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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는 막 먼동이 트기 시작해 어슴푸레한 하늘을 뚫어져라 바라보았습니다. 앞에는 현관으로 이어진 계단이 있었습니다. 사방의 다른 모든 것들은 나뭇잎과 굵직한 덩굴, 백 년동안의 여름에 피고 진 꽃잎들로 뒤뎦여 있었지요. 꽃들은 한창 피어났다가 자라난 그 자리에서 그대로 시든 탓에 이제는 나뭇가지마다 유령의 등불처럼 매달려 있었습니다.
플로리언 왕자는 계단을 올라가 손을 뻗어 문을 덮은 식물들을 헤쳤습니다. 왕자의 손이 닿자마자 식물들은 시커멓게 사그라들었고, 어디선가 불어 온 바람이 남은 재마저 휩쓸고 가버렸습니다. 처마에 둥지를 튼 검은 새들은 요란한 날갯짓 소리로 정적을 깨며 날아올라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