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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도깨비에게 먹힌 남자
1장. 나는 죽었다고 말하는 남자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 사람은 누구인가? 2장. 누가 ‘나’의 이야기를 방해하는가 기억과 인간, 이야기... 그 비밀을 풀어나가다 3장. 한쪽 다리를 버리고 싶었던 남자 ‘내 몸’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의 현실적 기반은 무엇인가? 4장. 내가 여기에 있다고 말해줘 내가 한 일이 내가 한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면 5장. 마치 꿈속인 듯 살아가는 사람들 자아가 만들어질 때 정서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6장. 자아의 걸음마가 멈췄을 때 자폐증이 ‘발달하는 자아’에 관해 말해주는 것 7장. 내 곁에 또 다른 내가 있다면 유체이탈, 도플갱어, 그리고 최소한의 자아 8장. 지금 여기,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황홀경 간질과 무한한 자아 에필로그 아무데도 없고 어디에나 있는 ‘나’ 옮긴이 후기 철학이 묻고 뇌과학이 답하다 |
Anil Ananthaswamy
아닐 아난타스와미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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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르증후군 역시 수수께끼다. 메칭거는 코타르증후군으로 고통받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려면 철학자들이 말하는 이른바 장애의 ‘현상학phenomenology’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환자들은 그저 자신이 죽었다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진술합니다.” 명백히 살아 있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이 논리적으로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이것은 분명 코타르증후군 현상학의 일부다.
(중략) 데카르트의 이름을 딴 대학에서 쥘 코타르를 연구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코타르의 이름을 딴 이 망상은 과연 데카르트의 사상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코타르증후군 환자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할까? --- 「1장. 나는 죽었다고 말하는 남자」중에서 요양원은 뒷마당에 나무가 가득하고 앞으로는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곳에 있었다. 앨런은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멀리까지 운전해오면서 미카엘레가 앨런에게 물었다. “거기서 지내는 거 괜찮을까?” 놀랍게도 앨런은 이렇게 답했다. “좋을 것 같아. 좋을 거야.” 대답을 너무 분명하게 해서 미카엘레는 곧바로 죄책감을 느꼈다. “오, 앨런, 나는 끔찍해. 당신이 정말 그리울 거야. 이런 결정 내리는 거 정말 힘들어. 하지만 나 혼자 당신을 돌보는 것이 이제는 불가능해.” 미카엘레가 이렇게 말하자 앨런은 대답했다. “괜찮아. 무슨 일이 일어나든 우리는 항상 함께일 거야.” “그 말에 나는 정말 놀랐어요. 나와 소통하는 능력이 너무나 또렷해서 경이로웠죠. 그는 곧 다시 조용해졌어요. 하지만 나는 그날 그가 나와 아주 가까이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앨런은 요양원에서 2주를 보낸 뒤 세상을 떠났다 --- 「2장. 누가 ‘나’의 이야기를 방해하는가」중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패트릭은 다리에 대한 생각 때문에 힘들었다. “어떻게 이 다리를 없애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할 수 있지? 다리를 없애다가 죽고 싶진 않아.” 절단된 사람의 사진뿐 아니라 더 나쁘게는 길거리에서 절단된 사람을 봐도 감정이 슬슬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냥 미치겠더라고요. 한번 보면 며칠 동안 어떻게 하면 내 다리를 없앨 수 있을까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어요.” 그는 불안을 못 이겨 신과 흥정했고 악마와 협정을 맺었다. “내 다리를 가져가서 누군가를 구해주세요.” 그는 애원했다. 그렇게 45년 동안을 고통받았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었다. (중략) 마침내 그들은 만났다. 그 워너비는 패트릭에게 절단을 갈구하는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해주었다. 패트릭은 구원받은 느낌이었다. “오 세상에,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군. 나는 미친 게 아니었어.” --- 「3장. 한쪽 다리를 버리고 싶었던 남자」중에서 앨리슨 고프닉과 동료들은 정상 발달을 보이는 아이들을 연구해, 마음이론과 ‘잘못된 믿음’ 테스트가 자아인식의 정수에 관해 무엇인가 더 말해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나의 마음을 아는 능력이 타인의 마음을 아는 능력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중략)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과 과거에 내 마음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알아차리는 능력 모두 세 살에서 다섯 살 사이에 발달한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아이들이 다른 사람에 관해 말하는 것과 과거의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 사이에는 아주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어요.” 고프닉은 나에게 말했다. --- 「6장. 자아의 걸음마가 멈췄을 때」중에서 뇌에 관해 우리가 알게 된 것들의 대부분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뇌를 활성화시키도록 허락한 용기 있는 환자들로부터 왔다. 블랑케는 우뇌의 각회angular gyrus에 놓인 전극 하나를 자극했을 때 환자가 이상한 느낌들을 보고하는 것에 주목했다. 자극전류가 낮았을 때 그녀는 “침대 속으로 가라앉는”다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고 보고했다. 블랑케 연구팀이 전류를 높이자 그녀는 유체이탈을 경험했다. “침대에 누워 있는 나를 그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어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각회는 전정피질vestibular cortex(우리 몸의 자세와 균형감에 관여하는 전정계로부터 입력신호를 수용한다) 가까이에 있다. 블랑케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전기자극이 촉각과 전정신호 같은 다양한 감각의 통합을 방해하고 있었고, 이것이 유체이탈을 일으켰다고 결론지었다. --- 「7장. 내 곁에 또 다른 내가 있다면」중에서 “내게 가장 큰 의문은 이것입니다. 이인증을 장애로 볼 것인가, 아니면 달라진 마음 상태로 볼 것인가, 일종의 깨달음의 여정이 시작되는 것으로 볼 것인가? 마침내 나는 단순히 인식에 일어난 변화로 바라보게 됐어요. 세상에 대한 관점이 바뀐 것이죠. 자아라는 것이 모든 존재에 비해 얼마나 덧없고 작은 것인지 깨달았어요.” 물론, 아부걸이 하고 있는 작업이 가능하려면 어느 정도의 인지적 능력이 있어야만 한다. 심각한 조현병이나 자폐증, 코타르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은 불행하게도 자신의 현상적 자아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중략) 하지만 조현병, 이인증, 어쩌면 BIID까지 이 증상을 경미하게 겪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자아의 본질에 관한 통찰을 얻음으로써 치료적 도움을 얻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통찰로부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은 자아에 관한 병을 갖고 있는 사람만은 아니다. --- 「에필로그. 아무데도 없고 어디에나 있는 ‘나’」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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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신경과학이 대답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 ―
‘자아는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답하는 책” _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이 책에 등장하는 독특한 증세에 시달리는 환자들은 모두 영화 속 주인공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자아’가 뒤틀리거나 왜곡돼 생경한 증세를 앓는 이들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이들의 뇌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과학 저널리스트 아닐 아난타스와미는 코타르증후군, 신체통합정체성장애, 황홀경 간질 등 독특한 정신질환의 증상들을 통해 자아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21세기 신경과학이 대답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자아는 어떻게 형성되는가?’라는 질문이다. 이 책은 정신의학적 통찰을 통해 자아의 본질에 대한 그 해답을 흥미롭게 탐구한다. 우리는 인생의 화두인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는가?’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것이다. 알츠하이머·코타르증후군·조현병·이인증·자폐스펙트럼장애… 뇌과학으로 들여다본 이상하고 놀라운 ‘자아’의 세계 이 책에는 인간의 ‘자아’와 ‘자기감’이 지닌 놀라운 힘과 더불어 그것의 그림자를 보여주는 최근 신경과학계의 발견이 한가득 담겨 있다. 여기서 ‘그림자’란 코타르증후군, 자폐스펙트럼장애, 조현병, 이인증, 알츠하이머, 황홀경 발작, 유체이탈 등 극적이고도 심각한 정신병리로 인해 ‘자아’와 ‘자기감’에 왜곡이 생겼음을 의미하는 표현이다. 보통 사람들이 겪는 일상과는 전혀 다른, 상상도 할 수 없는 자아 인식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기이하고 흥미롭지만 한편으로는 으스스하고, 가끔은 말 못할 고통의 흔적이 느껴지기도 한다. 기이한 질병과 증상을 겪어온 사람들과 면밀하게 나눈 인터뷰를 읽다 보면 우리가 ‘내가 누구인지’ 생각하는 방식은 관점부터 뒤바뀔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흔히 ‘나 자신’이나 ‘내 것이라고 여기는 것’ 가운데 일부를 잃었다. 누군가는 다리를 잘라야만 했고, 누구는 생생한 감정을, 또는 일생의 이야기를 잃었으며, 또 누군가는 자신을 잃고 우주와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남은 것’을 들여다보는 순간 우리는 놀라운, 때로는 가슴을 저미는 통찰을 얻는다. “그 남자는 더 이상 그곳에 없었다” 뇌과학이 ‘자아’의 경계에서 보내온 8가지 이야기 “나는 죽었어요.”라고 말하는 당신은 누구인가? _코타르증후군 이야기를 더 이상 만들어내지 못하는 ‘자기’ _알츠하이머병 한쪽 다리를 버리고 싶었던 남자 _신체통합정체성장애 “내가 지금 여기 있는 게 맞나요?” _조현병 “꿈속 같았어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꿈.” _이인증 ‘자기’의 발달이 멈춘 사람들 _자폐스펙트럼장애 “내 옆에서 내가 운전을 하고 있었어요.” _유체이탈 경험 ‘지금 여기에’ 어느 누구도 아닌 채로 머물다 _황홀경 간질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과학과 철학의 경계에서 시작된 가장 도발적인 탐사 21세기의 인류가 얼마나 정밀하게 자아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을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르네 데카르트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알츠하이머에 대한 최근의 연구 덕분에, 우리가 과거를 기억할 때 사용하는 뇌 부위를 미래에 대해 상상할 때에도 쓴다는 사실과, 기억이 우리의 서사적 자아를 만드는 과정이 명확히 밝혀졌다. 그런가 하면 코타르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자신이 ‘이미’ 죽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의미로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셈이다. 대체 누가, 또는 무엇이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 또한 신경과학은 특정 뇌 영역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자아가 자신의 몸과 도플갱어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거나, 몸에서 완전히 분리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규명해냈다. 그러면 뇌 또는 정신 또는 신체 어딘가에 자아라는 게 실제로 자리하고 있기는 할까? 다양한 정신병리의 ‘현상학’(과연 ‘나’를 잃은 사람들은 이 세상과 자기 자신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고 무엇을 경험할까?)을 비롯해 심리학과 신경과학의 연구결과들을 한데 모아가면, 우리는 어느새 ‘자아는 우리 두뇌 속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며 동시에 모든 곳에 존재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철학과 과학이 다른 것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음을, 아난타스와미는 이 책을 통해 멋들어지게 밝힌다. “올리버 색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난타스와미의 이 책에도 푹 빠질 것이다.” _《라이브러리 저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