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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그의 앞에 유령처럼 서 있는 젊은 여자가 그 여배우라고는 믿겨지지 않았다. 그녀의 목은 목덜미에 땋아서 핀으로 고정시킨 묵직한 금발머리를 지탱하기조차 벅찰 듯 가냘프게 보였다. 그는 자신이 깨닫기도 전에 그녀의 장갑 낀 손을 부여잡고 있었다. 그 손을 자신의 입술로 올리는 순간, 그녀가 떨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의 마음에 질문들이 스치고 지나갔다. 이 여인이 왜 자신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왜 여기 혼자 서 있었던 것일까? 그는 평소보다 더 부드러운 목소리를 냈다. 마치 이 힘없는 생명체에 겁을 주지 않으려는 것처럼. '제 소개를 해도 될까요. 마담? 전....' '네, 알아요. 새비지 후작님이시죠.' --- p. 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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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의 불빛으로 인해 그의 잘생긴 얼굴 한족은 나카롭게 드러났고, 나머지는 어둠 속에 묻혀 있었다. 그는 루시퍼처럼 위험스럽고도 매력적인 미소를 보내 줄리아는 황급히 무릎으로 시선을 내렸다. 불안해서 손가락을 꼬고 싶은 기분임에도 그녀는 손을 단정하게 무릎 위에 놓았다. 새비지 경은 그녀가 수년 동안 피해 왔던 세상에 속한 사람이었다.
부모님이 그녀를 위해 마련해 준 지위를 받아들이는 것은 그녀의 권리였다. 혹자는 의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그녀는 고집스럽게 분개하며,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남자가 어떤 인간일지 두려워하며 온 힘을 다해 저항해 왔었다. --- p.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