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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명,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
2. 빈민가로 떨어지다 3. 오렌지 행상 4. 운명의 정점 5. 생애 첫 휴가 6. 자살을 결심하다 7. 노동자의 죽음 그리고 방랑자의 탄생 8. 희망이 아닌 용기 9. 샌디에이고로 가는 길 10. 적응 불능자들 11. 엘센트로의 임시수용소 12. 주인과 개의 관계 13. 자두 농장의 이탈리아인들 14. 스털턴 교수와의 만남 15. 몽테뉴와 마리오 16. 게으른 건달 조니 이야기 17. 버클리에서의 만남 18. 헬렌과의 나날들 19. 앤슬리 20. 스톡턴에서 트레이시로 21. 술고래 양치기 애브너 22. 농장주 쿤제의 유언 23. 역사에 대해서 24. 돈에 관한 단상 25. 떠돌이 노동자에서 부두노동자로 26. 행복의 순간 27. 용서한다는 것 부록 About Eric Hoffer |
Eric Hoffer
에릭 호퍼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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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우리들의 정신 구조와 생존 방식 사이에 연관 관계가 있는 것 같았다. 우리 대부분은 적응 불능자였다. 우리가 안정적 직업을 접한다는 것은 서로 충돌하는 것을 의미할 뿐이었다. 일부는 장애인이 되었고, 일부는 겁에 질려 달아났고, 일부는 술에 빠졌다. 확인된 알코올 중독자만도 60명에 달했다. 우리는 불가피하게 저항이 가장 적은 쪽, 곧 길 위에 떠도는 쪽을 택하기 마련이었다. 우리는 질서잡힌 사회의 하수구 속에 놓여 있었다. 정상적이고 안정된 것의 반열에 발을 들여놓을 수가 없어, 현재의 생존 방식과 같은 수렁으로 빠져든 것이었다. 그러나 세상에는 구미가 당길 만한 일거리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맛을 알면 우리도 거기에 매달리고 불안정한 생활을 영원히 청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p.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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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를 개척하고, 새로운 것을 기도하고,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 내는 것은 패배자들인 경우가 많다.」
에릭 호퍼 자서전에서 볼 수 있듯이, 호퍼는 엘센트로의 떠돌이 노동자 임시수용소 생활 중 떠돌이와 개척자 사이의 친족적 유사성과 약자의 특이한 역할에 대해 사색했고, 훗날 이런 아포리즘으로 결론지었다. 1951년 에릭 호퍼의 첫 저서 『맹신자들(The True Believer : Thoughts on the Nature of Mass Movements)』이 나왔을 때 유럽의 인문학적 전통에서 보자면 프롤레타리아 철학자의 출현을 기대할 만했다. 그러나 세계를 거의 파괴할 뻔했던 광란의 숨은 원인들을 조명하는 호퍼의 통찰은 떠돌이 노동자다운 민간의 예지에서 시작된다. 대중운동의 맹신자는 죄의식, 실패, 자기혐오에 사로잡힌 좌절한 자로, 미래의 어떤 목표를 지향하는 동기에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묻어버리게 된다. 자신의 무의미한 생에 의미를 부여해 줄 것으로 여겨지는 운동에 열광적으로 투신하는 것이다. 호퍼의 저술들은 그런 좌절한 이들에 관한 심리학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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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국의 사회철학자 에릭 호퍼가 쓴 자서전이다.
에릭 호퍼는 미국에서 ‘독학한 부두노동자 - 철학자’, ‘사회철학자’, ‘프롤레타리아 철학자’ 등으로 불리며 1960년대부터 30여 년간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나는 삶을 관광객처럼 살아왔다”라는 자신의 말처럼 평생을 떠돌이 노동자 생활로 일관하며, 정규 교육을 받지 않고, 항상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 몸을 둔 채 독서와 사색만으로 독자적인 사상을 구축해 세계적인 사상가의 반열에 올랐다. “철학자들의 의도는 무엇이 옳은지를 사람들의 코 밑에 가져다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 호퍼는 그의 저서들을 통해 인간과 세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 주고 있다. 얼음처럼 찬 위트와 아포리즘으로 표현되는 그의 독자적인 사상은, 이 책에 소개된 그의 반생애에 걸친 경험이 근간이 된 것이다. 제도권 안에서만 교육이 이루어지고 학력이라는 잣대만으로 한 개인의 지성이 인정되는 우리 사회에서, 에릭 호퍼의 떠돌이 노동자로서의 삶과 광적인 독서량 그리고 깊은 사색을 통해 얻어진 인간의 삶에 대한 통찰과 냉철한 현실 인식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그가 남긴 유일한 자서전인 이 책은 그가 떠돌이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부두노동자로 정주한 40세까지의 인생을 만년에 써서 기록한 것이다. 총 27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문장력이 뛰어나 생전에 소설을 썼어도 좋았을 것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유년 혹은 청년 시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을 했다는 기존의 자서전을 기대한다면 이 책은 다소 실망감을 안겨줄 지도 모르겠다. 8년간의 실명 상태와 어머니, 아버지의 죽음, 방랑, 자살미수 등의 그의 생활. 그의 삶의 궤적은 참으로 파란만장하다. 보통이라면 그 뒤에는 ‘피나는 노력으로 사업을 시작하여 성공했다’라든가 ‘유명한 작가가 되었다’라는 스토리가 이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호퍼의 인생은 그런 형편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는 65세까지 계속 떠돌이 노동자, 부두노동자로 있었던 것이다. 이 자서전에는 사회적인 잣대로 소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캘리포니아대학의 교수가 된 일, 미국의 사회철학자로 이름을 날리게 된 일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다만, 독서에의 몰두와 깊은 사색, 떠돌이 노동자 생활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며 느끼고 겪었던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자서전에 소개된 27개의 에피소드는 그냥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 같다. 그러나 그 재미있고 묘한 이야기를 따라 읽어가다 보면, 그 에피소드들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그의 사상이나 그의 삶의 자세, 그의 사색과 깊게 연결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게 된다. 그는 진실로 사색하기를 즐긴 진정한 철학자였다. 애지중지하던 책을 화물 열차 밖으로 던져 버린 에피소드며, 사랑하던 헬렌을 떠난 에피소드는 사색하기를 무엇보다 우위에 둔 그의 생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그러나 이 책을 무엇보다 인상 깊게 하고 특별하게 하는 것은 호퍼가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보다도 방랑과 노동의 일상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사이에 일어나는 사건, 그 묘사의 산뜻함이다. 호퍼는 떠돌이 노동자나 방랑자들에게 섬세한 시선을 보내고, 그들의 삶의 음영을 훌륭하게 드러내고 있다. 거리에서, 달리는 화물차 위에서 하루의 품삯을 쫓아다니는 군상들의 갖가지 사건들이 가슴에 와 닿는 것은 그것이 인간과 세계를 비춰 주는 거울이 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