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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
서론 제1장 커뮤니케이션과 사회 맥락 제2장 미디어와 현대 사회의 발전 제3장 매개된 상호행위의 출현 제4장 가시성의 변동 제5장 커뮤니케이션의 지구화 제6장 전통의 재확인 제7장 매개된 세계에서의 자아와 경험 제8장 공공성의 재창출 감사의 말 옮긴이 후기 미주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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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장의 숙명에 대한 하버마스의 주장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약점을 갖고 있지만, 그가 미디어 산업이 19세기와 20세기의 주요한 변화를 겪었다는 사실에 주목하도록 만든 것은 확실히 옳았다. 앞에서 보았듯이, 그러한 변화에 대한 하버마스의 설명-무엇보다도 미디어 상업화의 증대를 강조하는 것-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으며 그가 제시한 함의 또한 의문의 여지가 많았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의 영향력을 규명하고자 할 때 미디어 산업의 변환적 특성에 대한 제도적 분석이 필수적임은 분명하다." ---p.121
"미디어 생산물의 지구화된 확산은 최근의 여러 극적 갈등을 유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80년대 중국 전역에 방송된 국내외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은 전통가치와 정부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대안적 삶의 방식을 강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존과는 다른 시각들에 관한 문화적 축적을 이룰 수 있었다. 이러한 현상이 그 자체로 천안문 광장의 대담한 시위나 그 후에 발생한 충돌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텔레비전이 없었다면 천안문 사태는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고, 중국과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거기에 주목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p.251 "매개된 경험이 자아에 대한 권리와 멀리 떨어진 사람과 사건에 대한 책임감을 초래할 수 있다는 도덕적 환경이 이렇게 광범위한 현상이 된 것은 상대적으로 새로운 일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도덕적·정치적 사고의 전통적 틀 내에서는 쉽게 해결될 수 없는 일련의 주제-무엇보다도 인간행위에 대한 광범위한 영향과 갈수록 상호 연결되어가는 세계의 위험성 높은 관여에 관한-가 강조되었다." ---p.324 "책임감이 인간사를 이끄는 타당한 지침을 제공하는 도덕적-실천적 성찰로 발전해갈 것인지 그리고 도덕적-실천적 성찰에 효과적으로 개입하는 과정이 인간적으로 창출되는 복합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인지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렇게 하도록 도모하는 것이 우리가 가진 유일한, 그리고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p.3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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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학자 존 B. 톰슨의 기념비적인 저작 『미디어와 현대성』은 오늘날 삶의 조건을 형성하는 현대성과 여론 생성의 공간인 공론장이 미디어와 맺고 있는 관계들을 성찰하고, 하버마스로 대표되는 비판이론의 유연한 확장을 통해 미디어를 사회이론 속에 적극적으로 통합하려는 시도다. 저자는 오늘날 커뮤니케이션 미디어가 단순한 매개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영역에서 새로운 형태의 행동과 상호행위를 창출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역설한다.
현대사회의 일상에 깊숙하게 파고든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에 대한 치밀하고도 깊은 이론적 성찰을 만나다! 현대사회의 탄생과 변화에서 미디어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미디어는 정보의 채널이자 문화의 유통 창구며, 요즘 같은 정보화 시대에는 사람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토론의 공간이기도 하다. 주변에 공기 같이 머무르며 우리 존재의 일부가 되어 버린 미디어는 사회이론에서 어떻게 자리매김되어야 할까? 존 B. 톰슨의 『미디어와 현대성』은 현대사회의 자연스러운 일부가 된 미디어를 '어떻게' 분석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이고도 이론적인 성찰을 제시한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사회학과 교수 존 B. 톰슨은 1980년대와 90년대에 미디어 사회이론을 본격적으로 체계화했으며, 2000년대에는 자신의 이론을 정치 커뮤니케이션에 적용하여 세계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최근에는 디지털 혁명이 기존 문자 문화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고 또 낳게 될 것인지를 추적하는 『디지털 시대의 책』과 『문화의 상인들』 2부작을 통해 이론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미디어와 현대성』은 톰슨의 이러한 긴 지적 여정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기초 작업이다. 초판이 출간된 지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고, 미디어의 풍경은 물론 대중의 인식과 태도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지만, 미디어 연구자들은 여전히 『미디어와 현대성』을 미디어 연구의 중요한 출발점으로 삼는다. 또한 톰슨의 한국어판 서문은 그의 최신 연구의 핵심을 간결하지만 명료하게 전달해준다. 현대성의 구성 요소, 미디어 톰슨은 현대사회와 현대성에 관심을 갖는 사회이론들이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를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물론 초기 유럽과 여러 지역에서 인쇄술이 미친 광범위한 영향력이나, 미디어 산업과 그 문화적인 영향을 다루는 연구는 홍수를 이룰 만큼 많다. 다만, 사회이론만큼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부차적으로 취급해왔다. 톰슨은 사회이론의 이러한 공백이 부분적으로 '미디어에 대한 의심' 때문이라고 밝힌다. 사회이론들은 대개 장기적인 사회 변화에 주로 관심을 갖기 마련이고, 따라서 사회이론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미디어는 피상적이고 일시적인 대상, 즉 그 실체를 연구할 만한 가치를 지니지 못한 대상으로 비춰졌다는 것이다. 마치 "서로의 관계는 알고 있지만 실제 가족 잔치에서는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먼 친척이라도 되는 듯"이 말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19세기나 20세기 초 사회이론들의 지적 자산이 된 전통적인 사상가들에게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은 부재의 대상이었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근대사회의 등장과 관련된 역동성의 핵심은 보다 추상적인 형태를 지닌 것, 즉 근대사회가 가져온 합리화와 세속화 과정, 그리고 이를 통한 과거의 전통적인 방해물의 제거였다. 톰슨은 전통적인 사상가들의 이러한 태도가 "신화와 미신의 어두운 장벽에 이성과 계몽이라는 진보적 힘을 주입시키는 고상한 관점"으로, 한편의 서사시와 같은 거대서사라고 평가한다. 톰슨은 미디어를 중심에 놓은 이 책의 관점이 이런 웅장한 서사와는 다른 것으로서, 15세기 후반의 소형 인쇄매체에서 오늘날의 거대 커뮤니케이션 복합기업에 이르는 제도적으로 분명한 기반에 근거한 물질적인 발전 과정에 바탕한다고 말한다. 요컨대, 톰슨은 근대사회의 발전과 현대성을 이론화할 때, 정신의 거대하고 추상적인 여정 대신 사람들 사이의 발화와 여론 형성에 깊숙하게 관여해온 구성 요소인 미디어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비판 이론과 문화연구 사이에서 이 책은 미디어를 다루는 기존 연구들에 대한 일종의 비판적인 종합이기도 하다. 우선 톰슨은 하버마스의 소통행위이론이 합리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과도하게 강조한 나머지, 커뮤니케이션을 매개하는 대중문화가 지닐 수 있는 잠재력과 비판적 능력은 과소평가한다고 지적한다. 현대사회의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이 투명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를 소비하는 대중이 미디어의 의도에 전적으로 따른다는 식의 이해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 톰슨은 가시적인 권력과 지배의 문제를 외면하면서 애써 하위문화에서만 해방의 잠재력므 찾으려는 문화연구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문화연구 역시 맑스주의 비판이론의 영향을 받았으나, 계급 자체의 문제보다는 계급 권력이 영향력을 끼치는 문화적인 접착과 장치들에 보다 많은 관심을 둔다. 이들은 계급 문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보이는 하위문화가 오히려 계급 권력에 균열을 내고 이를 파열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폭제라고 주장하곤 했다. 따라서, 이런 하위문화를 다루지 않거나 주변화하는 매스미디어는 문화연구의 이론적 대상이 되기 어려웠다. 이 책은 미디어에 관한 두 가지 기존 입장을 비판적으로 극복하는 동시에 종합하려는 톰슨의 야심찬 시도다. 톰슨에게 대중문화론이 없는 비판이론은 허무하고 사회 체계에 대한 이해 없는 문화연구는 맹목이다. 더구나 이 두 가지 입장은 모두 미디어를 자신들의 이론 체계에서 주변화한다. 톰슨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가 정보나 상징 내용을 개인으로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중립적인 송신기로서의 전달 벨트가 아니며, 오히려 매체의 변화로 인해 개인이 상대방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 변화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즉,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는 단순한 매개를 넘어 사람들 사이의 관계 맺는 방식 그 자체를 구성하는 요소다. 이는 새로운 형태의 행동과 상호행위로서 분석되어야만 한다. 권력의 가시성 톰슨의 미디어 이론은 권력과 정치과정에 대한 분석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기술적으로 발달된 미디어 환경에서는 공론장이 보다 다차원적으로 성장하고, 따라서 권력은 더욱 노출되어 감시받게 된다. 이는 쌍방향적인데, 권력이 대중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듯이 대중도 권력의 폐부를 쉽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된 상황이 매스미디어를 통해 창출된 것이다. 톰슨은 이러한 미디어 시대의 정치의 본질을 "가시성을 위한 투쟁"으로 설명한다. 즉, 무엇을 보고 무엇이 보여지는지를 둘러싼 투쟁이 정치적 정당성 획득의 본질이 되었고, 이 과정에서 미디어의 개입과 이를 둘러싼 투쟁이 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 미디어 연구와 현실 정치에 대한 구체적 분석의 흥미로운 만남은 톰슨의 이후 저작들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된다. 톰슨은 한국어판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서문을 통해, 이런 자신의 이후 연구에 담긴 통찰을 간결하고 명료하게 전한다. 그는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의 발전으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탈공간화된 가시성, 즉 공존의 제약에서 벗어나 친숙한 형태의 자기 표현을 함축하는 가시성이 등장했다고 말한다. 과거의 정치지도자들이 대부분 가졌던 비인간적인 냉담함은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매개된 친밀함으로 대체되었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친밀함의 가시성을 고양시킨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그들은 "전례 없는 방식과 규모로 다른 사람들 앞에 노출되게 되었다." 톰슨은 현대사회에 접어들어 급증한 정치적인 스캔들이 바로 커뮤니케이션 미디어가 가져온 중요한 사건이라고 본다. 은밀히 혹은 사적으로 수행된 행동과 활동은 미디어를 통해 폭로되고 스캔들이 된다. 이 과정에서 미디어는 회고적 비평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스캔들을 구성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네트워크 시대를 위한 지혜의 보고 네트워크 시대에 톰슨이 주목했던 정치와 미디어의 깊숙하고 내밀한 관계는 어떻게 변화할까? 트위터나 각종 인터넷 매체들을 통해 폭로되고 회자되는 스캔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아졌다. 한국의 광우병 관련 촛불 시위에서 보았듯 오늘날의 네트워크는 한 세대 앞선 매스미디어보다 훨씬 더 거대한 정치적인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과연, 네트워크는 매스미디어에 의해 복잡해진 정치적 가시성에 어떠한 차원을 덧붙이고 나아가 이를 변형하게 될까? 이 책은 오늘날의 사회와 미디어에 대한 우리의 사고방식과 이론적인 상상력을 보다 풍부하게 만드는 데 가장 훌륭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각 장의 주요 내용 한국어판 서문에는 이 책의 전반적인 문제의식과 더불어 미디어와 결합된 현대 정치에 대한 톰슨의 보다 최신의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다. 1장과 2장은 톰슨의 일반적 연구방법을 이론적이고 역사적인 측면에서 다룬다. 1장에서는 포괄적인 사회이론의 틀 안에서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의 본질을 분석한다. 이어서 (매개된 커뮤니케이션mediated communication을 포함한)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는 구조화된 사회 맥락을 분석하여, 미디어 사회이론을 위한 기초를 제시한다. 2장에서는 이런 분석을 역사적 수준으로 옮긴다. 1장에서 정교화한 이론 틀에 기반해서 미디어 제도의 발전, 커뮤니케이션과 정보 흐름의 새로운 네트워크의 성장 등을 특별히 강조하면서, 근대사회의 출현과 연관된 주요한 전환에 대해 재해석한다. 3장에서는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의 이용이 근대 세계에서 새로운 형태의 행동과 상호행위를 창출했다는 주장을 발전시키고, 이러한 형태들을 엄밀하고 정확하게 분석하고자 한다. 그리고 4장에서는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의 관계, 그리고 가시성visibility과 권력의 연계 변화에 커뮤니케이션 미디어가 미친 영향을 규명한다. 특히 오늘날 정치 영역에서 확산되고 있으며 당혹스러운 특징이 되어버린 현상(다양한 스캔들의 빈번한 발생과 같은 것들)이 권력의 매개된 가시성mediated visibility of power과 연관된 일련의 근본적인 전환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의 발전은 권력을 새로운 방식으로 가시화할 뿐만 아니라 유례 없는 규모로 가시화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오늘날 매개된 가시성은 그 범위에서 볼 때 가히 전 지구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은 적어도 19세기 중반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지구화라는 복잡한 과정의 결과다. 이 지구화의 특징과 결과가 5장의 주된 관심사다. 여기서는 커뮤니케이션의 지구화가 근대사회를 구성하는 다른 발전 과정들과 서로 어떻게 얽혀 있는지 보여주고자 한다. 또한 그러한 발전의 결과를 이해하려면, 지구화된 미디어 생산물들이 수용되고 이해되는 특정한 맥락을 고려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6장과 7장은 커뮤니케이션의 발전이 개인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방식들을 탐구하는 데 관심을 둔다. 6장에서는 전통의 본질과 변화하는 역할에 초점을 맞춘다. 많은 비평가들이 가정하듯, 미디어 생산물의 확산은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침식시키는 데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인가? 아니면 기원의 맥락으로부터 전통을 근절시키고 문화적 이산diaspora 속에 전통을 파묻으며, 더 이상 특정한 장소에 연계되지 않는 정체성의 근거를 전통에 제공함으로써 전통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을 것인가? 7장은 자아self의 본질, 자아의 형성 과정이 다량의 매개된 물질에 의해 영향을 받는 방식들에 초점을 둔다. 우리는 과연 사건을 경험하는 능력이 일상생활의 시간과 공간의 경로 위에서 접촉할 가능성이 더 이상은 없다고 판단되는 세계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마지막 8장에서는 자율적이고 책임 있는 생활방식의 배양에서 미디어 제도가 행할 수 있고 행해야만 하는 역할과 관련된 보다 규범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사회나 정치의 문제에 대한 전통적 사고방식들이 고전적인 그리스의 아고라agora로부터 기인하는 공적 생활의 특정한 모델, 즉 공통의 관심사를 토론하기 위한 하나의 공유된 공간과 이를 통해 개인들의 가능성을 상정하는 모델에 입각해서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공존으로서의 공공성publicness의 전통적 모델은 20세기 후반 세계의 실제 현실과는 전혀 닮지 않았다. 톰슨은 오늘날 우리가 현대 세계의 복잡한 상호의존성을 반영하는 차원에서, 그리고 그 성격상 면대면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케이션과 상호행위의 점증하는 중요성을 인식하는 차원에서 공공성의 사상을 재창조해야만 한다고 역설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