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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렌들의 귀환
김경연 평론집
김경연
산지니 201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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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평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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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변방의 감각과 역설의 비평

1부 여성을 횡단하는 여성

혁명 이후 여성문학의 행로-87년체제와 90년대 여성문학의 변화
아버지 혹은 가족을 사유하는 세 가지 방식-2000년대 여성문학의 모험
황진이의 재발견, 그 탈마법화의 시도들
항온과 변온, 그 유동하는 ‘사이’의 비평-김미현론
21세기 신(新) 계몽소설의 출현-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비체들의 사(史), 혹은 고통과 공포의 기록-천운영의 『명랑』

2부 타자/지역이라는 접경

경계를 횡단하는 탈국(脫國)의 서사를 위하여
“오(O)·세계”를 횡단하는 유령의 시학
지역을 통과하는 소설의 시선
동물이 되거나 혹은 인간이 되거나
불경한 텍스트를 재독하다-조선작 소설 다시 읽기
망각을 가르는 기억의 정치-윤이상과 소설 『나비의 꿈』

3부 역사와 현실의 감각

기원을 향수하는 노스탤지어의 열정-최근의 팩션 읽기
유령의 생(生)을 사는 ‘짧은 이야기들’의 운명
불안을 감각하는 서사들
전통과 현대의 접속, 딸의 서사에서 어머니의 서사로-황석영의 『심청』
스펙터클 사회를 사유하는 소설의 힘-정미경, 『나의 피투성이 연인』
편만(遍蔓)한 거짓과 소설적 진실-이명행, 『사이보그 나이트클럽』

저자 소개

저자 : 김경연
1970년 부산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부산에서 살고 있다. 부산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에서 「1920~30년대 여성잡지와 근대 여성문학의 형성」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5년 『오늘의문예비평』에 「황진이의 재발견, 그 탈마법화 시도들」을 쓰면서 본격적으로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오늘의문예비평』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부산대 인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공저로 『살아있는 신화, 황진이』, 『2000년대 한국문학의 징후들』, 『문학과 문화, 디지털을 만나다』, 『혁명 이후의 문학』이 있으며, 편저로 『불가능한 대화들』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6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356쪽 | 536g | 153*224*30mm
ISBN13
9788965451556

책 속으로

이 글에서는 87년 이후 한국 여성문학의 변화를 가늠하기 위해 김인숙·공지영·공선옥의 90년대 전반기 소설을 주목했다. 90년대 전반기는 이들 신세대 여성작가들이 전대와는 다른 차원의 여성문학을 선보이기 시작한 시점이다. 이들이 구성한 여성문학은 남성적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전날의 ‘여류문학’이기를 거절하며, 뿐만 아니라 남성/여성의 위계구도를 전복함으로써 남성을 대상화하고 또 하나의 남성이 되려는 대립과 반목의 여성문학과도 결별한다. 90년대가 낳은 이 새로운 여성문학은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또한 의심의 대상으로 심문하며, 익숙했던 여성을 횡단하고 전혀 다른 여성의 생성을 상상한다. 90년대 신세대 여성작가들의 이러한 모험이 비록 절반의 성공이었다 하더라도, 단 하나의 ‘여성’이 사라지고 수다한 ‘여성들’이 수런거리는 전혀 낯선 여성문학의 도래를 알리는 매우 역력한 그리고 분명 유의미한 징후였다.---p.61

은교와 무재의 사랑이 이들의 삶을 온통 점령하고 있는, 무수히 솟아나고 자라나는 그림자를 자르는 행위라고 한다면, 그 사랑은 또한 ‘윤리’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레비나스는 공포와 불안이 살인행위로 돌변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투쟁이 곧 윤리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그러므로 공포와 불안을 자기나 타자의 파괴가 아닌 사랑으로 재전유한 은교와 무재, 혹은 이들 ‘연인의 공동체’는 현대가 생산한 불안, 곧 ‘편치 않음’을 느끼고 있는 이방인인 우리 모두가 세계를 새롭게 구성하기 위해 사유하고 또 사유해야 할 바로 그 공동체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아직 완전히 경험해보지 못한 그 낯선 공동체는, 어쩌면 모리스 블랑쇼의 ‘밝힐 수 없는 공동체’처럼 어떤 가시적 연합을 통한 융합을 지향하지 않으며, 생산적·효용적 가치를 목적으로 삼지 않고, 다만 타인이 고독 속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타인이 대신 죽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동시에 타인이 자신에게 부과된 대리 죽음을 또 다른 자의 것으로 넘겨줄 수 있는 죽음의 대속(代贖)을 감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 낯선 공동체는 또한 빠올로 비르노가 환기했던 ‘공통의 장소’, 곧 실체적인 공동체가 사라진 곳에서 현대의 다중이 위험(불안)으로부터 몸을 지킬 수 있는 공동의 피난처와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블랑쇼가 말한 죽음의 대속, 레비나스의 윤리, 박민규의 상상, 황정은의 사랑은 바로 이러한 공동체를 현실화할 수 있는 능동적 계기가 아닐까. 그러므로 죽음의 대속, 윤리, 상상, 혹은 사랑은 언제나 가장 강렬한 ‘정치’이다. 불안을 감각하는 지금, 이곳의 서사들을 통해 바로 이 부드럽고 강렬한 정치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p.321

출판사 리뷰

▶ 문학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고 있는 김경연의 평론집

1990년대와 2000년대 한국문학 작품을 대상으로 변화하는 한국문학의 주요 징후들을 포착하고 해석한 김경연의 첫 평론집 『세이렌들의 귀환』이 출간되었다. 현재 『오늘의문예비평』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부산대 인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로 재직 중인 김경연은 비평에 대한 특유의 섬세함과 열정으로 앞으로의 활동이 더 기대되는 젊은 평론가이다. 문학종언론 이후에도 여전히 문학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고 있는 김경연은 변방의 위치로 내몰린 모든 남루한 자들과 더불어 변방을 결핍이 아니라 신생(新生)의 거점으로 사유하는 일관된 비평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세이렌들의 귀환』은 여성, 타자/지역, 그리고 역사/현실에 초점을 맞추어 우리 사회의 마이너리티들을 조명한 작품들의 의미를 변방(주변부)에 위치한 비평가의 감각으로 해석하고 평가한 책이다.

▶ 페미니즘의 시각을 견지하며 여성/여성문학에 초점을 맞추다

무엇보다 이 책은 여성/여성문학을 초점화했다는 점에서 최근 출간된 일련의 평론집과 차별성을 갖는다. 페미니즘과 젠더의 문제는 김경연의 비평의 근거이자 세상을 바라보는 해석 틀이기도 한데, 이 책의 총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1부 ‘여성을 횡단하는 여성’은 이러한 여성과 여성문학에 관련한 글을 묶은 것이다. 「혁명 이후 여성문학의 행로-87년체제와 90년대 여성문학의 변화」는 87년체제의 분위기 속에서 발아한 90년대 여성문학의 특이성을 김인숙, 공지영, 공선옥의 소설을 통해 해석한 글이다. 이어 실린 「아버지 혹은 가족을 사유하는 세 가지 방식-2000년대 여성문학의 모험」은 90년대 여성문학의 정체(停滯)를 심문하면서 등장한 2000년대 여성작가들의 모험에 주목한 글이다. 「황진이의 재발견, 그 탈마법화의 시도들」은 2000년대 팩션의 유행 속에서 ‘황진이’를 소재로 쓴 남북한 작가의 소설을 비교하였다. 1부에 수록한 글들은 단수인 ‘여성’이 아닌 복수인 여성‘들’을 긍정하며, 여성이라는 집합적 정의를 횡단하는 새로운 여성문학의 징후를 읽어내려는 문제의식을 내보인다.

▶ 외(外)로 들어가서 외(外)로 보기

2부 ‘타자/지역이라는 접경’은 우리시대의 각종 타자들과 접속하는 시와 소설, 그리고 변방의 위치에 있는 지역문학이나 대중문학의 의미를 조명해보는 글들이다. 「경계를 횡단하는 탈국의 서사를 위하여」에서 김경연은 국경을 넘어 한국으로 유입된 제3세계 디아스포라, 특히 겹겹의 폭력에 유린당하는 이주노동자 여성과 아이들을 재현한 최근 한국 소설의 가능성과 한계를 짚어낸다. 「지역을 통과하는 소설」이나 「불경한 텍스트를 재독하다-조선작 소설 다시 읽기」에서는 지역문학이나 대중문학의 결을 새롭게 읽어내고 그 의미를 적극적으로 해석한다. 이런 글들을 통해 저자는 중심을 되받아 쓰려는 구호로서의 지역문학을 넘어 중심의 폭력을 증거하는 흔적이자 중심의 허(虛)를 겨냥하는 역능으로서의 지역문학을 상상한다. 아울러 1970년대 조선작의 소설을 재독하며 일체의 진지함을 훼절하는 불경한 방식으로 엄혹한 시대의 폭력을 감당해온 대중문학의 의미에 주목한다.

▶ 신자유주의의 현실을 감각하는 문학의 대응 논리에 주목

3부 ‘역사와 현실의 감각’은 문학 종언론 이후 문학의 이행이나 신자유주의의 현실을 감각하는 문학의 대응 논리에 주목한 글들로 묶여 있다. 특히 「기원을 향수하는 노스탤지어의 열정-최근의 팩션 읽기」는 문학 장을 구성하고 있는 작가, 독자, 비평가의 정체와 위상이 총체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지금, 팩션 혹은 뉴에이지 역사소설의 부상이 함의하는 바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글이다. 더불어 「유령의 생(生)을 사는 ‘짧은 이야기들’의 운명」은 포기할 수 없는 문학의 윤리에 대해, 문학의 죽음을 생성의 문학으로 재전유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사유하는 글이다. 「불안을 감각하는 서사들」에서 저자는 우리 시대가 질병처럼 앓는 불안을 화두로 삼은 소설들을 통해 불안을 불행으로 살지 않고 새로운 공동체를 상상할 수 있는 능동적 힘으로 바꾸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해보고 있다.

▶ 변방의 비평가 되기를 흔쾌히 선언하다

1990년대 이후 정치·사회·문화적으로 나타나는 급격한 변화는 문학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공적·거시적 이념이 약화된 자리에 사적·미시적인 차원의 개인·내면·일상 등이 문학의 새로운 화두로 등장했고, 아울러 근대(성)에 대한 총체적 반성이 제기되면서 여성·지역·외국인 등 기왕의 주변부 타자들, 즉 우리 사회의 마이너리티들에 대한 문학적 관심 역시 촉발되었다. 이 책에 실린 김경연의 평론들은 일관되게 이러한 변화에 주목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김경연은 무엇보다 여성·이방인·지역 등 우리 사회에서 주변부의 위치로 내몰린 마이너리티들에 대한 관심을 견지하고, 아울러 이들 소수자들을 문학의 육체로 삼은 최근 한국문학의 면면을 읽어내며 그 의미를 평가하고 있다.

지역(변방)에 위치한 비평가로서 이러한 주변부를 조명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고, 또한 여기에는 저의 실존적 고민이 담겨 있기에 더욱 강렬한 문제의식으로 마이너리티와 이들을 초점화한 문학에 접근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_저자의 말

비판이 자신의 입장으로부터 다른 것을 공격하는 것이라면, 비평은 오히려 자신의 근거 자체를 되묻는 일이라는 가라타니 고진의 말처럼, 지역에 위치한 여성 비평가 김경연은 마이너리티들을 조명하는 일이 자신의 실존적 근거에 비추어볼 때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세이렌들의 귀환』을 통해 변방의 비평가 되기를 흔쾌히 선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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