 평가 가운데에서도 만화 시장은 장르를 넓혀가며 조심스럽게 성장하고 있다. 중앙 일간지 문화면에 만화 관련 칼럼이 생기고, 만화 평론가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으며, 대학에 만화 관련 학과도 생겨났다. 만화 전문 출판사들도 하나둘 생겨나면서 국내 출판 만화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만화가들의 작품들도 쏟아지기 시작했다. <땡땡의 모험> 연작을 쓴 에르제와 <아스테릭스>의 고시니를 비롯해 뫼비우스, 빌랄, 레제르, 프라트 등 세계적인 만화가들의 작품들이 우리 독자들에게 속속 선보이게 된 것이다. 이런 흐름에 맞추어 세계 만화의 고전들을 제대로 즐기고 이해하려면 길잡이 역할을 할 만한 책이 필요한데, <연대기로 보는 세계 만화의 역사>가 바로 그 책이다. <연대기로 보는 세계 만화의 역사>는 세계 만화 탄생 1백주년을 기념해서 프랑스의 대표적인 만화 관련 출판사인 플라마리옹이 유럽 만화의 대부격인 클로드 몰리테르니와 필리프 멜로와 함께 펴낸 기획서이다. 이 책의 원래 초판은 1896년부터 1996년까지 100년 동안의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2003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의 한국만화특별전 총괄 큐레이터로 참석한 성완경 교수의 도움을 받아 2004년 개정판 출간에 앞서 한국판에 특별히 원저자가 2002년까지의 내용을 더 추가해 최신 정보까지 담았다. 뿐만 아니라 세계 만화의 흐름 속에 우리 만화는 어떤 변화를 겪으며 성장했는지 비교할 수 있도록 원서에도 없는 특별부록으로 '한국 만화 100년 연대표'도 실었다. 이 책이 세계 만화의 이해와 우리 만화의 흐름을 꿰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여러 사람들의 노고가 깃든 만큼 독자들에게도 길잡이로서, 정보서로서 충실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특징 첫째, 연대기식 편집이다. 연대기의 단위를 구성하는 것은 우선 그 해에 발표된 주요 작품이다. 이 책은 만화 작품 말고도 역사적인 사건이나 문예사적인 배경도 짧게 압축된 정보로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작품을 그것이 탄생된 시대와의 연관 속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둘째, 토픽별 편집을 병행하고 있다. 이를테면 일간지 연재만화, 동물 주인공 만화, 주요 잡지의 창간, 만화검열법의 등장 등 내용과 형식 면에서 만화의 발전에 관련된 토픽들, 만화계의 주요 사건들이 박스기사로 다루어졌다. 여기에는 저자에 대한 부연 설명도 뒤따르고 있다. 이런 토픽별 편집이 만화의 역사적 흐름과 미학적 장르적 계보에 대해 입체적인 시야를 갖는 데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 셋째, 정보의 충실성, 구체성 그리고 읽는 재미이다. 만화 작품이나 작가에 대한 설명과 토픽에 대한 설명은 명료한 개조식 설명과 비평적 수다의 중간쯤에 자리잡는다. 그래서 읽는 맛이 쏠쏠하고, 재미있다. 좀더 부지런한 독자라면 원작 또는 번역물을 체크해 가면서 의식적으로 찾아 읽는 노력도 해볼 만하다. 넷째, 번역의 충실성과 꼼꼼한 감수이다. 옮긴이 신혜정 씨는 만화 관련 전문 번역자는 아니지만 여러 나라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수준 높은 관심과 수고로 번역의 질을 높였다. 그리고 미술평론가이자 만화평론가인 성완경 교수가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꼼꼼하게 감수하여 다시 한 번 내용을 확인했다. 다섯째, 우리 만화의 100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연대표의 마련이다. 최근 활발한 저서 활동과 만화 평론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인하 교수가 한국 만화 100년 역사를 정리했다. 우리 만화의 역사적 흐름을 주요 시기로 나누어 구분하고 해설까지 달았다. 세계 만화의 흐름 속에 우리 만화의 역사가 함께 서술되지 못한 아쉬움이 이 특별부록으로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