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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이야기의 끝
a. 극과 관객 b. 거울 c. 길 외전 1. 그의 이야기 외전 2. This is the Mom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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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테이블은 조용하면서도 소란스러웠다. 엘이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한 발 뒤에서 바라보는 관찰자의 시선이었다.
“…….” 나쁘지 않았다. 저를 걱정하는 이들이, 제 이야기로 서로의 관계를 좁혀 가는 이들이 아직 다소 버겁기는 했으나 불편하지는 않았다. 아직도 머뭇거리는, 일순 그들이 보여 주는 무언가의 감정에 도망가고 싶은 것은 사실이었으나 그렇다고 정말로 그것을 현실에 옮길 정도는 아니었다. 참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참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참는 게 아니라……. 괜찮을 것 같았다. 앞으로도 괜찮을 것 같았다. 혼자가 싫은 게 아니었다. 어느 순간부터 혼자라는 사실에 더 이상 두려워하지도, 힘들어하지도 않는 저를 발견했다. 고독은 언제나 저와 동행했고, 엘 또한 그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함께도 나쁘지 않았다. 적어도 이 순간만은 나쁘지 않았다. ‘함께’라는, 타인이라는 존재를 무조건 밀어내야만 했었던 그때의 저보다는 지금 한 발자국 더 나아간 걸 알겠다. 끝이 가까워져 간다. 엘은 본능적으로 알았다. 그러니 결전이 오기 전 잠깐의 휴식은 괜찮지 않을까. 이기적이지만 제 숨 한 번 쉴 정도의 여유는 여신께서도 눈감아 주시지 않으실까. “이렇게 쉬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 그녀가 작게 중얼거렸다. 순간 테이블의 움직임이 멎었다. 제게 집중되는 시선에 엘이 저도 모르게 웃었다. 놀랍게도 그녀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