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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앙타이가 연주하는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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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프와 앙타이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2004년 2월 코다클래식 최윤구
2004-02-01
필자에게 근래 들어 가장 인상 깊은 음반은 무엇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나온 쉬프와 앙타이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다. 1982년 데카에서 이미 이 작품을 녹음한 바 있는 쉬프는 큰 그림은 변하지 않았으되 세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라모폰은 데카의 전작이 이번 ECM 녹음에 비해 상상력과 대담함이 떨어진다고 평했는데, 필자도 이에 동감한다. 이를테면 장식음의 사용빈도가 높아졌는데 그 솜씨가 대단히 교묘해서 놀라운 곡예를 볼 때 저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것과 비슷한 성격의 감탄이 절로 나온다. 정평 있는 EMC의 녹음팀 역시 낭창낭창하지만 홀 전체를 압도하는 깊은 울림이나 박력과는 거리가 먼 피아니스트라는 인상을 주었던 데카 녹음에서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그를 기억하게 만드는 성과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필자는 매일 아침 바흐의 음악을 연주하며 하루를 시작한다는 쉬프의 이번 ‘골드베르크’로 아침을 시작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럴 때면 쉬프의 말마따나 ‘머릿속이 샤워를 한 듯’ 상쾌해진다.
앙타이의 두 번째 ‘골드베르크’는 필자가 지난 호에서 리뷰를 했으므로 연주 내용 외에 덧붙이자면 차세대 포맷의 필요성에 회의를 들게 하는 놀라운(우수한이 아니라) 녹음이다. 언젠가 필자가 오디오 업계 관련자를 방문하면서 앙타이가 미라레에서 처음으로 녹음했던 바흐 ‘평균율’ 1권을 들고 가서 들어본 적이 있었다. 나중에 국내에서 열린 한 오디오 쇼에 참가한 그 관련자는 쇼가 열리는 내내 그 음반만 틀어놓았는데, 마니아들에게서 그 어떤 오디오파일 음반보다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