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막 2막
3막 4막 부록옮긴이 해제유진 글래드스톤 오닐 연보옮긴이의 말 |
|
사라: 이곳은 하고 싶은 만큼 높이 올라갈 수 있는 나라야. 엄마를 시기하는 바보들 말고 어떤 사람들도 엄마의 출신에 신경 안 써. 일단 돈을 가지고 있으면 권력도 함께 따라오게 돼 있어. 만일 내가 아빠가 갖고 있던 그런 기회를 가지고 있는 남자라면 난 뭐든지 할 수 있을 거야! --- p.33
멜로디: 신께 감사해야지. 난 아직도 장교와 신사의 품격을 가지고 있어. 죽음이 내 영혼을 박살낼지라도 난 끝까지 그렇게 남아 있을 거야! (…) “그들과 함께 있으나 그들과는 다른.” 바로 이거야! 세상의 가치를 거부하는 불멸의 시를 만든 시인이며 귀족인 바이런을 보낸 신에게 감사드려야지! --- p.51 멜로디: 단언컨대, 하포드 청년은 훌륭한 젊은이야. 그와 이야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어. 교양 있는 신사와 다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영광이지. 사실 그는 젊은 사람으로서 냉정한 측면이 있지만 그가 가진 양키 기질의 냉정함 뒤에는 그걸 보상해 주는 낭만적인 시인의 기질이 있지. --- p.56 데보라: 그들은 심지어 나도 끌어들이려 했어요. 늙고 탐욕스러운 손가락들이 움켜잡을 수 있는 탐욕이 나에겐 없었기 때문에 난 빠져나올 수 있었죠. 그 사람들이 다 죽어서 멜로디 양을 볼 수 없는 게 안타깝네요. 멜로디 양을 좋아했을 텐데. 멜로디 양이 강하고 야망이 있고 또 원하는 것을 가져야만 한다는 것을 그 사람들은 알 거예요. 그들은 늙은 배고픈 뱀들처럼 미소 지으며 아가씨를 그들의 똬리 안으로 들어오게 했을 거예요. --- p.98 멜로디: 생생하게 기억나는구나! 사라져 버린 멜로디의 대저택! 남풍이 불고, 하늘은 구름으로 회색빛을 띠고…. 사냥개들에겐 좋은 날씨지. 나를 알고 있고 나를 사랑하고 명령만 하면 지옥도 뛰어넘을 내가 데리고 있던 진정한 아일랜드 사냥꾼! 비겁하고 거짓과 탐욕과 배신으로 찌든 쓸모없는 인간들, 남자건 여자건 간에 지옥이나 가라! 사랑스러운 말이 있으면 말을 타고 인간 세계를 떠날 거야! 멀리, 짖어대는 사냥개들을 따라서! 도랑과 개울과 돌담과 울타리를 넘어 가시금작화와 히스를 헤치고 산허리에 웅크리고 있는 여우를 쫓아 마냥 짖어 대라…! --- p.122 노라: 네 아빠는 내가 기다리면서 얼마나 고통스러운 순간을 보내고 있는지 잘 알고 있어. (비통하게) 바보처럼 말하지 말아야지! 자기 자신하고 자기 자존심 말고는 누군가를 생각해 본 사람이 아니야. 맞아. 빌어먹을 영국의 빨간 군복을 입고 있는 위대한 신사인 네 아빠가 나를 생각한 적은 없었어. 자존심 하나는 대단해! 그런데 그게 허상 아닌가? 더러운 술집을 운영하면서 사람들을 잘 속여 먹는 네드 멜로디의 핏줄 아닌가? (신성 모독적인 발언을 한 것처럼 노라는 겁에 질린다.) 아니야! 이런 말하면 안 돼! 결코 안 돼! 네 아빠가 내가 한 말 들으면 충격 받을 거야! 네 아빠는 자신의 환상을 결코 비웃지 않을 사람이 이 세상에 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 --- p.164 크레건: 망할 놈들! 입 좀 다물고 말 좀 하게 해 줘. 우리가 그들한테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될 거야! 그 제복을 입은 놈이 그렇게 말하면서 우리 면전에서 문을 닫으려고 했어. 그런데 콘이 빨랐지. 문을 그놈 쪽으로 밀어붙이고 소리 지르며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가서 채찍으로 그 제복 입은 놈 얼굴을 갈겼어. 꼼짝 못하는 돼지처럼 소리 지르더라고! --- p.184 |
|
시인의 기질
『시인의 기질』은 현존하는 유진 오닐의 사이클 드라마 세 편 중 국내에서 제일 먼저 번역된 작품이다. 극은 전체 4막으로 구성돼 있다. 작품은 1828년 7월 27일 아침부터 자정까지 주인공(멜로디)이 운영하는 어느 여관의 식당에서 벌어진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작품에선 아일랜드계 이주민으로 어떻게든 주류사회에 속하려는 딸 사라와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아버지 멜로디와의 갈등이 하포드 가(家)의 인물들과 어우러져 극적인 긴장을 일으키고 있다. 상류 계층에 들어가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해 재산을 모았던 아버지를 둔 멜로디는 퇴역한 군인으로 바이런의 시를 뽐내고 외우며 허세로 살아간다. 한때는 미모를 자랑했지만 마흔 살임에도 늙어 보이는 아내 노라는 멜로디에 대한 맹목적이고 지고지순한 사랑을 한다. 귀족적인 모습과 촌스러운 모습이 묘하게 섞인 스무 살의 아름다운 딸 사라는 아빠의 허세를 비난하면서도 혈통 좋은 하포드 가(家)의 일원이 되겠다는 야망을 가진다. 그 사라와 사랑에 빠진 하버드를 졸업한 ‘위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 몽상가’ 사이먼은 하포드 가(家)의 상속자로 오두막에서 홀로 살면서 자연과 하나가 되고 인생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한다(사이먼은 작품에 언급만 될 뿐 실제로 등장하지는 않는다). 서른 살 정도로 보이는 사이먼의 어머니 데보라는 실제 마흔한 살로 외출도 하지 않을 정도로 정숙하지만 하포드 가문의 이중성을 사라에게 폭로한다. 유진 오닐은 이 작품에서 20세기 초 순수했던 미국 자본주의 정신이 어떻게 타락했고 물질적 탐욕으로 어떻게 인간성이 상실되었는지를 비판하고 있다. 하포드 가(家)의 역사를 추적하고 인물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어 미국 역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그리려 했던 것이다. “인간이 모든 세상을 얻고 자신의 영혼을 잃는다면 그것이 인간에게 무슨 이득이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