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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인간의 눈을 통해 바라본 인간 세계의 적나라한 모습
‘미스터 SF’ 로버트 A. 하인라인, 만년의 걸작 반사작용에 가까운 판단력과 초인적인 격투능력을 자랑하는 공안 9과의 에이스 ‘구사나기’([루퍼트 샌더스가 영상화한 2017년 버전 [공각기동대]), 뇌 사용 100퍼센트, 인간 한계를 넘어선 존재가 된 ‘루시’(뤽 베송의 [루시]). 치명적일 만큼 매력적이고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를 맡았다는 점 외에도 이들은 초인에 가까운 능력을 가지고서도 끊임없이 정체성 문제로 고민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하인라인 만년의 역작 『프라이데이』의 주인공 프라이데이는 어쩌면 이러한 혁명적인 여주인공들의 선배 격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성인자로만 조합된, 최첨단 유전공학의 결정체인 그녀는 행성들을 누비는 밀사로 활동하며 오직 ‘보스’를 위해서만 일을 한다. 성공률 100퍼센트, 임무 수행에 있어서는 단연 ‘최고’이지만 자존감이나 정체성 문제가 개입되면 한없이 작아지고 만다. ‘내 어머니는 시험관, 내 아버지는 수술용 메스’, 자조적인 문구를 입에 달고 다니며 상처를 입는 것도 목숨을 잃는 것도 개의치 않는 그녀. 사람들은 그 거침없음에 매혹되고 그 안에 숨겨진 쓸쓸함과 인간에 대한 열망에 한없이 이끌린다. 문제는, ‘보스’의 지적대로, 정작 본인의 자존감이 바닥을 친다는 것. 『프라이데이』는 인간의 손에서 탄생한 무결점의 인조인간 프라이데이가 지구를 비롯한 식민 행성들에 동시다발적으로 불어닥친 기업 전쟁의 폭풍 속에서 인간으로서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말하자면 일종의 SF 성장소설이다. 인조인간의 자아 찾기라는 흥미로운 설정을 기반으로, 지구 표면에서 전신주를 완전히 사라지게 만든 자가발전장치 십스톤, 이 독점적인 발명품으로 인간이 살고 있는 거의 모든 지역의 경제권을 장악한 거대 기업과 기업 내 분파의 세력 다툼, 다국적 기업국가들의 암투, 미주 지역이 각기 다른 형태의 체제를 가진 여러 제국으로 분할된 정치 지형과 유전공학적으로 디자인된 인조인간들의 인권 문제 등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세계가 대단히 디테일하게 묘사되어 있다. 여기에 인공적인 동력장치의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국가나 기업은 최첨단 교통시설을 운영하지만 개인들은 중세시대처럼 마차를 타고 다니는 등 ‘반전’의 설정이 더해지며 속도감 있는 전개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하인라인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일반 독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재미있는 SF라는 점 외에도 이 작품에는 만년의 거장이 뿜어내는 시종일관 긍정적이며 유쾌한 에너지가 가득하다. 시쳇말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으면서도 그만큼 완벽하게 자기 사람들을 보호하는 ‘보스’나 차별과 폭력의 시대에도 꿋꿋하게 온정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과의 따듯한 연대는 초인적 능력에도 불구하고 걸핏하면 땅을 파는 이 짠한 캐릭터의 해피엔딩을 기원하게 한다. 서평 놀랍도록 리얼한 주인공과 세계, 기막힌 스토리…… 하인라인 최고의 작품 중 하나이자 SF 전체를 두고 보아도 최고의 작품. _폴 앤더슨 우주선처럼 잘 설계된 이야기 속 매력 충만한 주인공, 거장이 다시 날갯짓을 시작했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하인라인의 다른 많은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 도발적인 책을 읽는 것은 너무도 즐거운 일이다. _시어도어 스터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