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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장 내 자리는 있을까 당신을 사랑합니다 흙수저 빙고 게임 고용 없는 하청 사회 저항하는 사람들 2장 민주주의 시대를 살고 있는가 악은 평범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다 사람에서 노예로 후진하는 하청 사회 민주주의인 듯 아닌 듯, 포스트 민주주의 광장의 경험, 새로운 민주주의 3장 민주화 세대를 말한다면 와서 모여 함께 저항의 삶을 선택하다 깃발, 대자보, 유인물 세대를 아우른 반란의 축제 4장 희망은 언제 사라졌나 희망을 말하고, 이루었던 시절 항상 IMF 같아요 깊어지는 양극화 정부, ‘제도화된 멍청이’ 5장 비정규직에게 87 민주화란 할 만큼 했다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 87 민주화의 그림자 헌법에서 노동삼권을 빼라니 희망의 주문을 왼다 6장 정치야, 뭐하니 정의로운 길 어떤 정치인으로 살까 세월호 참사와 정치 인지도 0.1퍼센트 필리버스터, 국민과 소통하다 7장 알바가 시민이 될 수 있을까 배달 알바 김 군의 산재 시민을 만드는 국민기본선 8장 광장의 촛불을 일상의 촛불로 온갖 단체가 많지만 지구당은 없습니다 지구당과 시민이 사라진 지역정치 일상 정치의 복원 맺음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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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이 지옥일지라도,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게 되더라도, 여러분의 시대는 온다. 겨울이 봄의 씨앗을 품고 있듯, 꽁꽁 언 강 저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물이 흐르고 있듯 그렇게 여러분의 시대는 온다. 이것은 당위나 신념을 말하는 게 아니다. 위안도 아니다. 우리의 역사가, 시민의 작은 행동이 기적처럼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낸 기록들이 그렇게 말한다. 우리는 이미 응답했다 --- p.9
지난 20년간 한국은 나라 전체가 거대한 ‘하청 사회’로 바뀌었다. 끊임없이 쓸모 있음을 입증해야 하는 가혹한 경쟁 과정에서 저성과자나 능력 부족이라고 낙인찍힌 사람들은 비정규직, 하청, 영세 자영업자로 전락했다. 기업들은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주기적으로 일정 비율의 사람들에게 쓸모없음 딱지를 붙여 구조 조정하는 관행을 정착시켰다. 그 결과 청년들은 아예 경쟁의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하청 노동자, 알바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다.--- p.31 하청 사회는 자유로운 인간으로부터 노동하는 인간을 분리해내고, 정치적 행위를 하는 시민으로부터 먹고사는 행위를 분리해낸다. 마치 육체로부터 영혼을 분리하듯이 생각과 판단과 행위 능력을 사람에게서 거세한다. 이처럼 영혼도 꿈도 갖지 못한 채 오직 먹고살기 위한 생존의 본능만 가득한 인간은 사실상 좀비와 마찬가지이다. --- p.60 민주화 세대가 이름 없는 대중으로서 자신들의 시대와 정면으로 부딪혔다면 지금의 청년 세대는 당당하게 자기 이름을 내걸고 시대의 과제 앞에 서 있다. 여러분이 포기하지 않으면 벽은 결국 무너지고 시대는 바뀐다. 희망 대신 절망부터 알아버린 청년 세대가 민주화 세대보다 더 어려울 수는 있지만, 세대를 넘어 우리가 함께 하기 때문에 여러분이 이긴다. 여러분이 이겨야 미래가 온다. --- p.106 이 때문에 민주 정부 10년 역시 한국 사회의 극심한 불평등, 하청 사회와 포스트 민주주의로의 이행과 무관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있다. 이런 평가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IMF 이후 유일한 승자는 재벌 대기업과 소수 기득권층이다. 국민은 IMF 이전의 그 찬란했던 희망의 꿈을 아련한 추억으로만 간직한 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 p.130 하청 상태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노동자의 소득은 줄어들고 기업의 이익은 늘어난다. 인건비가 줄어드는 만큼, 직접고용을 하지 않는 만큼 기업은 돈을 쌓아간다. 기업 경쟁력이라는 그럴 듯한 말로 아웃소싱이라는 대세가 만들어졌다. 파견과 도급이 대세가 된 이 시대, 이 역사는 87년 민주화와 어떤 연관이 있는가. 그 많은 사람이 정녕 이러려고 민주화에 나섰던 건가. --- p.156 그렇게 시민들은 필리버스터를 거대한 소통의 플랫폼으로 바꾸었다. 이 플랫폼은 필리버스터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고 서로가 서로에게 건넨 말 한 마디, 글 한 줄이 이 플랫폼을 가득 채워 총선 승리로까지 이어졌다. --- p.201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인권과 인간 존엄성의 보호가 민주공화국의 핵심 가치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세금도 내고 함께 살면서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보호받는 게 시민의 권리이고 보호하는 게 정부의 의무이다. 이것이 우리가 독재나 노예제 사회가 아닌 민주공화국을 지지하는 이유이다. --- p.209 정치가 시민의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우리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정치 불신은 정치의 사망 선고이며 정치의 사망 선고는 기득권 세력에게만 유리하다. 광장의 촛불 덕에 정치 불신이 많이 줄어든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정치는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이것이 권력의 주인인 시민에 대한 정치의 예의이다. --- p.2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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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사라진 하청 사회
그러나 희망은 아직 여린 싹이다. 노동하는 인간인 동시에 자유로운 인간으로 존재해야 시민이라 부를 수 있다. 그러나 하청 사회는 자유로운 인간으로부터 노동하는 인간을 분리해낸다. 주인이어야 할 시민이 스스로 말하고 생각하고 판단할 능력을 박탈당하는, 선거라는 형식적 절차는 존재하지만 내용은 점점 후퇴하는 포스트 민주주의가 한국을 지배하고 있다. 야당이 정권을 잡는다 해도 세상은 순식간에 바뀌지 않을 것이다. 다만 새로운 제도와 정책을 시작해볼 수 있는 틈새와 여지가 생길 뿐이다. 시민은 충분히 싸웠다. 이제 정치가 싸워야 한다. 촛불에 진 빚을 갚을 수 있도록. 은수미는 정치가 대단하고 거창한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다만 종이에 쓰인 글자에 불과한 헌법 정신을 삶의 규칙으로 만들고 사람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에서 출발하자고 말한다. 광장의 촛불을 일상에서 밝힐 수 있도록 끊임없이 모이고, 노조를 만들어 행동하고, 작은 독서회에서 토론하고, 포스트잇을 붙이며 시민의 정치가 제도 정치와 결합함으로써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을 만드는 국민기본선 사람은 밥만으로 사는 존재가 아니다. 일터와 강의실, 광장 등에서 자기 존재를 주장하는 사람을 우리는 시민이라 부른다. 자유와 정의와 평등과 인권, 이것들은 사람이 시민으로 살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먹고사는 것조차 어려운 사람은 시민으로서 생각하고 참여할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없다는 점에서, 극단적으로 말해 노예나 동물과 큰 차이가 없다. 이런 이유로 이미 헌법에서는 최소한의 국민기본선을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1일 8시간 1주 5일만 일하고,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최저임금은 넘겨서 받고, 일하지 못할 사정이 생기면 최저임금의 80퍼센트를 평균 6개월 정도 받고,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률이 열 배쯤 오르고,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것. 이런 것들은 입법 통과 없이도 어느 정도 이룰 수 있다. 여기에 주거, 교육, 복지의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는 정책을 결합시켜서 국민기본선의 10가지 기준을 설정하고 집행하면 알바가 시민이 될 수 있다. 필리버스터의 그녀 지난 해 2월 테러방지법 반대를 위한 10시간 18분의 필리버스터로 은수미는 청년들의 벗이 되었다. 이 책에서는 청년 시절의 은수미도 만날 수 있다.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이야기에서부터 노동 전문가가 되기까지의 과정, 정치에 뛰어들게 된 이유와 정치인으로서의 고민과 좌절, 그리고 풀지 못한 숙제까지 솔직히 털어놓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부모 세대보다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청년 세대에게 보내는 민주화 세대의 사과와 위로로 읽히기도 한다. 가시밭길을 헤치며 살아온 ‘선배’ 은수미의 응원에 힘입어 함께 희망을 마중하러 가보자. 꿈이 ‘정규직’인 불평등 사회에서 우리의 시대는 오는가. 저 높은 벽을 부수고 자유와 평등의 창공을 향해 날아오를 수 있는가. 이렇게 묻다 잠든 피곤한 어깨들을 토닥이며 자장가처럼 들려주고 싶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왕자와 공주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렇게 끝이 날 것이다. “기득권은 그냥 무너지지 않습니다. 기득권은 빼앗는 것이며 쟁취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인류의 역사입니다.” (11p 머리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