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출신의 싱어송 라이터 맥시밀리언 헤커(Maximilian Hec ker)는 몇 개의 싱글 앨범을 거쳐, 2001년에 정규데뷔앨범 "Infinite Love Songs"와, 2003년에 두번째 정규앨범 "Rose"를 발표한 주목받는 신예 뮤지션이다. 국내 음악 매니아들 사이에 서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이름을 알려 온 그의 두 앨범이 올 가을 파스텔 뮤직에서 라이센스로 발매되어 정식으로 국내팬들과 만나게 되었다.
올해 스물 넷이 되는 맥시의 음악적 기반은 동네 슈퍼마켓의 어두침침한 구석에서 오아시스(Oasis)의 커버곡을 연주하곤 했던 것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음악 활동 초기만해도 무명 밴드들을 전전하며 드러머로 활동하던 그는 솔로 활동을 하면서부터 영미 포크의 서정성을 전수 받고, 고전적인 연주 방식을 도입, 그의 음악적 재능과 감각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정규 데뷔 앨범 "Infinite Love Songs"(2001)에서 연주와 작사는 물론, 엔지니어링과 프로듀싱까지 직접 도맡으면서 평단의 주목을 이끌어 내기에 이르렀다. 음악적 재능 못지않게 잘생긴 외모로도 인기를 끄는 맥시는 조각 같은 외모에 걸맞게 모델 활동도 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독일의 꽃미남 가수'로도 알려져 있다.
모든 악기의 연주를 직접하며 자신의 음악에 대한 애정을 보이고 있는 이 청년의 또 다른 매력은, 기존의 영미 인디씬에서 발견 되었 던 가사의 감수성을 넘어섰다는 데 있다. 자조 적인 가사에 맥시의 목소리가 이입되는 순간, 음반전체 에 넘실대는 피아노와 쟁글거리는 기타와 함께 그 목소리마저 또 하나의 악기가 되어 버리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사랑 과 절망, 그리고 받아들여지지 않 는 고백에 대해 이야기하는 맥시의 노래는 시작과 중간, 끝이 있는 매끄러운 리얼리즘 형태가 아니라, 같은 말이 다르게 되풀이되는 환유이며 파편인 것이다. 타자 혹은 연인에게 주목 받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앨범 속 주인공의 정서는 맥시가 다시 부른 라디오헤드(Radiohead)의 'Creep'의 그것과도 맞닿아 있으며, 현재의 음악판도에서 약간은 변방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독일의 청년이 영어로 부르는 가사와 독백이 더 서글프게 들리게 하는 이유라면 이유일 것이다. 그가 연주하는 모든 악기들은 우울하면서 몽상적인 감상으로 우리를 이끌지만, 그의 열망들은 끝내 이루어질 수 없어 보인다. 그는 언제나 장미와 같이 보기 좋으되 얻으면 가시에 찔리게 되는 삶의 암울한 흔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라이센스 발매되는 맥시의 두 앨범에는 전곡의 가사 해설이 담겨져 있어 국내 팬들 역시 맥시의 아름답고도 서글픈 독백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