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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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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5
I. 신화와 상징
신화의 현재와 미래 / 박희영 21
노이만의 분석심리학의 상징과 신화 / 장영란 67
질베르 뒤랑과 신화방법론 / 송태현 87
리쾨르의 상징론과 신화론 / 윤성우 109

II. 신화와 해석
그리스 신화에서 세계의 이미지와 우주구조론 / 손윤락 133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한 현대 문화콘텐츠의 악의 문제 / 조명동 151
캠벨의 원질신화와 문화콘텐츠 / 김기홍 169
들뢰즈에게 주체화의 문제: 오이디푸스와 햄릿의 경우 / 신지영 189

III. 대중문화콘텐츠와 신화
영화 《호빗》 3부작에 대한 신화적 해석 / 강미라 215
『나니아 연대기』의 상징성 / 김성수 237
《이집트 왕자》에 나타난 성서 『출애굽기』의 신화적 해석 / 임우형 259
신화 속 영웅들의 콘텐츠적 재귀 / 안효성 281
《제2의 르네상스》에 나타난 기계-인간론과 가상세계의 신화 비판 / 박치완 307
중국 설화의 콘텐츠화 전략 / 임대근 329
공연예술축제와 신화성 / 송희영 349

IV. 미주 375

V. 참고문헌 429

VI. 찾아보기 455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176*248*30mm
ISBN13
9791159012051

출판사 리뷰

21세기에
신화를 읽고,
해석하고,
활용한다는 것


1
신화는 연대기적 시간을 따르지 않는다. 그래서 신화는 이를 필요로 하고 요망하는 사회에서는 언제고 어디서고 재연되는 게 특징이다. 그런 점에서 신화는 과거-현재-미래라는 시간적 선형성을 초탈해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신화는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단적으로 말해 신화는 인간의 시공간 안에 유폐돼 있지 않고 끝없이 인간중심적 시공간 안에서 탈인간적으로 활동하는 초자연적 힘을 발휘하며 살아 숨 쉰다. 원형신화의 생명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가 시대를 초월해 신화를 읽고, 해석하며 활용하는 직접적 이유 또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신화는 인간과 공존하며, 인간사회를 살찌우는 자양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신화가 ‘보통명사’나 ‘고유명사’처럼 그 의미가 고정되어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신화는 주어진 환경에 따라 변신, 변화, 변용을 허용한다. 이것이 신화의 본질적 특징이며 신화의 요체다. 따라서 신화가 내용면에서 일부 수정이나 재창조의 과정을 거쳤다고 해서 그것이 ‘역사 왜곡’과 같이 중대한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신화가 고대 인류의 세계 인식에 대한 영창(映窓)으로 기능하고, 특히 현대인에게 현실 인식의 계기로 작용한다면, 신화적 소재와 에피소드들의 임의적 변형을 부정적 시각으로만 볼일은 아닌 것 같다.
인공지능(AI)의 시대로 상징되는 21세기가 되었음에도 현대인들은 여전히 신화에서 많은 것들을 차용한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대체 뭘까? 대답은 의외로 간단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신화 속에는 인류의 역사를 통해 축적된 보편적 원형이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신화의 기본적인 내용과 원리에 대한 이해에 기초해 다양한 콘텐츠 영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신화가 응용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신화, 신화적 원형 스토리는 시대를 초월해 생명력을 가지며, 현대문화의 생산 및 소비 코드와 직결되어 있으므로 이를 연구하고 또 응용하는 작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것은 아니리라.

2
신화와 콘텐츠, 이 책은 정확히 이런 기획 의도를 공유한 집필자들이 1년 전에 모여 닻을 올렸다. 물론 집필의 제일 원칙은 신화를 각자 자유롭게 해석하는 것으로 정했다. 신화 자체의 의미나 가치를 캐묻고 따지기에 초점을 두기보다 해독자의 창의적 상상력의 접목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신화가 신화의 틀을 벗어날 수 있기 위해서는 먼저 ‘탈신화화’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탈신화화는 신화의 의미를 ‘현재’에서 찾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탈신화화의 시도가 신화의 내용을 전적으로 왜곡하거나 이탈하려는 것은 아니다. 집필자의 창
의적 해석에 의해 재구성된 신화는 동시대성(contemporarity)을 갖는다는데 의의가 있다.
두 번째 집필 원칙은 각자가 근년 들어 고민하고 있는 철학적 화두를 신화를 통해 반추해보는 것으로 정했다. 그렇게 ‘공론장’을 마련해 집필자들이 추거(推擧)하는 신화는 이 시대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국내의 독서시장에서 주로 ‘소비’되고 있는 신화의 전모는 어떤 상황인지를 점검해보고 싶었다.
특히 제3부 대중 문화콘텐츠와 신화는 이런 취지로 할애되었고, 집필자들은 각자 관심 있는 장르콘텐츠를 선정해 신화에 대한 심층적 해석을 시도해보았다. 제1부와 제2부에서의논의들이 다소 이론적인 것이라면, 제3부에서의 논의는 실용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향후 대한민국에서 창의적인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글의 구성에 관해 부연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제1부 신화와 상징에서는 먼저 신화에 대한 총론을 기술하고 현대의 신화학자들의 ‘이론’을 점검하는 취지로 신화 연구 분야에서 자주 거론되는 에리히 노이만과 질베르 뒤랑 그리고 폴 리쾨르의 신화론을 다룬다. 첫 번째 박희영의 글은 역사적으로 인간 정신이 발전하는 데 신화가 어떠한 역할과 기능을 했는지를 검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우선 신화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 신화 발생의 외적 조건으로 사회적 기원과 신화발생의 내적 조건으로 인식론적 기원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신화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신화적 경험을 통해 자신이 가장 본질적이라 생각하는 삶의 방식이 무엇인지를 찾아내고, 그러한 삶을 실천할 수 있는 태도를 체화하는 데 있다. 나아가 박희영은 기존 신화의 종류를 의례신화, 영웅신화, 창조신화 등으로 구분하여 신화의 기능을 검토하면서, 신화가 시대의 격변 속에서도 인류가 추구할만한 보편적 가치를 창출하고 실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신화는 이러한 보편적 가치에 대한 공감적 사유를 발전시켜 윤리의식의 기저에 하나의 원형으로서 작용하였기 때문에 미래사회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진단을 한다.

두 번째 장영란의 글은 노이만의 어머니의 원형에 대한 구조적 분석을 소개하면서 인간의 상징체계에서 ‘여성성’이야말로 인간의 삶 자체와 매우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밝히는 것이 신화 및 상징 해석에 있어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한다는 주장을 편다. 이런 시각에서 장영란은 여성성의 원형과 위대한 어머니 여신의 상징을 분석하고, 원형적 여성성의 세 가지 발전 단계와 변화 양상을 소개하며, 원형적 여성성의 양가성이 신화 속의 상징들과 이미지들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노이만의 작업은 이론적 가치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콘텐츠 속에 빈번히 등장하는 여성의 이미지를 깊이 들여다보고 분석하는데 있어서도 매우 유용한 이정표 역할을 할 것이다. 세 번째 송태현의 글은 뒤랑의 신화방법론이 갖는 공헌과 약점을 동시에 소개하는 데 연구 목표를 두고 있다. 주지하듯 뒤랑의 신화비평과 신화분석은 신화에 토대를 둔 새로운 문학 및 예술 방법론이다.

이러한 뒤랑의 방법론적 시도는 신화에 대한 인식론적 재평가 위에서 가능한 작업이다. 문학 및 예술의 비평에서 뒤랑이 가졌던 문제의식은 각 비평들 간의비생산적 이전투구를 중재하는 일종의 ‘화해책’이라 할 수 있다. 이름 하여 그의 ‘신화비평’가 ‘신화분석’은 단지 문학 및 예술비평 영역에만 그치지 않고 한 시대와 문화의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송태현의 글은 뒤랑의 신화방법론을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문학에 적용시킬 때 어떤 어려움에 직면하는지를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하겠다.

무턱대고 서구적인 틀 속에 억지로 이질적인 문화를 맞추려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로컬 문화적 특수성을 고려하는 작업이 요청되는 것 아니냐는 그의 질문에 대해 우리 모두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 네 번째 윤성우의 글은 상징론과 신화론, 의지론과 텍스트론으로 구성된 폴 리쾨르의 해석학을 의지론이 어떤 맥락에서 상징론과 관계를 맺는지, 상징론과 신화론의 핵심 논점이 무엇인지를 리쾨르의 텍스트론과 관계 속에서 기술함으로써 상징론과 신화론이 리쾨르 해석학의 전체적인 틀 속에서 어떤 위상과 지위를 가지는지를 밝히고 있다.

윤성우의 글은 현대의 신화론이 어떻게 리쾨르에게서 확장되고 있는지를 가늠케 하는 대표적인 글이라 할 수 있으며, 리쾨르 스스로가 참구(參究)한 신화의 동시대성이 무엇인지를 엿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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