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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부 사진가의 노트 ― 사진이 남긴 기억과 철학 고통 받는 땅의 풍경으로 들어가다 사진가를 흥분시키는 것 교감을 통해 얻는 사진의 품격 셀카, 사진이 두 배는 즐거워진다 카메라와 캠코더 사이 수동 카메라, 그 불편함의 미학 사진에 관한 책, 사진을 위한 책 포토마추어의 힘 사진의 사회적 책임 2부 사서 고생하기 ― 라이카 M3의 여정, 제주도를 누비고 사진을 인화하기까지 3부 사진가가 사는 법 ― 카메라 렌즈 뒤편에서 찾은 12개의 Photo-sophy 핑크로 태어나 블루하게 살기 ― 윤정미 춤추는 사진가의 상상극장 ― 강영호 서귀포 연가를 들려줄게 ― 김옥선 미술과 사진의 이종격투기 ― 강홍구 사진, 네 멋대로 해라 ― 최원준 할렘가에 살던 아톰, 배부른 돼지를 거부하다 ― 변순철 싱글 여성 사진가는 무엇으로 사는가 ― 백지순 진보의 이름으로 사진을 찍다! ― 화덕헌 전쟁과 미군, 시대의 파편을 기록하는 사진가 ― 강용석 사진은 사진으로 말한다! ― 박종우 영화는 중독이다 ― 한세준 거리를 배회하는 사진가의 A to Z ― 조우혜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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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내게 무엇을 주었을까? 물론 밥벌이도 했고, 직업인으로서 명성도 가져다준 듯하다. 하지만 사진이 떠안긴 고통과 번민, 육체적인 학대 역시 만만치 않다. 그래서 5년마다 한 번씩 사진에 관해 회의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내게 밀려온 생각은, 강철 같은 의지로 사진을 찍은 루이스 하인의 말처럼 ‘내가 그 이야기를 몇 마디 말로 표현할 수 있었다면, 카메라를 애써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내게 사진은 언어 이상의 언어였다. 그리고 그 언어는 내가 세상을 이야기하는 힘이었다. 사람은 역시 밥만으로는 살 수 없다. --- p.6
수십 년 전, 장롱 안에 고이 간직하던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는 경우란 대부분 졸업식이나 소풍 때였다. 이때 찍은 사진들은 앨범에 고이 간직되고 있는데, 사진에 담긴 인물들은 세월이 흘러도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며 우리를 추억에 빠지게 한다. 발터 벤야민이나 수잔 손탁이 이야기하는 사진의 ‘아우라’가 형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진들이 ‘잘 찍혔는가?’는 다른 문제다. 우리 아버지들이 찍은 사진의 ‘나’는 늘 사진의 중앙에 서 있고 뭔가 어정쩡한 자세를 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진을 찍을 때면 프레임 안에서 어떻게 구도를 잡을지 고민한다. 그리고 사진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 p.38 사진은 분명히 예술이다. 예술에 다가가는 훈련과 대리 경험을 쌓기 위해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언뜻 보면 타당하다. 하지만 피카소가 회화 교본을 쌓아놓고 공부했다든지 말년에 ‘피카소처럼 그리기’ 따위의 책을 썼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그런데 카메라와 관련해서는 매뉴얼만 수두룩하게 출간되고 있다. 이 책들을 펴놓고 조금만 비교해보면 그 밥에 그 나물일 뿐 새로운 내용이 없다. 새로운 붓이 나왔다고 해서 붓의 제원과 기능으로 가득 채운 책이 그림을 그리는 데 꼭 필요한 건 아니다. ---p.69 진정한 포토마추어의 탄생이 한국에서는 디지털의 발전과 함께 왔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단순한 기록에서 예술까지 사진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아마추어의 몫이 커지는 현상은 음악이나 미술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지젤 프로인트가 지적한 것처럼 “사진의 가장 큰 특징은 사회의 모든 계층에게 똑같이 받아들여진다”는 점이다. 생산과 소비가 이렇게 민주적인 예술 장르는 또 없다. ---p.73 사회학자이던 루이스 하인은 대학에서 강의할 때 필요한 교재를 만들려고 사진을 찍었다. 뉴욕항 앞에 있는 엘리스 섬으로 들어오는 이민자들의 초라한 모습에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건설하느라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인 노동자들의 모습까지, 하인의 관심사는 도시의 최하층을 구성하는 사람들이었다. 그중에서도 루이스 하인의 대표작은 노동하는 아동들을 찍은 사진이다. 결국 하인이 찍은 사진은 미국 의회에서 아동노동법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 p.79 다시 사진의 사회적 책임 이야기로 돌아가자. 늘 기존의 미학에 대항하고 새로운 미학적 관점을 세우기 위해 아방가르드 구실을 해온 것이 사진이라면, 그 ‘반미학’의 현장으로 달려가는 건 이 시대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그 사진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기는 힘들다 해도 소통의 구실을 해야 한다. --- p.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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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찍은 사진’에서 ‘좋은 사진’으로 ‘레벨 업’ 하고 싶을 때!
오늘도 사진은 찍고 찍힌다. 사진을 취미 활동으로 삼는 인구가 1000만 명이 넘을 만큼, 사람들은 사진을 욕망하고 소비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사진을 더 잘 찍을까 하는 ‘기법’에 관한 책은 수없이 나왔지만, 정작 ‘어떤 사진을 찍어야 하는가’를 성찰하게 하는 책은 드물다. 그래서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상엽이 작정하고 덤벼 《사진가로 사는 법》을 펴냈다. 이 책은 ‘기술’보다 ‘마음’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카메라 기종이 어떻고, 렌즈가 어떻고, 노출이 어떻고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상엽은 사진을 통해 고민하고, 이야기를 건네고, 나 자신을 드러내며, 피사체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라고 말한다. 가끔은 기술적으로 화려하게 찍은 사진보다 서툴러도 가족의 어설픈 미소가 담긴 사진이 더 뭉클하게 와 닿지 않는가? 이창동의 영화 〈시〉에서 미자가 꽃과 나무 등 아름다운 자연을 향하던 시선을 힘겹게 돌려 자기가 처한 현실을 마주했듯이, 《사진가로 사는 법》도 단순히 좋은 광경을 향해 셔터를 누르는 데서 한 걸음 나아가 무엇을 렌즈에 담아야 하고, 사진이라는 매체가 어떤 구실을 하는지, 사진가로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사색하게 한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는 ‘사진가 이상엽의 리얼 포토 레시피’다. 사진을 끝없이 고민하고 탐구하는 것이 사진가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진정한 사진 기술이기 때문이다. 상상이 통통 튀고 열정이 꿈틀대는 사진가들의 맛깔나는 수다 속으로! 이상엽은 《프레시안》, 《한겨레》, 《중앙일보》 등 다양한 매체에 기고해온 다큐멘터리 사진가다. 10여 년간 아시아 곳곳을 누비며 여행 에세이 등 이미 많은 책을 펴냈고 DMZ나 4대강 문제 등 한국 사회의 깊숙한 곳까지 관심을 기울여온 이상엽이, 그동안 쌓인 사진 철학을 한 권으로 묶어냈다. 1부 ‘사진가의 노트’에서는 이상엽이 20년간 사진가로 살면서 빼곡히 적은 사진 노트를 들춰본다. 때로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나 필립 퍼키스 등의 명언을 빌려오고, 때로는 보들레르나 수잔 손탁 등에 얽힌 사진의 역사적인 일화를 끌어오면서 이상엽의 사진론은 더욱 풍성해진다. 또 한국의 ‘포토마추어’들이 지닌 역량이 얼마나 큰지, 사진 장르가 현대 사회에서 어떤 구실을 해야 하는지, 결국 사진을 찍는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고민을 안겨준다. 2부 ‘사서 고생하기’는 디카에 밀려 존재가 희미해진 필름 카메라에 관한 이야기다. 수동 카메라의 매력을 보여준 책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를 쓰기도 한 이상엽이 다시 필름 카메라를 집어들었다. 필름 카메라를 메고 제주도로 떠난 사진가의 발길을 한 걸음씩 뒤따르면서 보고 찍고 뽑는 과정을 즐기고 나면, 저도 모르게 필름 카메라를 향한 애정이 듬뿍 솟아난다. 독자들은 2부의 포토에세이를 통해 자신의 삶과 철학을 담아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3부 ‘사진가가 사는 법’은 김옥선, 강영호 등 12명의 사진가들이 무엇을 고민하며 사는지 들려준다. 순수 사진, 상업 사진, 보도 사진, 영화 스틸 사진 등 각기 다른 현장에서 활동하는 개성 넘치는 사진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자신은 어떤 사진가에 가까운지 퍼즐을 맞춰볼 수 있다. 또 카메라 렌즈 뒤편에 선 사람들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어떤 자세로 살아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책을 읽고 나면, 서로 다른 많은 사진가들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찍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민한다는 것’을. 사진가의 말말말 윤정미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 자체가 자기가 소유하고 싶은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사진은 그런 마음의 행위다.” 강영호 “영혼까지도 연출한다는 자신감으로 대상에게 밀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옥선 “하지만 역시 나는 사람이 있는 풍경이 좋다.” 강홍구 “다른 사진가들하고 내가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사진에 환상을 갖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원준 “다큐멘터리와 아트 사이에서 나만의 차별화된 작품을 만들고 싶다. 쉽게 끝낼 생각은 없다. 집요하게 긴 시간 동안 승부할 생각이다.” 변순철 “내게는 사진이 그 답을 줬다. 사람을 향한 믿음, 진정성이 있으면 통한다는 믿음 따위의 것 말이다.” 백지순 “그곳에 있었기 때문에 누구라도 찍을 수 있는 사진이 아니라 백지순이기 때문에 찍을 수 있는 사진, 그것을 원한다.” 화덕헌 “우리는 동시대를 밝은 눈으로 잘 담아내야 한다.” 강용석 “예술이 요구하는 모든 것은 이미 사진에 담겨 있다.” 박종우 “사진가의 변을 듣지 않아도 좋다고 느낄 수 있는 사진, 이런 사진이 좋은 사진이 아닐까 한다.” 한세준 “사진은 영화의 모티브를 제공한다.” 조우혜 “예술이냐 상업이냐 저널이냐 하는 것은 결국 대중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