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실주의 단편소설의 초석을 놓았다고 평가되는 현진건(玄鎭健, 1900년 8월 9일~1943년 3월 21일)의 호는 빙허(憑虛)이다. 아버지는 우체국장을 지냈고, 위로 두 형들은 러시아 대사관 통역관, 변호사 등 쟁쟁하다. 셋째 형은 독립운동을 하다 옥사한다. 현진건 역시 원하기만 했다면 성공한 두 형들처럼, <빈처>의 남편처럼 출세할 수 있는 가정환경이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셋째 형에 가깝다. 일본에서 중학 과정을 마치고, 상해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귀국해서 신문사에 입사하게 되면서 문학활동에 발을 들여놓는다. 직장을 옮겨 다니다 마지막으로 동아일보사에 근무하지만, 1936년 일장기말소사건으로 언론계를 떠난다. 생계를 위해 닭을 키우며 장편소설 창작에 몰두하다가, <술 권하는 사회>의 주인공처럼 과음과 울화로 1943년에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