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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 4
프롤로그 10 어쩌다 오키나와행 오키나와로 가다 15 / 오키나와에서는 책이 팔리지 않는다? 21 / 새로운 세계로 통하는 문 23 / 오키나와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27 / 편의점에서 떡집까지 30 / 바다를 건넌다는 것 32 /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아 35 / 당신의 지팡이는 무엇인가요 40 / 속사정도 모르고 46 / 헌책방과의 거리 51 개점 전야 첫 단추를 끼우기 위해 59 / 오키나와어 사전의 미스터리 64 / 책이 있는 풍경 68 / 책 한 권을 사기 위해 73 / 헌책 파는 커피 노점 75 / 책장 만들기 78 / 가게 이름은 울랄라 80 / 끝과 시작 84 / D - DAY 90 시장 거리에 앉아 가게 보는 일상 하나씩 배워가기 95 / 내 몸에 딱 맞는 책방 98 / 가게를 찾을 수가 없어요 101 / 딱히 고향은 없지만 103 / 돈은 좋은 것이다 105 / 헌책방의 방식 108 / 연필을 쓰는 이유 110 / 책으로 가득한 집 112 / 아름다운 것, 구모코 115 / 입체 사진의 매력 119 / 활기의 비결 124 / 울랄라를 노래하다 127 / 알 수 없는 부엉이 사랑 131 / 헌책 경매 대시장 첫 방문기 134 / 오늘은 윳카누히 137 / 가끔 펴보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144 / 인문과 진분 148 / 진분의 진짜 의미 153 여전히 적응 중 앞치마의 발견 159 / 후계자라니요 162 / 책을 사랑하는 아와모리 가게 주인 163 / 아침부터 전구 소동 166 / 얼큰한 밤, 달콤한 아침 170 / 멋진 습관 하나 더 172 / I’m open 173 / 책의 섬에는 사람이 있다 175 / 직업 맞추기 177 / 울랄라를 지나치며 하는 말들 179 / 말년은 작가겠군요 181 / 비밀번호는 4열로 183 / 자전거 도난 사건 185 / 트위드 양복을 입은 남자 189 / 방석의 세계 191 / 남들이야 읽든 말든 193 / 슈리에 사는 다마구스쿠 194 / 스크랩과 줄 긋기 중독 197 / 드문 이름의 청년 199 / 모두가 주인공인 합동 신년회 201 / 뜻밖의 우산 시장 203 / 옆집의 힘 205 / 아직도 갈팡질팡 207 / 30년 전의 울랄라 208 중국에 간 울랄라 긴가민가했는데 진짜 초대장 215 / 떠나기 직전 218 / 비 내리는 광저우 221 / 비슷한 듯 다른 듯 226 / 녹색 병의 정체 229 / 갑자기 생긴 자유 시간 231 / 질문 또 질문 234 / 굿바이 광저우 237 에필로그 242 옮긴이의 말 2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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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롭다. 이렇게도 해석하고 저렇게도 생각하는 융통성이 바로 오키나와의 매력이다. --- p.37
가게를 연 후, “귀여운 가게네요”라고 말해주는 손님들이 많았다. 내가 귀엽다는 얘기도 아닌데 괜히 들떠서 “아니에요, 별말씀을요” 하고 겸손을 떨기도 했다. 그런데 칭찬의 대상이 내가 아니라, 나를 도와준 사람들의 솜씨란 사실을 떠올리고부터는 넉살 좋게 “네, 그렇죠”라고 응할 수 있게 되었다. --- p.86 혼자 운영하고 있어서인지 적어도 나 혼자 가게에 있을 때는 좁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아니, 오히려 딱 좋다. 재고를 모두 파악할 수 있고, 책을 찾기 위해 뛰어다닐 필요도 없고, 전체를 빙 둘러볼 수도 있다. 애써 발돋움하지 않아도 좋은, 내 몸에 딱 맞는 책방이다. --- p.99 “왜 울랄라란 이름을 지었어요?” “왜 헌책방을 시작했나요?” “왜 오키나와에 왔어요?” 하나도 모르겠다. --- p.133 “매일 5시에 일어나 달리고 나서 신문을 읽지.” “5시에 일어나신다고요? 매일 밤 술도 드시잖아요?” “물론이지. 술 마시려고 아침부터 운동하는 건데.” 아, 이 또한 멋진 습관이 아닐까. --- p.172 가게를 나서면서 아까 본 팻말을 다시 살펴봤다. 다시 보니 ‘open’이 아니라 ‘I’m open’이다. 단순한 관용구긴 했지만 ‘We’re open’이란 팻말을 볼 때마다 혼자 하는 가게는 어떻게 표시할까 궁금했었다. I’m open. 이 또한 자신감과 책임감의 표현이 아닐까. --- p.174 “오키나와 사람들이 책을 많이 내죠?” “네, 참 많아요.” “자기 얘기만 주야장천 쓰고 재미가 없어도 신경을 안 써요. 창피한 게 없나 봐요. 가족이 정신 질환을 앓으면 보통은 감추잖아요. 그런데 오키나와 사람들은 그냥 편하게 다 얘기해요.” “아, 네.” “우다 씨도 좀 더 벗어던지면 살기 편해질 거예요. --- p.193 손님 발길이 뚝 끊긴 고독한 시간에 옆집에 사람이 있으면 마음이 조금 든든하다. 책방을 보는 둥 마는 둥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건 때때로 쉽지 않기 때문에. --- p.205~206 왜 가게를 시작했는지도 모르겠고, 언제까지 가게를 열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책과 사람들에 둘러싸인 이 생활을 사랑한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저는 내일도 문을 열 것입니다. --- p.242~2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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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될 게 뭐가 있나요?
오키나와에서 책이 살아남는 법 오키나와의 출판문화는 특색이 매우 강하다. 유난히 현지 출판사가 많으며, 오키나와 현에 있는 출판사가 만든 책을 가리키는 ‘오키나와 현산 책’이라는 용어가 따로 있을 정도다. 오키나와 현지 출판사들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말이다. 오키나와 현지 출판사들이 만든 책은 대부분 오키나와 현 내에서만 유통된다. 오키나와의 역사, 문화를 다루거나 오키나와 출신 저자가 쓴 오키나와 관련 책들은 지역 주민의 관심을 톡톡히 받는다. 오키나와 사람들의 오키나와 사랑은 가히 대단하기 때문에 관련 책도 활발하게 팔린다. 저자는 오키나와의 매력으로 여유와 융통성을 꼽는다. 그래서인지 오키나와에서는 책 판매가 이루어지는 방식도 다소 독특하다. 이곳에서 책은 서점의 전유물이 아니다. 한 예로, 오키나와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연중행사에 관한 책은 심지어 떡집에서도 판매됐다는 이야기가 소개된다. 출간 직후 떡집에서만 일주일에 무려 100권이나 팔렸다고 한다. 오키나와 가정에서도 우리처럼 제사에 주로 떡을 올리는데, 그 풍습을 고려하면 그 책은 서점보다는 떡집을 찾는 손님에게 더 필요한 셈이다. 오키나와에서 책은 특별한 물건이 아니었다. 망고, 산신, 빈가타처럼, 오키나와만의 특별한 풍토가 키운 하나의 특산물처럼 여겨졌다. 책도 살고 서점도 살아남는 방법이 아닐까. _31p 오키나와에서는 헌책방에서도 오키나와와 관련된 신간을 파는 경우가 허다하다. 선물 가게나 잡화점에서도 신간을 판매한다. 책을 파는 것은 서점만의 특권이 아니다. 이곳에는 모두가 같이 팔아도 된다는 공생의 정신이 있다. _53p 이러한 열린 마음이 남다른 아이디어와 전략을 낳는 것이다. 책과 사람을 잇는 방법은 때로는 예기치 못한 데서 온다. 책과 요원한 이들이 많은 우리 현실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거창하게 할 말은 없지만 보통은 소심하지만 때때로 대담한 여자의 소꿉놀이 같은 하루하루 회사를 그만두고 헌책방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책방 이름을 짓는 일부터 영업 허가를 받고 간판을 만들고 책방 내부를 꾸미고 서가를 채우기까지 쉬운 일은 하나도 없었다. 다행히 주위의 따뜻한 도움 덕에 차근차근 준비를 마치고 문을 열었다. 드디어 울랄라 헌책방 주인으로서의 일상이 시작된 것이다. 그 모든 과정이 크고 작은 이야기가 되어 아담하게 담겼다. 저자는 자신이 왜 회사를 그만두고 헌책방을 열었는지에 대해 진중하게 고백하지도, 시대를 뛰어넘는 책의 가치를 설파하지도 않는다. 그저 소소한 나날을 친구와 통화하듯 하나하나 풀어놓는다. 단골손님과의 대화, 전구가 나간다거나 자전거를 잃어버린 사사로운 에피소드, 책방에 앉아 구경하는 시장 풍경, 오키나와의 명절, 헌책 경매 시장 같은 처음 경험해보는 많은 일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야기들이 쌓여가는 동안 그녀는 낯설었던 오키나와 생활에 시나브로 녹아들고 어느새 시장 사람들과도 끈끈해진다. 파랗고 아득한 하늘, 아찔하도록 투명한 바다, 사진으로만 봐도 눈부신 모래사장……. 이국적인 풍경으로 ‘아시아의 하와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는 오키나와는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흔한 가이드북과 달리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에서는 ‘오키나와’ 하면 기대할 만한 감탄스러운 절경을 찾아볼 순 없다. 파라다이스로의 여행을 꿈꾼다면 이 책은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책이 있고 사람이 있는 자신의 진짜 오키나와 생활을 담담히 보여줄 뿐이다. 도쿄에서 오키나와로 가겠다고 했을 때도, 회사를 그만두고 헌책방을 차리겠다고 했을 때도, 수많은 사람들이 다시 생각해보라며 말리거나 염려했다. 하지만 어쨌거나 그녀는 아직도 오키나와의 나하 시장에서 무사히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왜 하필 오키나와에?’ ‘왜 하필 헌책방을?’ 같은 사람들의 질문에는 ‘사실 나도 아직 잘 모르겠다’며 속 시원한 답을 내리지 못한다. 하지만 우물쭈물 망설이는 듯하면서도 ‘에라 모르겠다’ 식인, 가끔 심드렁하고 종종 뜬금없고 꽤 건조한 그녀의 글에서 오키나와,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에 대한 깊은 애정이 뭉근하게 배어난다. 싱겁지만 자꾸 손이 가는 매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