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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나에게 장애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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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나에게 장애를 선물했다
휠체어를 타고 만난 세상, 내가 사랑한 사람들
박일원 글
여백미디어 200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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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이 책은 ‘쿠링가이에서’, ‘쿠카바라와 함께’, ‘스웨그맨이 되어’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정리되었다.

1. 쿠링가이에서
호주 쿠링가이(Kuringgai)에 속하는 타라마라는 시드니 중심부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으로 지은이는 이곳에서 8년이 넘는 이민생활을 해오고 있다.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이곳에는 아지와 도미가 손쉽게 잡히는 바다와 유칼리, 전나무 숲이 우거진 국립공원이 있다.
지은이는 그동안 쿠링가이에서 살아가며 사귀었던 자연만큼 순진하고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 장에 담았다.

2. 쿠카바라와 함께
쿠카바라(Kookaburra)는 호주에만 사는 물총새과의 새다. 비록 생긴 것은 아름답지 않더라도 거친 세상을 용감하게 살아가고 있는 새로, 많은 호주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여기에는 녹록지 않은 세상을 강한 의지로 살아가는 호주 장애인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3. 스웨그맨이 되어
스웨그맨(Swagman)은 호주 시골을 떠돌아다녔던 뜨내기다. 어느 날, 지은이도 스웨그맨이 되어 호주대륙을 횡단하게 되었다. 혼자서 인디언퍼시픽이라는 기차를 타고 한 호주 대륙횡단기. 종착역인 서부 호주의 퍼스까지 가면서 기차 안이나 길에서 만난 이들의 이야기와 호주라는 나라는 과연 어떤 나라인가를 역사, 문화적으로 들여다본 단상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짧지 않은 세월을 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느꼈던 감상과 경험이 서술돼 있다.

저자 소개

저자 박일원
1956년 평택 출생.
두 살 때 소아마비에 걸렸고, 초등학교까지 어머니의 등에 업혀 학교에 다녔다. 중학교 땐 동네 형과의 인연으로 3년 내내 형의 등을 빌려 통학한 것이 화제가 돼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하였다. 어머니의 지극 정성과 주위사람들의 사랑으로 용산고를 거쳐 한양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95년 가족과 함께 호주로 이민, 같은 해에 ‘오늘의 문학’에 수필로, 2000년에는 솟대문학에 단편소설 ‘웬즈데이 차일드’로 등단해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호주에서 살고 있으며, 장애인단체인 오지코 센터에서 일하면서 서울시정연구원, 장애복지신문사와 KBS 제1, 3라디오 등을 통해 글과 방송으로 호주 장애인계의 소식을 전한다. 그리고 그는 시드니올림픽이 열렸던 2000년에는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양을 시드니로 초청해 세 번의 연주회를 마련했고, NSW 주의회 연주를 성사시킴으로써 한국장애인의 예술적 재능을 호주에 알리는 역할도 했다.
호주기자협회(AJA, Australian Journalist Association)의 정회원으로 호주 장애인언론인 ‘링크’지에 기고를 하고 있으며, 많은 집필 활동으로 한국 장애인의 권리를 위해서도 활동하고 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9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26쪽 | 49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5804868

책 속으로

▶에피소드 1
(호주 대륙횡단을 마치고 돌아오는 중에)

비행기를 타고 반쯤 왔을 때다. 소변이 무척 마려웠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 방심한 탓에 퍼스 공항에서 이륙 전에 물을 너무 많이 마셨기 때문이다. 참다못해 나는 승무원을 불러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했다. 건장한 남자 승무원 둘이 오더니 어떻게 도와주면 되겠는가를 물었다.
“난 이번 여행에 일어서기만 할 요량으로 브레이스만 신고 왔지 목발은 짐이 되어 집에서부터 갖고 오지 않았다. 해서 여기서 화장실까지 걸어가자면 앞자리 손님들의 팔걸이와 목받침을 짚어야만 하니 그들의 양해를 대신 구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때까지 복도 앞을 막은 채 무릎을 굽히고 앉아 있던 승무원이 환하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저들의 양해는 필요 없습니다, 손님. 이제부터 여기서 화장실까지는 모든 것이 다 손님 것입니다. 그러니 아무거나 잡으세요. 좌석 팔걸이와 목받침은 물론 필요하다면 승객들의 어깨, 팔, 등을 마음대로 잡으세요.”

▶에피소드 2
(이웃집 교포 한 분의 수영장 준공검사에 얽힌 이야기)

“오늘 말이야. 수영장 준공검사를 했거든. 마무리 공사로 아이들의 익사사고를 막기 위해 수영장 주위를 돌아가며 펜스를 세우고 검사를 요청했는데 말이지… 여기선 비록 가정집이라도 그 규정이 꽤 엄격해 속으로 은근히 걱정했지. 그런데 시에서 나온 검사관은 펜스의 높이를 재더니 펜스 높이가 규정인 120센티에서 3센티쯤 모자란다며 고개를 가로젓는 거야. 큰일이다 싶었지. 생각해 봐. 둘레가 30미터나 되는 수영장 울타리를 다시 세울 수는 없잖아. 그렇다고 모자라는 부분을 모두 용접해서 이을 수도 없는 거고. 이건 낭패도 큰 낭패지.”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나는 그런 경우 있을 법한, 과거 한국에 살던 때의 수단과 방법을 추측하고 상상하며 그분도 혹시 그런 방법을 시도하지 않았나 해서 넌지시 물어 보았다.
“검사관이 꽤 깐깐하기로 소문이 났는데… 나보고 손으로 수영장 한 귀퉁이의 땅을 파라는 거야. 그래 이민 올 때 갖고 온 호미로 넉넉히 팠지. 한 뼘 정도는 됐을걸. 그랬더니 검사관이 거기다 자를 턱하니 갖다 대고 다시 재는 거야. 그리고는 검사증에 합격이라고 사인을 하더니 군소리 없이 돌아갔어.”

▶박일원이 만난 호주의 특별한 장애인들

또한 이 책에는 자연처럼 순수한 호주 사람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더욱 특별한 것이 있는데, 바로 지은이가 만난 호주의 범상치 않은 장애인들에 관한 이야기다.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정상인보다 더 자유롭고 강인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이 입은 장애는 생활하는 데 몇 가지 불편을 느끼게 하는 점은 있지만 자신의 인생에 주어진 신(神)의 선물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으리만큼 감동적인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비니 로워스
간신히 생명만 구할 수 있을 정도의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해 기적적으로 살아난 장애인. 두 다리를 못 쓰게 되었지만 배를 타고 233일간의 무정박 세계일주에 성공했다. 1999년 12월 20일 호주의 멜버른을 떠난 그는 배스 해협을 지나 뉴질랜드 남쪽 섬을 돌아 남태평양으로 진입해 남아메리카 남단을 거쳐 브라질의 상파울루까지 올라갔다. 거기서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 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을 돌아 인도양을 지나서 4만 킬로의 항해를 마치고 다시 호주로 돌아온 날은 2000년 8월 10일이었다.
외부의 도움을 받거나 항구에 한 번도 정박하지 않고 233일간에 걸친 기나긴 여행을 그는 무사히 해내는 강인한 의지를 보여주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스포츠인들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로레우스월드 스포츠상’을 받았다.

닉 모로조프
어렸을 때 러시아에서 호주로 이민온 그는 한창 잘 나가던 20대 때 자동차 사고로 척추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되었는데, 암벽등반가로 잘 알려져 있다. 아무리 험한 산과 암벽일지라도 기어서 오르는 그는, 열악한 러시아의 장애인들을 위해 휠체어를 기증하기도 했다.

존 맥클린
1998년 8월 30일 호주장애인으로서는 최초로 도버해협 횡단에 성공. 실제로 에베레스트를 오른 사람보다 도버해협 횡단에 성공한 사람의 수가 적을 만큼 힘겨운 도버해협 횡단에 하반신 마비 장애를 안고 도전하여 성공하였다.

마이클 밀턴
외다리 스키어. 2002년 솔트레이크 장애인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부문에서 4개의 금메달을 땄다. 그는 매사에 도전하란다. 오르지 않으려는 자는 결국 100킬로로 눈밭을 달려 내려오는 쾌감을 절대 느끼지 못할 거라며 중요한 것은 잃어버린 부분이 아니라 남아 있는 부분을 어떻게 환경에 적응시키는 거라 한다. 두 다리로 불만족하며 살아가기보다는 한 다리로도 가능한 모든 것에 도전하며 살아가는 것이 더 멋있는 삶이 아니겠냐고 반문하는 그.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이 올랐다.

수 엘런
승마선수, 호주장애인올림픽 홍보위원. 현재는 유전성 퇴행성 시각장애로 5%의 시력만이 살아 있다. 그녀는 지난 15년간 말을 타고 16,000킬로를 달렸다. 그렇게 말을 타고 달릴 때 대지의 부드러운 피부와 탄력을 느끼며 비로소 경이로운 창조의 세계를 보게 된다는 그녀는 “5%만 열린 육체의 눈보다는 95%나 열린 마음의 눈으로 바라볼 때 세상은 더욱 크고 아름다웠다”라고 고백한다.

이밖에도 호주 최고의 하모니카 엔터테이너 짐 콘웨이(다발성경화증이란 병으로 보행이 불가능하다), 후천성 화학내성 결핍증을 지녀 집밖의 모든 세상과 차단되었지만 꿋꿋이 작품활동을 하는 시인 러드로우 등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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