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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ah Gor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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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파한에 도착한 롭은 이븐 시나의 가르침을 부탁하러 가지만 거절당한다. 거기다 주민의 고발을 받고 심판을 받으러 알라-알-다울라 왕 앞으로 간다. 그는 표범에게 위기에 빠졌을 때 왕이 자신을 구해주었다며 한 번 구한 목숨을 뿌리치지 말라고 간청한다. 왕은 그의 호기에 칼라트를 내린다. 그리고 이븐 시나 역시 그를 견습생으로 받아들인다.
마리스탄의 마드라사(학교)에서 익혀야 하는 것은 의술뿐이 아니다. 철학과 수학 등을 익히고 코란 전체를 암송해야 하킴(의사) 시험을 통과할 수 있다. 방랑생활을 하며 청소년 시절을 보낸 롭이 이런 것에 익숙할 리가 없다. 롭은 수업과 숙제에 지치지만 성실함과 지에 대한 욕구로 견뎌낸다. 한편 롭은 동료 학생들과 함께 의료팀을 꾸려 흑사병이 창궐한 시라즈로 간다. 전염병의 막바지 롭도 가래톳이 몸에 솟아나고 열이 나는 등 흑사병 증세가 나타나지만 다행히 병으로부터 회복된다. 흑사병을 고쳐준 것에 대한 보답을 하러 온 아나톨리아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임스 컬른과 그의 딸 메리 컬른이 여기까지 흘러들어온 것을 알게 된다. 롭은 메리를 찾아가고, 제임스 컬른의 장례를 치른 뒤 메리를 아내로 맞이한다. 한편, 이스파한의 시정과 왕궐에서는 남녀간의 밀담이 이루어진다. 이븐 시나의 두번째 아내 데스피나는 롭을 사랑하지만 롭은 결국 그녀를 거부한다. 데스피나는 롭의 친구인 카림과 다시 사랑에 빠진다. 결국 이 사랑은 둘의 죽음을 부른다. 알라 왕은 롭을 이드하로 보내고 그 틈을 타서 메리를 탐한다. 롭은 인간의 몸에 대한 지적 욕구를 참지 못한다. 디스템퍼(맹장염)으로 죽어가는 환자를 눈으로 보기만 하는 것이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는 병에 걸려 죽은 시체를 해부하고 이것이 화근이 되어 페르시아를 떠나게 된다. 롭은 해부 과정에서 이븐 시나의 오류를 발견한다. 인간의 내장은 돼지와 달랐던 것이다. 그는 먼 여정을 되밟아 런던에 도착하지만 생활은 나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향수병에 시달리는 메리와 두 아이를 먼저 스코틀랜드로 보내게 된다. 시대에 뒤떨어진 영국 런던의 의학계는 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급기야 페르시아에서 만났던 찰스 보스톡과 재회하면서, 그가 유대인 행세를 한 것이 들키고 롭은 위험에 빠진다. 그는 런던을 도망쳐 스코틀랜드에 도착하고 거기서 메리와 정식 결혼식을 올린다. 그는 아들 롭 2세가 죽음을 감지하는 능력을 부여받은 것을 알게 되며 자신의 인생이 거대하고 완벽한 원을 그리면서 마침내 완성됐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이븐 시나의 『의학 정전』을 영어로 옮긴다. 인간을 운명의 소용돌이에 몰아넣고 꿈틀대는 역사, 인간의 의지에 대한 최대의 찬사 『메디쿠스』는 11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부모를 잃은 한 고아 소년이 생계를 위해 이발 외과의의 견습생으로 들어가면서 의술에 대한 재능과 사명을 발견해가는 이야기이다. 롭 J. 콜은 남다르게 태어났지만 의지와 열정만 없었다면 한갓 평범한 인간에 머물렀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재능은 저주가 되어 재능의 소유자를 파괴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외친다. “나에게 준 재능을 다시 가져갈 수는 없습니까”라고. 사람의 손을 잡았을 때 느끼는 죽음의 기운, 그것을 느끼지만 어쩌지 못하는 절망을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겠다는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발전시키지 못했다면 그의 재능은 자신을 파괴하고 말았을 것이다. 미래를 정하는 것은 신이고, 그 의지를 미리 아는 것은 선택받은 자, 그는 “신이 저지른 실수를 바로잡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는 깨달음에 이르게 되면서 스스로를 구원하게 된다. 그가 의사로서 완성되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종교적인 문제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한계가 그를 감싸 안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소설은 신이 부여한 재능으로 인한 운명적 전개라기보다는 인간 의지에 대한 최대의 찬사가 된다. 이러한 운명의 주인공이 살았던 시대는 미신과 비과학적인 생활관습이 판치고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중세 유럽, 11세기이다. 유럽 국가는 초기 형성 단계를 보이고 11세기 십자군 원정이 이루어지면서 이슬람 세계와 유럽은 서로 접촉하게 된다. 이제 바야흐로 유럽이 세계 역사에서 윤곽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때 이슬람 세계에서는 의학 기술이 꽃을 피웠다. 『메디쿠스』에는 저자의 철저한 시대 고증에 의해 11세기 중세 유럽과 이슬람 세계가 생생하게 살아났다. 묘기를 부리며 유랑하는 이발 외과의의 삶, 페르시아로 가는 여정을 위협하는 각종의 무리들, 덴마크인이 유린하는 영국의 해변 도시들과 그 속에서 희생되는 민중들의 삶, 금욕주의자들과 유대인들의 색다른 풍습, 스쳐가는 십자군 원정단의 행패, 이슬람의 마드라사의 풍경과 종교 생활, 직접 인체를 해부하지 못하고 돼지와 인간의 몸이 같다는 갈레노스의 말을 성전으로 받드는 의료 선진국 페르시아의 의술 현실이 철저하게 묘사되어 있고, 『의학 정전』의 저자이자 최고의 의사 이븐 시나가 육성으로 등장한다. 이렇게 주인공 롭의 삶은 거친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흥미롭다. 11세기 유럽과 중동의 생활상, 여러 질병과 그에 대한 당시의 치료법이 사실적이고 박진감 넘치게 묘사되어 있기 때문에 숨막히게 읽어 내려가다보면 책 속에 등장하는 풍경이나 음식을 함께 음미하고, 사건들을 함께 겪으며 환성을 지르고 싶은 충동이 일 것이다. 이 책에는 인간이 살아가며 겪는 거의 모든 종류의 갈등이 작품 전편에 걸쳐 깔려 있다. 그리고 그 밑바닥을 흐르는 힘은 진리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이다. 인간의 순결한 의지를 도도한 역사 속에 결합한 『메디쿠스』는 책 읽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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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치기 어려운 의학역사소설의 유혹
『메디쿠스』는 한번 손에 들면 쉽게 놓을 수 없는 책이다. 베스트셀러 작가 노아 고든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역량이 그만큼 뛰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한 인간의 기이한 재능과 꿈을 향한 집념, 꿈을 이루기 위한 온갖 신고는 전형적인 영웅 이야기의 요소이면서도 잘 짜인 구성과 맛깔스러운 입담으로 인해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을 선사한다. 런던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로버트 제러미 콜(롭 J. 콜)은 인류가 극복해야만 하는 죽음의 기사에 대한 악몽에 시달리면서도 진정한 의사가 되는 것을 신의 소명으로 생각하고 온갖 위험을 헤쳐나가는 의지의 인물이다. 주인공 롭 J. 콜이 인술(仁術)을 펼치려는 열정으로 가득 찬 한 인간의 삶은 독자들에게 귀중하고 벅찬 감동을 안겨줄 것이다. 중세 유럽, 머나먼 이국 땅, 마술의 손을 가진 의사가 펼치는 삶과 죽음의 대장정 주인공 롭은 어린 시절 어머니와 아버지의 손을 잡는 순간 생명이 빠져나가는 느낌을 생생하게 느끼고 전율한다. 사람의 생명의 활기를 느낄 수 있는 신이 주신 재능을 그는 타고난 것이다. 부모님이 죽으면서 동생들은 이웃과 신부의 집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롭은 마지막으로 이발 외과의 바버의 견습생이 된다. 바버는 묘기를 보여주면서 만병통치약을 팔고 의료시술을 하며 영국 전역을 떠돈다. 하지만 롭은 공 돌리기를 익히지 못하면서 견습생을 그만두어야 하는 입장에 처한다. 버려지기 위해 런던으로 떠나기 마지막 날, 헛간에서 사과로 연습을 하던 롭은 마침내 성공을 하게 된다. 공 돌리기를 익힌 롭은 바버의 의료 시술도 익히게 된다. 떠돌아다니면서 동생들의 행방을 찾으려고 하지만, 동생 한 명이 죽었다는 소식만을 접하게 된다. 절망에 빠진 롭은 점점 술의 마력으로 빠져들게 되고 술에 취해 자신을 미끼로 던지듯이 싸움을 걸게 된다. 이를 염려한 바버의 충고를 롭은 흘려듣는다. 하지만 의료시술 기술은 점점 더 좋아져 롭과의 계약에서 이익 분할율은 20분의 1에서 12분의 1, 6분의 1로 점점 올라간다. 결국 바버마저 스코틀랜드 국경 지대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그는 바버의 유물을 인계받아 혼자 남으로 내려온다. 여정중 사산아를 받아내면서 유대인 의사 멀린을 다시 만나게 된다. 멀린은 롭에게 찾아온 눈이 보이지 않는 백내장 환자를 수술해 눈을 틔운 뛰어난 의사였다. 이스파한의 이븐 시나 밑에서 의술을 배운 멀린에게 롭은 자신을 견습생으로 받아줄 것을 간청한다. 하지만 멀린은 유대인 밑에서 이도교가 견습생활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롭은 당대 최고의 학자이자 의사였던 이븐 시나에게서 의술을 전수받기 위해 머나먼 페르시아로 향한다. 기독교도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슬람의 나라에서 의술을 배우기 위해 그는 유대인 행세를 할 것을 결심한다. 이름도 새로이 정한다. 이새 벤 벤자민. 런던에서 길을 떠나 프랑스, 독일, 슬라브인과 체코 민족이 사는 보헤미아, 마자르(오늘날의 헝가리)를 거쳐 발칸 크라케(발칸 반도 남동부 지역), 동방 제국의 중심지 콘스탄티노플, 흑해, 아라라트 산, 카비르 사막을 거쳐 런던을 떠난 지 20개월 만에 이스파한에 도착하게 된다. 이 여정에서 그는 유대인을 만나 페르시어(페르시아어)를 배우고 유대인 마을에서 이방인으로 머물며 그들의 관습을 익힌다. 그리고 이 여정에서 흑마를 탄 빨간 머리의, 스코틀랜드 양모업자의 딸 메리 컬른을 만나게 된다. 롭과 메리는 사랑을 확인하고 메리는 아버지를 설득하여 결혼할 것을 제안하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유럽으로 돌아갈 수 없는 롭은 결국 메리와 헤어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