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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5 책머리에
013 다시, 무엇을 할 것인가? 023 멎어 버린 시계, 중지된 말 040 절망의 봄, 공감의 노래―세월호 이후의 시 063 현실 접속의 실재와 증언문학의 가능성―세월호 참사 이후의 시적 실천을 중심으로 083 시도하라! 실패하라!! 다시 실패하라!!! 098 다시, ‘혁명’을 노래하는 시절 120 모국어의 실험과 새로운 전통 수립의 가능성―한국(적인) 시, 가능한가? 132 우리는 무엇을 뒤섞고 싶었을까―2000년대 시와 혼종성에 관한 단상 146 목소리들의 세계사 162 사랑, 그 위험한 열도 185 우리는 아직 진행 중 203 외로운 영혼들이 소통하는 법―시와 소통의 문제 218 리얼리즘 시의 새로운 가능성 234 오늘, 그리고 내일의 서정 253 ‘전위’와 ‘감각’이라는 쟁점이 남긴 것들 268 시의 기원을 둘러싼 풍경들 283 시의 숙명, 혹은 필연 295 구름과 바람과 달의 노래 312 대지의 생산성과 가이아의 딸들 346 알레고리의 확장과 반시(反詩)의 미학 371 저 머나먼 허공에서 오는 것들 391 오늘의 노래 409 ‘나’를 구성하는 감각의 이동 422 부서진 파편들이 빛날 때 436 이 느낌을 무엇이라 부를까 453 인지시학적 독법의 새로운 가능성?진은영의 ?있다?를 중심으로 462 네버랜드의 앨리스들 485 호명되는 소수자들―1990년대 이후 시에 나타난 문화 현상 및 인식에 관한 소론 505 유동하는 주체들 519 그로테스크, 잔혹 웃음의 미학 532 저 너머와 헛것들 541 부유하는 삶, 떠도는 사람들 574 바짓단에 걸린 가족 590 정오의 그림자들 600 사라짐, 저 두려운 매혹에 대하여 611 상처, 그 아린 흔적에 대하여 621 경계에 선 시인들 631 최근 시단의 풍경과 모색―2000년대 하반기의 시단을 중심으로 641 이후의 풍경 651 곤경을 넘어 애도에 이르기까지 668 누가 미래를 말할 수 있는가 685 발표 지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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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서 2016년 사이에 발표한 글들 중 우리 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발언한 글들을 추려 네 번째 평론집을 묶는다. 비평가로서의 관점과 색깔을 보여 줄 수 있는 글들과 비교적 자유롭게 쓴 글들을 주로 묶었다. 몇 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2008년 가을 흑석동에 새로운 둥지를 튼 이후에 쓴 글들이다.
비평이라는 글쓰기는 내게 절박한 존재 증명 같은 것이었다. 학술적 연구로는 해소되지 않는 글쓰기 욕망을 풀 수 있는, 바깥으로 난 창 같은 것이기도 했다. 비평이라는 글쓰기를 통해 나는 숨을 쉴 수 있었고 살아 숨 쉬는 문학 가까이 있을 수 있었다. 이제 이십대 적 나와 문우들을 떠올리게 하는 오늘의 청춘들과 만나며 시가, 비평이 지금의 내게 어떤 의미인지 가끔 묻곤 한다. 어느새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고 삶의 몇 고비를 넘었다. 그사이 세상은 점점 더 나빠지는 방향으로 후퇴해 왔다. 몇몇 고비들을 넘으며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노력해 왔지만 여전히 이해할 수 없거나 용납할 수 없는 일들이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고 마음을 다스리기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역사는 두 번 반복된다고 했던가.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희극으로. 이십대를 다시 살아 볼 기회를 내게 주려는 것일까. 사춘기를 다시 앓는 사람처럼 여전히 나는 들끓고 있는 것도 같다.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면 살아온 대로 길을 내고, 살아온 대로 죽어 가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의 한 걸음에 충실한 것이야말로 비평가로서 내가 지킬 수 있는 덕목이 아닐까 한다. 원고를 추리고 정리하며 2008년 이후 내가 살아온 자취를 더듬어 본다. 몰래 꾸었던 꿈도, 잊어버렸던 기억도 원고의 갈피갈피에서 부스스 일어나 눈뜬다. 시를 읽으며 그 속으로 도망치고 싶었던 순간, 부끄럽고 아팠던 순간이 묵혀 두었던 원고 더미에서 눈을 뜬다. 서 있는 자리가 달라지면 풍경도 달라진다고 했던가. 마흔 넘어, 새 둥지를 튼 이후 쓴 이 원고들을 들여다보는 것이 한동안 두려웠다. 나의 민낯을 마주하는 것 같아서. 아니, 절박함에 기대 써 왔던 내 글들이 이제 어떤 힘으로 써질지 두려웠던 것일 게다. 지금 와서 고백하자면 또 다른 절박함이 있었던 것 같다. 시를 읽고 글을 쓰는 기쁨. 힘들다 투정하면서도 놓아 버릴 수 없었던 그 기쁨을 잃어버릴까 봐 나는 또 조바심을 내고 있었던 것 같다. 그 조바심이 읽혀서 부끄럽고 쑥스럽기도 하지만 그것 또한 나라는 생각에 용기를 내 본다. 개인 사정으로 인해 일 년 가까이 공백이 있긴 했지만 이만하면 쉬지 않고 꾸준히 우리 시에 대한 글을 써 온 것 같다. 이 비평집에 실린 글들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문학의 장 안에서 ‘미래파’ 이후의 우리 시에 대해 전망하고 모색한 글들. 그리고 2009년의 용산 참사, 고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2013년 체제, 2014년 세월호 참사, 2016년 불어닥친 희유의 사태와 촛불의 새 바람 등 우리 사회를 강타한 바깥의 사건에 추동되거나 대응하면서 펼쳐진 우리 시의 새로운 가능성과 고투에 대한 기록들. 특히 2014년 이후에 쓴 글들은 망각과 싸우며 오래 읽고 쓰고 행동하겠다는 ‘304 낭독회’에서의 다짐을 기억하며 쓴 글들이다. 이렇게 이 비평집은 ‘이후의 시’라는 이름을 얻었다. 나의 언어는 초라하고 부끄럽지만 이 땅에서 꿈틀거리며 움트고 있는 새로운 문학의 가능성에, 그 불가능성의 가능성에 기대어 읽고 쓰는 일을 계속하려 한다. 오늘도 바람이 분다. 2017년 봄의 문턱, 흑석동에서 저자 이경수 ---「책머리에」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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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한다는 것은 자신을 응시하는 일이다
이경수 평론가의 네 번째 비평집 『이후의 시』가 2017년 4월 16일, ‘(주)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에서 발간되었다. 이경수 평론가는 1968년 대전에서 태어났으며,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1999년 『문화일보』를 통해 문학평론가로 등단했다. 주요 저서로 『불온한 상상의 축제』 『한국 현대시와 반복의 미학』 『바벨의 후예들 폐허를 걷다』 『춤추는 그림자』 『다시 읽는 백석 시』(공저) 『이용악 전집』(공편저) 『최재서 평론 선집』(편저) 등이 있다. 제23회 김달진문학상, 제8회 애지문학상, 제17회 젊은평론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재직 중이다. 이경수 평론가는 학계에서뿐만 아니라 비평 현장에서도 성실하고 꼼꼼한 저자로 정평이 나 있다. 즉 누구보다 열심히 읽고 쓰는 연구자이자 평론가이다. 그런데 이경수 평론가의 성실함은 비단 읽고 쓰는 일의 정도를 뜻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이번에 펴낸 네 번째 비평집 『이후의 시』를 대강 훑어만 보아도 직감할 수 있는 일인데, 그녀는 지금-여기의 한국시와 한국문학, 한국 사회의 가장 첨예하고 고통스러운 지점에 언제나 주저 없이 마주 서 있고자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경수 평론가의 말을 옮겨 적자면 “이 비평집에 실린 글들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문학의 장 안에서 ‘미래파’ 이후의 우리 시에 대해 전망하고 모색한 글들. 그리고 2009년의 용산 참사, 고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2013년 체제, 2014년 세월호 참사, 2016년 불어닥친 희유의 사태와 촛불의 새 바람 등 우리 사회를 강타한 바깥의 사건에 추동되거나 대응하면서 펼쳐진 우리 시의 새로운 가능성과 고투에 대한 기록들. 특히 2014년 이후에 쓴 글들은 망각과 싸우며 오래 읽고 쓰고 행동하겠다는 ‘304 낭독회’에서의 다짐을 기억하며 쓴 글들이다. 이렇게 이 비평집은 ‘이후의 시’라는 이름을 얻었다.”(「책머리에」) 그러니까 이경수 평론가의 이번 비평집은 한마디로 전망과 모색을 위한 ‘망각과의 투쟁’이라고 이를 수 있다. 기억한다는 것, 그것은 “자신을 응시하는 일이기도 하다. 자신이 지나온 과거의 시간을 기억함으로써 자신을 돌아보는 일. 이것이야말로 시의 원천이자 출발이 아니겠는가.”(「누가 미래를 말할 수 있는가」 중에서.) 요컨대 『이후의 시』를 통해 이경수 평론가는 ‘기억’을 시의 원천이자 비평의 거듭되어야 할 심급으로, 새로운 미적 주체의 자기 기획의 방법론이자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미래의 꺼지지 않는 추동력으로 끌어올리고 입증하고 있다. 그 중심엔 물론 ‘세월호’가 있다. 『이후의 시』는 곧 ‘세월호’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기억이자 끝날 수 없는 애도인 셈이다. 애도는 어떤 의미에서건 언제나 불충분하며, 그러나 그러하기에 기필코 완결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후의 시』는 그 두께만큼이나 장중하고 유려한 비평집일 뿐만 아니라 ‘세월호’ 이후 한국시와 한국 사회가 이루어야 할 미적·정치사회적·시민적 윤리의 모델을 지면마다 기록해 둔 웅숭깊은 역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