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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8
데이 1 11 데이 2 61 데이 3 129 데이 4 209 데이 5 285 데이 6 341 데이 7 395 여파 481 파이널 7 509 감사의 말 516 옮긴이의 말 518 |
Kerry Drew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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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각료들은 단 하나의 목숨보다 수많은 다수의 목숨이 훨씬 소중하다는 믿음을 확고히 가지고 있습니다. 이 믿음은 우리를 연민이 없는 결정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연민이 필요한 부분, 마땅히 발휘돼
야 하는 바로 그 부분에서 연민을 발휘하도록 해 줍니다.” 방청석 쪽으로 몸을 튼다. “그 논리를 잠시 더 살펴보겠습니다. 고 잭슨 페이지 씨를 총으로 죽인 혐의로 기소됐던 마사 허니듀 양을 예로 들어 볼게요. 그녀가 사형을 당하면 하나의 목숨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녀는 열여섯 살입니다. 따라서 수학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성경》에 나오는 인간의 기대 수명, 즉 70세를 바탕으로 볼 때 54년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그녀가 무죄로 밝혀지고 석방됐지만, 또 다른 살인행각을 저질렀다고 해 봅시다. 이미 서른여섯 살의 남성을 죽였다는 것을 잊어버리면 안 됩니다. 이것으로 이미 34년의 손실을 일으켰습니다. 그녀의 추가 범행으로 또 다른 30년, 40년, 심지어 50년의 손실이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그로 인해 야기된 고통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피해를 가족이 입게 됩니다. 아내, 어머니, 남편, 아버지, 조부모, 또한 아이들까지. 아이들까지 말씀입니다. 한 개인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고아가 되고, 가난하고 불행한 삶 속으로 던져지는 것입니다.” (중략) “여러분께서는 사람들에게 호랑이가 이빨은 있지만 아마 물지는 않을 거라 말하며 호랑이를 동물원에서 풀어 주시겠습니까? 그러고 나서 그 호랑이가 여러분의 가족이 다니는 바로 그 거리를 돌아다니도록 하시겠습니까? 독거미를 사육장에서 풀어 주시겠습니까? 물리면 치명상을 입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물지 않을 거라고 믿으면서요? 그 독거미가 여러분과 여러분 자녀의 몸으로 기어 올라오는데도요? 아닐 겁니다, 여러분은 그렇게 하지 않으실 겁니다.” ---「데이 2」중에서 더는 당신들을 위한 동물원 속 구경거리가 되지 않겠어. 이제 내 마음대로 한다. 침대 끝에 올라서서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본다. “악한들이 어리석은 이를 속이려 네가 말한 진실을 곡해하는 것을 들어도 견딜 수 있다면.” 시를 인용한다. “삶을 바친 것들이 무너지는 것을 보더라도 허리를 숙여 낡은 연장을 들고 다시 쌓아 올릴 수 있다면.” 집중하자, 스스로를 가다듬는다. 힘을 내. 계속해. 떠올려 내, 키플링이야, 알잖아. 외운 적 있어.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네 미덕을 지킬 수 있다면, 왕과 함께 걸어도 친근한 모습을 잃지 않을 수 있다면, 적이든 사랑하는 친구든 너를 해치지 못하게 할 수 있다면, 모든 이들이 의지하는 존재이되 그들이 의존적이 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면, 자비를 모르는 일 분을 육십 초의 달리기로 채워 나갈 수 있다면, 세상과 세상 모든 것이 네 것이며, 무엇보다 너는 어엿한 한 사람이 되리라, 내 아들아!” 손이 욱신거린다. 이제 하고 싶은 말은 하나뿐이다. 지금껏 그들의 광대로, 꼭두각시로 놀아났지만 이제는 아니다. “마사, 사랑해.” ---「데이 6」중에서 나는 손에 맥주를 든 젊은 사람들 사이를 밀치며 나아간다. “나오기만 해 봐, 우리가 죽여 버리자.” 그중 한 명이 말한다. “그래, 눈에는 눈이지. 그 자식 머리를 쏘는 거야.” “씨발, 장난하나. 이 나라는 망할 동조자들이 너무 많은 게 문제야. 권력은 자고로 국민들한테 있어야지. 살인자를 죽여라!” 이들이 외치고 또 외친다. 거리가 떠나갈 듯 쩌렁쩌렁하다. 내 귀에 쟁쟁하게 울린다. 이들에게서 벗어나 길을 건너, 훨씬 안전할 것 같은 어느 가족 근처를 걷기 시작한다. 어머니와 아들 둘이다. “너희들, 우리가 왜 가는 건지 알지?”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이들이 그녀를 쳐다본다. “《성경》을 보면 하느님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행하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이 성스러운 구절을 의심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어기는 결정을 내린 사람들이 있어요…….” 뭐라는 거야? “하느님은 그가 죽는 걸 바라세요. 우리는 하느님의 뜻이 실현되는 걸 봐야 해요.” 그냥 이 가족한테서 떨어져, 스스로에게 말한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밀며 최대한 앞으로 나아간다. 희망하고, 또 희망하며 나아간다. 이 중 누군가는 공정하고 평등한 정의를 믿는 사람이기를, 이왕 신을 믿는다면 사랑하고 이해하며 용서하는 신을 믿는 사람이기를, 신문이 쏟아 내는 쓰레기 같은 말을 한 점 의문 없이 믿지 않는 사람이기를, 남들 따라 맹목적으로 좇지 않는 사람이기를, 그 대신 충분히 생각한 끝에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자신의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를. ---「데이 7」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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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페이지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 직전의 위기에 처했던 마사 허니듀는 7번 수용실에서 가까스로 풀려난다. 그러나 그녀를 구하기 위해 양아버지 잭슨을 살해했다고 자백한 아이작 페이지가 대신 1번 수용실에 수감된다. 잭슨이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폭로하며 이를 입증하는 CCTV 영상까지 공개하지만, 영상은 곧 은폐되고 진실을 목격한 이들은 침묵을 강요당한다.
부패한 사법 제도는 여전히 마사의 모든 움직임을 추적하고, 그녀의 입을 막고자 보호 시설로 보내려 한다. 1번 수용실에 갇힌 아이작은 마사가 그랬듯 투표가 이루어지는 7일 동안 매일 수용실을 한 칸씩 옮기며 최첨단 전기의자가 기다리는 마지막 7번 수용실로 향한다. 마사는 자신을 대신해 수용실에 갇힌 아이작을 구하고자 당국의 눈을 피해 고군분투하지만, 아이작을 구할 길은 너무나 험난하고 오히려 소중한 이들이 위험에 놓이고 만다. 과연 마사는 7일 안에 아이작을 구할 수 있을까? 마사와 아이작이 다시 만나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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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죽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회
사법 제도와 미디어, 대중이 야기하는 공포! 이 소설의 전반을 지배하는 분위기는 섬뜩함이다. 잔인한 묘사를 찾아볼 수 없는 소설인데도 섬뜩한 공포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공포를 자아내는 것은 충격적인 사건이나 장면이 아니다. 대중의 요구에 맞춰 지나칠 정도로 친절하게 정보를 전달하는 미디어, 일견 아주 민주적인 사법 개혁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대중 투표에 기반한 사법 제도, 매시간 상냥하게 사형 집행까지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기계음……. 언뜻 공포와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는 요소들이 섬뜩함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가장 큰 공포를 선사하는 것은, 이 디스토피아를 ‘아무런 생각 없이 살아가는’ 대중이다. 자신과 가족의 안녕을 위해 강력범죄를 엄벌하는 데는 찬성하면서 마녀사냥식 사법 제도로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는 눈을 감아버리는 대중, 그리고 이 디스토피아 속 대중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대중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느낌이 가장 강력한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민주주의에 충실할 뿐인데 뭐가 문제인가? “『셀 7』과 마찬가지로 『데이 7』에서도 정의가 무엇이며 어떠해야 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 준다. 그런데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정의란 정의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사실을 내비쳤다. 읽는 이 스스로 생각을 하라고, 그래서 자기 의견을 가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마사가 하이라이즈 밖의 사람들을 향해 그토록 염원하는 것처럼. 나는 어느 날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 처벌의 합당성이나 정당방위의 기준에 대해, 어느 날은 무죄추정의 법리, 다수결 원칙 등의 근거에 대해 찬찬히 따져볼 수밖에 없었다.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무슨 말이든 공유할 수 있게 된 사회인 듯싶으나 언론의 자유는 다른 문제였다. ‘대중 투표’가 국민의 뜻을 충실히 반영한 제도이며 실제로 범죄를 몰아내고 있다는 ‘그들’의 논리는 보기에 완벽하다. 작중 대중에게 자기 양심의 형태와 무게를 헤아릴 여유를 주지 않는다. 마사를 응원하는 데에는 나에게도 논리가 필요했고, 진실에 관심을 기울이고 다른 사람을 공감하며 부당함에 저항하는 연대의 언어를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_『데이 7』 ‘옮긴이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