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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독자들에게
들어가면서 토목디자인 착수 1 마흔 살의 견습생 2 다리 계획 3 전제 조건과 설계 조건의 의문을 가지다 4 디자인 목표를 세우다 5 구조와 다리 형태의 관계 6 디테일에 대하여 7 테라스 형태를 둘러싸고 8 준공 후 생각한 것 토목 디자인론 토목의 일 1 문명과 토목 2 문명이란 3 토목 일이란 4 토목 일의 평가 풍경의 형성 1 형성 요인으로 본 풍경의 종류 2 풍경과 풍경 인식의 어긋남 토목과 풍경 형성 1 토목의 개입에 의하여 창조, 형성되는 풍경 2 체제화된 풍경 3 상징경(기호경), 실존경 규범 풍경론 1 규범 풍경의 성립 2 규범 풍경으로서 '되는 풍경'과 성립조건 3 규범 풍경으로서 '만든 풍경'과 성립조건 4 규범 풍경의 붕괴 5 근대 토목의 규범 풍경 토목의 형태, 토목의 풍경 1 토목의 형태Ⅰ-비자기 완결성 2 달성해야 할 토목의 형태, 토목의 풍경 3 토목(문화)유산의 보존 방법론에 대하여 4 토목의 형태Ⅱ-비자의성 토목 디자인에 대한 요구 1 토목 디자인에 요구되는 요건 2 토목 디자인이 지향해야 하는 토목의 형태와 풍경 토목 디자인 1 좁은 의미의 토목 디자인(장치계) 2 넓은 의미의 토목 디자인(제도계) 규범 풍경 재구축론 1 규범 풍경론 재구축의 첫걸음 2 풍경 재구축으로 가는 길 다리 디자인 다리 디자인의 일반 원칙 1 다리의 게슈탈트 질 2 다리 디자인의 원칙 자연.전원 풍경 속의 다리 1 자연.전원교의 디자인 포인트 2 가쓰야마바시 교 3 오보로오하시 대교 도시 속의 다리 1 디자인의 유의점 2 다쓰미신바시 교 3 구게누마바시 교 교량군 1 교량군의 유형과 디자인 과세 2 신나카가와 강줄기의 교량군 마스터플랜 3 도키와 데지마 교량군 고가교 1 교가교 설계의 어려움 2 형태를 결정하는 법 3 진가시타 고가료 강과 댐의 디자인 강의 디자인 1 디자인 대상으로서 강 2 강 디자인의 일반 원칙 3 쓰와노가와 강의 디자인 하천 구조물 1 낙차공 2 취수댐 3 통문 4 사방 댐 공간의 그랜드 디자인 1 댐 사업의 특질 2 댐 공간 디자인의 과제 3 도마타 댐 마지막으로 옮긴이의 글 색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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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이 풍경에 개입하다
풍경과 대지 위에 새로운 문화 가치를 세우는 사람의 이야기 “풍경과 대지란, 사람의 생활과 문화의 기초이며 사람을 양육하고, 사람을 만들어 내는 고향이다. 설계자는 사회의 기초를 구축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풍경과 대지가 보존되도록 일을 하며 나아가 거기에서 새로운 문화 가치가 생겨나도록 구조물을 설계하고 창조하는 의무를 지니는 사람이다.” ―시노하라 오사무 요즘 대한민국은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시끌시끌하다. 강은 인류 문명이 탄생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줄기 역할을 했으며, 또한 우리들이 살아가는 현재에도 가장 중요한 젖줄이자 생명줄이다. 강과 그 저변의 호안, 다리 그리고 댐의 건설은 그저 단순한 국책 사업의 공사로 보아서는 안 된다. 그것은 바로 가장 기본적인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으며, 토목 구조물이 주위 풍경에 개입하고 또 그 속에서 어울려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한마디로, 토목 구조물과 관계의 디자인 우리가 흔히들 ‘풍경’이라는 단어를 듣고 떠올리는 ‘강’과 ‘산’이 펼쳐진 국토에는,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인 ‘다리’와 ‘댐’과 같은 토목 구조물들은 무심결에 지나쳐 버리기 일쑤다. 그리 멀리 보지 않고 아침저녁의 출퇴근 길만 보아도, 우리는 매일 한강 다리를 건너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설사 인식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나마도 무심코 이용하는 우리들에게는 ‘토목’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생소하며, 그 뒤에는 ‘공사(工事)’라는 말이 붙어야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또한, 토목 구조물을 세운다고 하면 흔히 도로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즉 무조건 땅을 파내거나 산을 깎아내리는 식의 험악한(?) 풍경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토목’을 ‘디자인’한다니? 사실 토목 공사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주변 풍경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정교하고 섬세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에 수록된 대부분의 작업물도 토목 구조물 자체와 그 주변과의 관계 설정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고속도로를 예를 들면, 만들어지는 도로의 선형은 도형으로서 아름답고 주변 지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혹은 골짜기를 건너는 다리는 조형적으로 아름다운가 등이 문제가 된다. 여기에는 평가 기준으로 삼을 만한 다음의 세 가지 항목이 있다. 첫째, 만들어지는 장치 자체가 아름다운가. 둘째, 그 장치와 대지가 하나가 되어 생겨나는 풍경이 아름다운가. 셋째, 그 장치를 만들어 내는 행위가 선(善)인가 그렇지 않은가. ―본문 50쪽 이렇듯, 문명을 조형화하는 것이 토목이 하는 일의 본질인데, 그 결과 만들어진 토목 구조물과 시설은 긴 세월에 걸쳐 문명을 지탱해 온 장치가 되고, 그것은 또 다시 우리들의 생활환경을 형성하는 골격이 되어 주기도 한다. 즉, 토목 구조물에는 댐과 같이 웅장하고 규모가 큰, 그리고 어디 교외로 멀리 나가야만 볼 수 있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소소한 생활과 아주 밀접한, 그러니까 출퇴근 길에 건너는 다리, 자동차 바퀴가 굴러가는 아스팔트 도로, 무심결에 지나친 정원이나 공원, 우리 눈에 들어오는 그 모든 것이 포함되는 것이다. 개인이 사용하는 것, 특정한 사람이 사용하는 것은 사람 쪽에 선택권이 있으며, 만년필, 자동차, 주택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도로, 교량에는 그것을 이용하는 쪽에 선택권이 없다. 싫은 길이라고 가지 않을 수 없고, 출퇴근 길의 다리를 고를 수도 없다. 이용자에게 선택권이 없다는 것, 이 비선택성이 토목 구조물, 시설의 눈에 띄는 특징이다. ―본문 139쪽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특정 가치관에 쏠린 디자인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보편성이 있는 아름다움을 지향하라는 셈이다. 이 요구를 깨고 개성적이고 실험적인 디자인을 시도하면, 그것은 극히 소수의 이용자로서는 좋지만 대다수에게는 디자이너의 가치관을 밀어붙이는 것이 된다. 이것은, 실내(미술관)에 전시된 조각 작품은 본인의 선택에 의해 관람하는 것이지만, 거리의 공공미술 작품들은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관람되고, 때론 눈살을 찌푸리게도 한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한강의 다리들도 마찬가지다. 동작대교는 하늘색, 방화대교는 주황색……. 그 모양도 색도 다양한 그 다리들을 우리는 우리의 선택이 아닌, 대지 위에 위치하고 있는 이상 어쩔 수 없이 보게 되고, 하루에도 몇 번씩 건너야 한다. 통상적으로 다리가 가설되는 지점 주변의 색채를 조사해서 그것들의 색과 관계에서 다리의 색을 선정해 가는 방법이다. 이 방법에는 이론이 없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다리의 경우, 형태와 관계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예리한 형태를 지닌 다리에 따뜻한 색을 사용하면 그 의도와 형태적 특징은 흐트러져 버린다. 다시 말해서 다리의 형태와 주변 환경색, 이 둘로 다리의 색을 정했다. 이것이 내 방식이다. … 차가운 색은, 흐린 날, 특히 눈이 내리는 날에는 다리가 너무 춥게 보이게 될 것이다. 어둡고 긴 겨울 동안 지역 주민의 마음을 녹이고 용기를 내게 하는 다리로 하게 싶었다. 채용한 색은 노랑 계통으로, 흐린 날에도 어울리는 추수기의 황금 들판색으로 했다. ―‘다리 색을 정하는 방법’ 중, 본문 29~30쪽 역자는 이러한 ‘관계 설정’에 주목하고 있다. 보통의 상황에서 설계의 전제 조건은 대개의 경우, 공간이나 풍경과는 전혀 무관하게 결정되고 있다. 그것은 자기만의 논리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토목 디자이너의 독단으로 흐르기 쉽다. 시노하라가 디자인의 전제 조건을 바꿀 수 있나를 먼저 생각하라고 한 것은, 다름 아니라 새로이 만들어지는 구조물과 관계를 맺게 되는 타자를 생각해야 한다는 말임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토목 구조물은 시노하라의 방법론인 관계의 디자인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책에서 배워야 할 것은 시노하라가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는 전제 조건을 변경하려는 태도이며 실천이다. ―‘옮긴이의 글’ 중, 본문 417쪽 토목 디자인, 강과 댐의 이유 있는 간섭 토목 구조물은 주변 풍경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변화하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자연과 어울려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먼저, 형성 요인으로 인한 풍경은 인간의 개입 정도에 따라 세 가지 풍경으로 구분된다. ‘생기는 풍경’은 자연 속에서 생겨나는 풍경으로 기후의 변동, 태풍, 홍수, 산불 등의 요인에 의하여 변한다. ‘되는 풍경’은 인간이 개입하여 생겨나는 풍경으로, 농촌 풍경이 그 대표적이다. ‘만든 풍경’은 인간이 의도적으로 만든 풍경을 말하는데, 일본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곳으로는 순수한 미의식과 종교심, 권위 등이 뒤섞인 일본 정원을 들 수 있다. 토목이 만들어 내는 풍경은 토목이 문명의 장치를 조형화하는 일인지라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때로는 하나의 상징경으로 떠받들어져 눈에 보이는 현실적 그 자체의 모습이 아니라, 지나치게 찬미되거나 비난받는 일도 적지 않다. 당시의 수도고속도로는 도쿄가 목표로 해야 할 미래도시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라고 자랑삼아 들먹였다. 상징이란 때때로 그런 것이지만 사물의 한 측면만 도드라지게 해서 그것이 비대화된 것이다. 수도고속도로는 고층빌딩 사이를 질주한다는 측면과 함께 고가교 아래 공간을 어둡게 하고 또 소음과 진동의 문제를 지니고 있다. 1970년대에 들어서서 공해가 사회 문제가 되자 느닷없이 수도고속도로는 자동차 공해, 도시 도로 공해의 상징경으로 위상이 격하되었다. ―본문 73~74쪽 토목 디자인이란, 문명을 대지로 조형화하여 아름다운 풍경을 형성하고, 문화유산으로 후세에 남기는 행위를 말한다. 여기서 우리는 ‘후세에 남기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번 세워진 조형물은 웬만해서는 쉽게 허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몇 세대를 아우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에 따라 토목 디자인에 요구되는 요건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봐서 질리지 않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억지로 밀어 붙이지 않는, 누구에게나 받아들여지는 범용의 미를 추구하고 사람들에게 안정, 안심감을 가져다 주는, 안녕의 미를 지향하라는 것이 될 것이다. ―본문 143쪽 사람이 강에 인위적으로 간섭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이수(利水)고, 다른 하나는 치수(治水)이다. 이수의 쓰임으로는 음용수나 농업용수가 있고, 이를 위해 저수지, 댐, 수로 등의 장치가 필요하다. 강은 인간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재해를 준다. 홍수를 막기 위한 인위적 간섭이 치수이다. 흙을 쌓아서 만든 각종 제방을 쌓고, 호안, 수림을 조성하기도 한다. 또한 인간은 뱃놀이나 래프팅, 낚시, 물놀이 등을 통해 강과 함께 해 왔으며, 선착장과 같은 구조물이 생겼다. 물은 인공 재료인 철이나 콘크리트와는 물론, 자연 소재인 돌, 흙, 수목과는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다. 게슈탈트 심리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물은 균질성의 법칙과 연속성의 법칙을 가지고 있다. 또 자기 스스로 형태를 만들 수 없다는 재미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강을 디자인할 때는 먼저, 강이 지니고 있는 높은 게슈탈트 질의 매력, 그러니까 다양하면서 통일성을 지향한다는 점을 살릴 수 있도록 한다. 또, 강은 단조롭고 끝없이 펼져지는 성격 때문에 눈길을 끄는 데가 없는 풍경이 되기 쉽다. 그래서 강 공간을 분절화하거나 강변의 수직적인 요소를 이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강변의 토지, 즉 도로나 건축과 일체적으로 디자인해야 한다. 강 디자인이 재미없고, 강이 도시나 전원과 분리되어 버려서는 안 된다. ―본문 312~315쪽 강을 디자인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은 구조물이나 시설, 새로 굴삭한 수로에 의해 홍수 형태가 변화하고, 시간에 따라 강에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인간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꼼꼼히 살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30년에 걸친 경관 연구와 15년간의 토목 디자인 실무, 시노하라 오사무의 평생에 걸친 고민과 작업을 한 데 총망라한 완결판 이 책은 일본의 토목설계가이며 경관공학자인 시노하라 오사무의 『토목 디자인론』을 번역한 것이다. 이는 『경관계획의 이론과 실제』(1999) 이후 한글로 번역된 두 번째 책이다. 여기서는 시노하라 오사무가 도쿄대학의 농학부 임학과 삼림풍치계획 연구소에 부임하고 나서 처음으로 토목 디자인 실무에 참여하게 되는 경위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딱딱한 전공서나 학술서가 아닌, 자연스럽게 필자의 실무적 경험담을 풀어 낸 에세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그의 경험에 귀를 기울여야 할 사람은, 토목 디자이너뿐 아니라 건축가, 조경가, 환경 디자이너, 그리고 국토 풍경 형성에 관여하고 있는 공직자들이다. 물론 국토 산하의 풍경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에게도 토목 구조물의 미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