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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미식에 대하여 음식남녀 잊을 수 없는 식사 곡물 달걀 채소 생선과 조개 육류와 가금류 향신료와 양념 송로 지방 과일 달콤한 음식 음료 벌레로 만든 음식 세계의 요리 음식사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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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지만, 음식은 문명의 발전에 따라 극도로 세련되어질 수 있는 문화 양식이다. 음식 자체를 논한 것이든 정치학이나 풍속 또는 자연 연구의 한 가지 요소로서 논한 것이든 인류 역사와 함께 음식에 대한 글 또한 끊임없이 양산되어온 것은 음식이 그만큼 무궁무진한 사색과 논란의 주제를 제공하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음식과 인문학을 흥미롭게 결합시킨 글쓰기로 명성을 누려온 작가 마크 쿨란스키가 음식 문화 산책에 나섰다. 『음식사변(원제, Choice Cuts)』은 기원전 5세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음식의 역사와 문화를 더듬으며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으로부터 심리주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의 인물들이 남긴 음식 에세이를 엮은 것이다. 백성들의 의식주에 대한 정부 시책을 비판한 맹자, 미식가로 유명한 아키피우스나 로마 제국 상류층의 연회를 풍자한 시인 마르티알리스, 타이방이나 쉬퀴아즈 아미즈코 같은 중세의 요리사들, 새러 헤일이나 캐서린 비처처럼 요리법의 정리와 함께 가정과 사회에서의 여성의 역할에 대해 고민했던 여성 활동가들, 스스로 미식가임을 과시한 알렉상드르 뒤마와 같은 학자 및 문인들…… 그들이 남긴 음식에 관한 에세이가 적절하게 가미된 양념과도 같은 쿨란스키의 칼럼과 함께 맛깔스런 요리처럼 차려져 있다. 아침 9시 이전에 식사를 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규정하는 14세기의 요리책 『르 메스나지에 드 파리』의 한 대목이라든가, 건강과 아름다움을 위해 살찔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 브리야 사바랭의 글은 음식문화가 시대와 사회의 특색을 직접적으로 반영한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사례가 된다. 사치의 극을 달리는 로마의 정치가 루쿨루스의 식도락이나, 몇 날 며칠 계속되는 왕후귀족들의 호화찬란한 연회를 준비하는 주방장의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찬바람 부는 모스크바 거리에서 먹을 것을 구걸하는 아버지와 아들, 굶주린 사람들의 눈에 비친 잔인하도록 화려한 과일가게 이야기 등 사회구조의 모순을 암시하는 글들도 있다. 그리고 음식문화에는 민족적 자부심이 짙게 배어 있기도 하다. 브리야 사바랭은 빈 체제 이후 프랑스의 경제가 피폐될 거라는 예상이 빗나간 것은 오로지 프랑스의 수준 높은 음식문화 때문이라고 미식주의를 찬양했고, 18세기의 미술사가 루모르 남작은 당시 문학이나 음악의 거장들이 그랬듯이 독일 민족의 자부심을 표현하기 위해 독일의 음식문화에 대한 애정을 담은 책을 썼으며, 자코모 카스텔베트로는 이탈리아식 샐러드의 장점을 소개하면서 독일이나 영국의 샐러드 만드는 방식에 혀를 찬다. 또한 옛 기록에 남은 독특한 조리법 같은 것은 요리책 집필 양식의 변천 과정과 함께 그 당시의 풍속과 기호를 엿보게 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