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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yako Sono,その あやこ,曾野 綾子,본명 : 三浦知壽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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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텃밭 속에 담긴 잔잔한 감동, 깊은 여운의 메시지
아내, 어머니, 그리고 작가로 일인 삼역을 해내던 소노 아야코는, 작가로서의 일을 가장 우선 순위에 두며 바쁜 나날을 보내던 즈음, 쉰 살 무렵 시력에 이상이 온다. 결국 휴식기를 갖게 되어 원고를 쓰는 데 들였던 정성과 시간을, 그야말로 순전히 심심풀이로, 주말마다 들르는 ‘해변 집’에서 아주 서툰 솜씨로 나무를 심고 꽃을 가꾸는 일을 시작한다. 그것도 시력이 여의치 않아 남의 손을 빌려 가면서 말이다. 그러나 으레 그렇듯이 정원을 가꾸는 일이 그리 녹록할까. 시행착오를 겪기를 몇 번. 그러다가 눈 수술을 하게 되어 정상적인 생활, 즉 다시 작가로서의 생활로 전념하게 되지만 뒤늦게 시작한 정원 가꾸기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네 인생을 본다.
생명있는 것들은 가능한 한 살아남으려고 애를 쓴다. 주위에서도 어떻게든 도와주려 하며, 식물 역시 나름대로 궁리해가며 모자라는 수분, 뜨거운 태양을 견뎌내려고 갖은 애를 쓴다. 그러나 언젠가는 어린 생명에게 양보해야 하는 운명은 피할 도리가 없다. 인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초목의 생사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도 이와 같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어째서 인간만이 죽음을 비참하고 슬픈 것으로 받아들이는 걸까. 나고 죽는 것은 모두 자연의 섭리인 것을……. 식물은 말이 없으나, 오늘을 살아가는 자세를 나는 늘 식물에게서 배우고 있다. - '경이의 계절' 중에서 햇살이 강한 무더운 나라에서는 키가 크고 태양 광선에 강한 야자나무 아래에 다소 햇살이 무뎌져야만 과일나무를 심을 수 있고, 또 그 아래에 더위에 가장 약한 푸성귀 등이 강한 태양 광선으로부터 어느 정도 가려져 잘 자랄 수 있게 된다. 나는 깊이 감동했다. 그것은 마치 빈곤한 삶 속에서도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한 가족을 보는 듯했다. 가장 키가 큰 아버지가 야자나무. 그 다음으로 키가 큰 형이 과일나무. 그리고 아버지와 형은 제일 어린 야채 동생을 나뭇가지 아래에서 함께 지켜주고 있는 것처럼……. - '오아시스 가족' 중에서 그리고 때로는 너무 피상적으로 흐르는 자연보호에 관해 나름대로 논리를 펴기도 한다. 그런데도 그이의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은 그동안 우리가 자연을 너무 대상화(對象化)시켰기 때문이지 않았나 싶기 때문이다. 하기사 인간의 끈질기고도 끊임없는 욕망으로 자연을 무자비하게 파괴했으니 그 모든 책임을 인간이 져야 하겠기에 자연보호에 열을 올릴 때도 되었지만……. 어차피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려면 자연 역시 우리의 한 부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다. 그러나 이 작품의 가장 큰 여운이 담긴 메시지는 역시, 언젠가는 그 자리를 내주고 물러나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인간의 삶일진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죽음과 친해지는 여유를 가지라는 말은 다시 보아도 의미가 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사랑하게 되는 것은 아마도 노년의 특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만약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나는 그러한 경지의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 나는 무엇이든 그 연령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무리없이 빛을 발할 수 있지 않을까. 이스라엘의 선인장이 자라는 모습을 보게되면 시간을 높이로 측정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만큼 인생의 남은 시간이 줄어들고 있지만, 그러한 우울함은 전혀 느낄 수 없다. 살아 있는 것도 좋지만, 죽기 때문에 편안해지는 일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 '시간의 높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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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보니 삶에 질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주 5일제 근무를 하게 되면 무엇이 가장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주말농장(텃밭) 가꾸기를 꼽았다. 도시출신이든, 농촌출신이든 흙에 대한 본능적인 친밀감이 역시 있나 보다. 그 활동을 통해서 물질적인 혜택을 얻든, 정신적인 위안을 얻든 빡빡한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내달려 왔던 우리의 인생사를 풍요롭게 하는 것이 과연 무엇이 있을까. 마치 어느 날 문득, 거울 앞에 선 누님의 형상처럼 우리를 되돌아보게 하는 그 무엇이.
이 작품은 이미 국내에서 <중년 이후>로 잘 알려진 소노 아야코의 자전적 에세이며, 원제는 ‘녹색 손가락(綠の指)’이다. 이는 ‘그린 핑거즈(Green Fingers)’, 즉 식물을 가꾸는 재능을 말한다. 작가는 밭일을 하게 되면서부터 식물을 재배하는 역량의 대부분은 인간이 아닌, 바로 바람이며 흙이며 햇빛이며 비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진정한 ‘그린 핑거즈’의 소유주는 바로 조물주라는 이치를 터득하게 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작품은 꽃과 야채 가꾸기에 대한 이야기가 절대 아니다. 어느덧 자연을 닮아 있는 인간, 인간을 닮아 있는 자연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그래서 이렇게 표현한다. “자연을 늘 인생과 빗대어 보는 시각은 교훈적인 느낌이 짙어 싫지만, 무심결에 ‘너무나 닮았어’ 하고 느낄 때가 참 많다”고. 그리고 작가라는 직업 외에도 ‘일본재단’이라는 자원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아프리카를 비롯해 개발도상국들을 여행하며 느낀 소감을 진솔하게 펼쳐놓는 그이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만남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를 새삼 진지하게 고민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