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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 그 광활한 벌판을 채우는 사랑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한 고옥주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다시 목련〉이 동학사 시인선으로 출간되었다. 고옥주 시인은 등단 이후 〈시와 함께〉 동인으로 활동한 바 있다. 시인 도종환은 해설에서 그의 “소망적 사고”가 아픔과 외로움과 배고픔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적 마을을 꿈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봄날 떨어지는 목련을 보며 〈다시 목련〉을 생각하는 한 시인에게서 우리는 상실과 아픔의 시대적 고통을 넘어 새로 전개되는 생과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이 시집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어휘 중의 하나가 허공이다. 허공은 외로움, 막막함, 나아갈 수도 물러날 수도 없는 진퇴유곡의 광활한 벌판이다. 때론 우주의 모습으로 때론 절벽의 형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막막한 그리움의 페이지로 텅 비어 있기도 한다. 그러나 또 어떤 시들에서 허공은 우리가 무엇으로라도 채우지 않으면 안 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중략) 하루하루 고달픔을 일용할 양식처럼 겪으며 살아가야 하는 삶 속에서 또 하루가 저무는 걸 바라보다 화자는 이런 소원을 품어본다. 황혼으로 붉게 물든 허공을 가득 채우고 있는 시인의 ‘소망적 사고’는 아픔과 외로움과 배고픔을 함께 나누며 하나 되는 공동체, 선한 마음이 허공을 가득 채우는 마을공동체를 꿈꾼다. 이런 공동체는 시인의 소망 속에만 존재하는 마을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꿈을 꾸는 이가 시인이다. 이런 소망을 품고 살고 있기 때문에 시인인 것이다. 그녀가 꿈꾸는 마을에 가서 살고 싶지 않은 이 누가 있으랴” ― 도종환(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