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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창조적 이데의 수정자
2. 나와 혜린과의 만남 3. 수수께끼의 죽음 4. 안개 속의 인물 장 아제베도 5. 아스팔트 킨트 6. 사랑과 인식의 출발 7. 온갖 것에 뿌리에까지 8. 도착된 향수 9. 몇 번이라도 좋다. 이 끔찍한 생이여, 다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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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알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자살을 주장했고 오늘날까지도 그렇게 믿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주장은 타당한 근거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또 한편 상당한 사람들이 이와는 반대되는 견해를 나타냈고 그들의 생각 또한 충분한 근거를 갖고 있다.
한 사람에게 있어 자살의 가능성과 실제로 그걸 결행하는 것은 완전히 별문제이다. 혜린의 인생관이나 그 당시 그녀가 처해 있던 상황으로 미루어볼 때 물론 그녀가 자살했으리란 추정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설사 99%의 가능성이 있었다 해도 나머지 1%의 유예가 있는 법이고 실상 우리를 삶에 붙들어놓는 것도 다름아닌 바로 이 1%란 유예라고 생각한다면 한 사람의 의문의 죽음에 대해 간단히 자살이다. 아니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혜린의 자살설을 믿는 사람들은 바로 위의 99%에 근거를 두고 있고 그걸 부정하는 사람들은 나머지 1%를 토대로 해서 반대설을 추정하는 게 아닐까. 혜린의 사망 원인은 공식적으로는 '수면제 과용'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설사 그녀가 치사량을 훨씬 초과한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했음이 밝혀졌다 해도 그것만으로는 전혀 자살로 단정할 이유가 못 된다. 그녀가 스스로의 죽음을 밝혀놓은 유서를 남겨놓지 않은 이상 과연 수면제를 복용했을 그 순간 '죽기 위해서'그걸 삼켰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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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뒤 뮌헨에서 그녀가 대학 진학에 임한 동생에게 충고를 하면서 "누구나 자기 이외에는 자기를 선택할 수 없다. 부모의 명령이나 강제는 단식이나 출가로써라도 반항해야 한다. 결코 굽혀서는 안 된다"라고 강경하게 주장했던 걸 보면 자신은 할 수 없었던 일을 대신 동생이 성취해줌으로써 일종의 심리적인 보상을 기대하는 욕구가 의식 밑바닥에 깔려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자신의 선택과는 관계없이 부친에게 복종한다는 심경으로 입학한 법과대학에서 그녀가 권태를 느꼈음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녀는 법학에 대한 반감을 반추하는 데 대학생활을 보냈다. 자신의 재능은 다른 데 있는 것이라 느끼며 문리대에 가서 오든이나 엘리엇 같은 시인에 관한 강의를 도강하는 것에 그나마 위안을 얻고 있었다. --- pp.190-1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