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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성 심리
개정판
배정원
한언 201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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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prologue 4

part one 빛
쏟아져내리는, 황금빛 물결 14
구스타프 클림트, [다나에]

키스, 키스, 키스 22
프랑수아 부셰, [헤라클레스와 옴팔레]

남자를 유혹하는 제스처 30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 [그네]

다정한 눈길, 탐스런 가슴에 숨은 슬픈 비밀 38
라파엘로 산치오, [라 포르나리나]

사랑을 얻으려면 노래하라! 46
장 앙투완 와토, [메제탱]

온몸을 휘감는 구름 같은 애무 54
안토니오 알레그리 다 코레조, [제우스와 이오]

왜 하필 그였을까? 62
포드 매독스 브라운, [로미오와 줄리엣]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70
아리 셰퍼, [단테와 베르길리우스 앞에 나타난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와 파올로 말라테스타의 영혼]

힘만 좋으면 뭘 해? 81
산드로 보티첼리, [비너스와 마르스]

미모는 나의 힘 89
장 레옹 제롬, [법정의 프리네]

동성애는 죄일까? 99
귀스타브 쿠르베, [잠]

part two 그림자
당신을 이제 더는 사랑하지 않아 109
루시안 프로이트, [호텔방]

사람의 마음을 먹이로 삼는 초록 눈의 괴물, 질투 114
테오도르 샤세리오, [오셀로와 데스데모나]

나의 사랑만은 믿어주오, 남자의 사랑 고백 121
존 에버렛 밀레이, [오필리아]

그의 청혼에 “네”라고 대답하기 전에 131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큐피드의 정원으로 들어가는 프시케]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남자 140
페테르 파울 루벤스, [삼손과 데릴라]

사랑에 쿨 cool이 웬 말? 148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판도라]

왜 내게 그러셨어요, 아버지? 156
엘리자베타 시라니, [베아트리체 첸치의 초상]

들켜버린 외도의 현장 163
틴토레토, [불카누스에게 발각된 비너스와 마르스]

Beauty sleep, sexy sleep 172
존 헨리 푸셀리, [악몽]

part three 사랑, 그리고
이 밤이 지나면 다 사라져버릴 183
앙리 제르벡스, [롤라]

최음제를 아시나요? 191
장 에티엔 리오타르, [초콜릿 잔을 든 소녀]

나를 위한, 나에 의한, 나만의 연인 197
장 레옹 제롬, [피그말리온]

영원한 남자들의 성적 판타지, 훔쳐보기 206
틴토레토, [목욕하는 수산나]

이 약을 마시기만 하면…… 215
오브리 빈센트 비어즐리, [이졸데]

혼자 하는 섹스 223
에곤 실레, [자위]

몸도, 마음도, 영혼도 팔고…… 230
에두아르 마네, [올랭피아]

모유를 원하는 사람들 239
페테르 파울 루벤스, [로마인의 자비]

아버지를 배신하는 딸 247
헤라르트 테르보르흐, [부모의 훈계]

appendix 256
epilogue 328

저자 소개 1

건강한 성과 아름다운 관계를 알려 주는 성교육·성상담 전문가, 성칼럼니스트이다. 세종대학교에서 실전 연애와 성 지식을 다룬 〈성과 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3초 만에 수강신청이 마감되는 최고 인기 강의다. 청년들이 자기 자신과 상대를 존중하며 건강한 사랑의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구체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정보를 알려 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데이트를 실습하는 ‘데이트 수업’은 학생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과정이다. 이 책은 데이트 수업을 중심으로 청년들이 꼭 알아야 할 사랑과 성, 연애와 관계에 대해 자세히 담았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보건학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인제대학교에서 보건
건강한 성과 아름다운 관계를 알려 주는 성교육·성상담 전문가, 성칼럼니스트이다.
세종대학교에서 실전 연애와 성 지식을 다룬 〈성과 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3초 만에 수강신청이 마감되는 최고 인기 강의다. 청년들이 자기 자신과 상대를 존중하며 건강한 사랑의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구체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정보를 알려 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데이트를 실습하는 ‘데이트 수업’은 학생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과정이다. 이 책은 데이트 수업을 중심으로 청년들이 꼭 알아야 할 사랑과 성, 연애와 관계에 대해 자세히 담았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보건학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인제대학교에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6년 동안 성교육과 성상담 전문가로 일했다.
현재 대한성학회 명예회장,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 세종대학교 겸임교수로 일하고 있다. (사)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에서 상담부장을 지냈고, 경향신문 미디어칸 성문화센터 소장, 연세성건강센터 소장, 대한성학회 회장,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초빙교수, 국방부 소통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경향신문과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 공개 성상담 게시판을 다년간 운영했고, MBC 〈일타강사〉,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출연을 포함, 신문·방송 등 다수의 언론 매체에서 성 전문 패널이자 칼럼니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배정원 교수의 십 대를 위한 자존감 성교육》, 《명화 속 성 심리》, 《똑똑하게 사랑하고 행복하게 섹스하라》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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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0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540g | 153*210*30mm
ISBN13
9788955968125

책 속으로

이 그림은 황금빛 물결로 변한 제우스와의 섹스 장면인 셈이다. 말하자면 신과의 섹스 장면을 그린 ‘신성을 침해한 그림’이다. 클림트의 상징주의적 작풍에 따라 이 그림 속의 여러 요소들은 많은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사람과 나누는 섹스였다면 얼굴을 찡그린 채 소리를 질러대고 환희에 떠는 모습이어야 했겠지만, 다나에는 그저 잠에 취한 듯 무척이나 황홀한 꿈속에 있는 듯한 얼굴이다. 차마 눈을 뜨지 못한 채 입술은 수줍게 반쯤 벌어져있다. 다리는 모아 오므린 상태이며 길고 섬세한 손가락들은 무언가를 움켜쥐고 있다. 누군가는 이것을 남자의 성기를 쥐고 있는 모습이라 해석하지만, 이것은 흔히 여자들이 성적 쾌감을 느끼면 이불깃을 모아 잡는 것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오르가슴은 여자에게 극치감을 선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식에도 커다란 기여를 한다. 다나에 역시 단 한 번의 섹스로 영웅을 임신한다. --- p.19

그렇다면 요즘은 어떨까? 바에서 높은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발끝에 하이힐을 걸고 까닥거리는 것, 게이샤처럼 가느다란 하얀 목덜미를 드러내 보이는 것, 약간 벌려진 입술, 호기심이 생긴다는 듯 눈을 크게 뜨는 것, 가슴을 내밀고 목은 길게 늘인 채 꼿꼿한 자세로 상대를 바라보는 것, 경동맥이 지나는 목덜미를 보여주는 것, 부드럽게 흘러내린 윤기나는 머리카락을 들어 올리거나 빙빙 꼬는 것, 다리를 천천히 꼬았다 풀었다 하는 것. 이것들 모두 여자들이 남자를 유혹하는 데 즐겨 사용하는 성적인 신호들이다. --- p.36

얼마나 격렬한 사랑이었던 걸까? 남자는 입마저 벌리고 혼곤하게 잠에 빠져있는데, 여자는 못내 아쉬운 표정으로 자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고 있다. 그 못마땅한 분위기를 알아채기라도 한 듯 아기 사티로스들은 뿔고동 나팔을 잠든 남자의 귀에 대고 힘주어 불기도 하고, 그의 기다란 창을 가지고 요란스레 놀고 있지만 남자는 전혀 깨어날 낌새조차 보이지 않는다. 여자가 불러일으키는 긴장을 아기 사티로스들이 장난치는 모습으로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압권인 것은 비너스 옆에 서있는 커다란 투구를 쓴 녀석이다. 이 녀석은 너무 큰 투구 때문에 앞도 안보일 터라 마치 디즈니 만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유쾌하다. --- p.84

그렇다면 이 커플은 무엇일까? 이름도 나이도 주소도 묻지 말라는 하룻밤 사랑의 주인공들도 아니다. 그러기엔 여자의 얼굴에 담긴 감정이 너무 깊어 보인다. 이들은 사랑, 그리고 섹스를 나눠왔던 커플인 것이 분명하다. 지금까지 맺어왔던 관계를 끝내려 하는, 이미 관계가 깨져 정리할 일만 남은 커플. 사랑이 사라진 게 아니라고, 다시 한번 되돌려보겠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커플. 아직 열정이 남아있다 여기며 섹스도 해보는 커플. 그러나 이미 사랑은 없다. 그렇기에 섹스는 이제 이들에게 아무런 의미도 아니게 되었다. --- p.110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누군가는 물었지만, 사랑은 변한다. 그 사람이 있기에 태양이 빛났고, 내 주변의 모든 사물들이 분명하고도 명랑한 빛을 띠었다. 그것들은 온몸으로 행복을 증명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유가 있든 없든, 결국 사랑은 시든다.
헤어지길 ‘잘’ 하는 어떤 남자는, 사랑이 사라지는 걸 어떻게 아느냐는 내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그건 상대와 나누는 섹스가 재미없어질 때, 상대의 몸, 상대의 존재 자체에 더는 열정이 솟아나지 않을 때라고.
(…)
상대가 나를 만질 때 전혀 행복하지 않다면, 혹은 내가 상대를 만지고 싶지 않다면, 그리고 그것이 단지 잠시가 아니라 계속되는 감정이라면, 더는 그가 내게 ‘특별한’ 존재로 다가오지 않는다면, 인정하시라. 사랑은 이미 두 사람을 떠나갔다. --- p.112~113

‘이것이 내가 그토록 간절하게 원했던 것이란 말인가?’ 롤라는 생각했을 것이다. 그 밤, 살의 향연은 더없이 화려했다. 마리온의 살은 향긋했고 부드러웠다. 그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마음이 담기지 않은 섹스, 영혼의 조우가 없는 섹스는 롤라에게 텅 빈 공허만 안겨주었을 것이다.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 후에도 남자들은 때때로 ‘후회’와 같은 감정을 느낀다고도 하니, 마리온 같은 여자와의 하룻밤은 그보다 더한 회한을 남겼을 것이다. --- p.187~188

이렇게 연인의 사랑을 얻기 위해 아버지를 배신하는 이유는 어쩌면 어린 소녀였던 딸들이 성숙한 여자가 되려면 아버지로부터의 사랑을 끊어내야 비로소 타인인 이성에게 마음을 주고 성인으로서 독립을 하게 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랑했던 아버지를 배신할 정도로 사랑의 유혹은 뿌리치기 힘든 것! 그러니 아버지들이여, 딸들에게 주는 사랑은 땅속으로 스며들 듯 사라지는 사랑이라며 아쉬워하지 말기를……. 그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딸의 마음 깊숙한 곳으로부터 ‘자존감’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피어오를 테니…….

--- p.255

예로부터 성을 떠난 예술은 생각할 수 없었다. 특히 회화는 그 시대 인류의 성 역사와 문화를 알게 해주는 가장 좋은 자료들이었다. 우리나라 성 인문학 분야에서 독보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배정원 박사의 새 책 '그림 속 성 이야기'에 큰 기대를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 김원회 (대한성학회 초대회장, 부산대학교 의대 명예교수)

수많은 언어의 수사와 문화가 발명된 것은, 결국은 포유류의 음험한(!) 욕망을 애써 감추고자 했던 종의 허세였다고, 나는 믿는다. 세상을 이루는 최소의 조건인 남녀의 만남과 헤어짐에는 무수히 많은 핑계와 변명이 있다. 그러나 그 수많은 말들은 욕망, 섹스, 그리고 또 다시 욕망과 섹스로 이어지는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볼테르는 말했다. ‘욕망을 욕하지 마라. 우린 모두 그것을 통해 잉태되었다.’
배정원은 볼테르의 이야기를 빌려와 예술이란 이름으로 채색된 남녀의 이야기를 해석하고 들려준다.
결국 볼테르가 옳았다. 그래서 배정원도 옳다!
- 김태훈 (팝 칼럼니스트)

성(SEX)은 생명의 가장 깊고 내밀하며 근원적인 에너지이다. 창조하고 성장시키다가 모두 부수고 파멸에 이르게도 하는 성 이야기를 배정원 작가는 우리가 한번쯤 봤거나 배웠을 그림에서 찾아냈다. 유쾌하게, 때로는 짓궂게 우리 욕망의 원형질을 들추며 작가는 매혹적으로 은밀하게 이야기를 건넨다. 다만 한 가지, 당장 유럽으로 미술관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다. 각오하고 책을 펼치자.
- 박재희 (모모인컴퍼니 대표, 에세이스트)

명화와 성을 다룬 글들 가운데 배정원 소장의 글은 독특하다. 물수제비 아래 동심원을 떠올리게 한다. 톡톡 혜안을 던지며 생각의 여운을 남긴다. 넘치지 않고 은은하다. 또 포근하고 넉넉하다.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오랫동안 성 문제를 상담하며 쌓인, 사람에 대한 통찰력과 애정이 문장에 켜켜이 녹아 있는 듯하다. 책갈피를 꽂고 밑줄을 치며 읽고 또 읽다가 친구의 손을 잡고 함께 펼쳐 보고 싶은 ‘지혜로운 성 담론서’ 하나가 비로소 태어났다.

이성주 (코메디닷컴 대표)

출판사 리뷰

루벤스, 보티첼리, 쿠르베, 클림트, 보티첼리…. 숱한 거장들이 사랑과 성 이야기를 화폭에 담았다. 혹시 유럽의 미술관에 걸린 ‘사랑의 명화’ 앞에서 왠지 모를 공감에 얼어붙은 적은 없는가? 그림들이 익숙한 신화나 소설의 일화를 표현했기 때문일까? 혹시 그림 속에 녹아 있는 ‘인간의 성 본능’이 지금의 나와 연결되기 때문은 아닐까?

성학(性學·Sexology) 전문가인 저자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는 거장들의 명화 29편에 숨어있는 이야기와 그림의 배경을 친절하게 설명하면서, 명화들이 억누를 수만은 없는 인간의 근원적 본능을 표현했기에 생명력을 갖게 됐고, 현재의 성 이슈와도 연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는 인문학, 보건학, 언론학 등 다학문 전공자로서 다양한 각도에서 명화에 깃든 인간의 성적 본능을 조명한다. 또 20여 년 동안 숱한 남녀의 성 문제를 상담한 성 심리상담가답게 사람에 대한 연민을 바탕으로 거장이 표현한 ‘인간의 성’을 넓고 깊게 해석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시대를 관통하는 각종 성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며 ‘건강한 성생활’을 위한 팁까지 선물한다.

책의 첫 장에 소개된 클림트의 《다나에》에서는 주인공이 탑에 갇힌 상태에서 황금빛 물결로 변한 제우스와 관계를 맺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정자와 오르가슴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이런 배경 이야기와 의학적 정보를 알고 다시 그림을 보면 느낌이 확연히 달라진다.

루벤스의 《삼손과 데릴라》를 통해서는 남성 오르가슴의 비밀을 벗긴다. 제르벡스의 《롤라》에서는 하얀 알몸을 그대로 드러낸 매혹적인 마리온을 바라보는 롤라의 표정을 통해, 남성이 느끼는 ‘원 나이트 스탠드의 허망함’을 설명한다. 밀레이가 공들여 그린, 처연한 아름다움의 《오필리아》에서는 믿을 수 없는 남자의 고백에 대한 경고를 읽어낸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와 마르스》를 읽고 나면 오르가슴에 도달한 뒤의 남녀 차이를 뚜렷이 알 수가 있다.

틴토레토 《목욕하는 수산나》에서는 수산나를 훔쳐보는 원로들의 모습을 통해 관음증과 몰카에 숨은 심리를 해부한다. 또 오브리 빈센트 비어즐리의 《이졸데》를 통해 현대판 사랑의 묘약인 비아그라와 질 윤활제 등 ‘지극한 사랑’을 위한 인간의 노력에 대해 알려준다.
저자는 서양의 중세와 르네상스기에 화가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의 사랑 이야기를 화폭에 담으면서 금기에 도전했다고 해석한다. 저자에 따르면 서양의 신들은 지극히 인격적이다. 거장들은 인간이 가진 품성을 그대로 가진 신들을 적나라하게 표현했고, 신화를 빌려 자신들의 본능을 표출했다. 화가들만 억압에 순응하기를 거부하지는 않았다. 귀족과 거상들은 제우스와 염문을 뿌린 신화 속 미녀들의 알몸을 그리도록 화가들의 표현욕을 자극했고, 그 그림들을 비밀스럽게 보관하고 자기들끼리 사적인 파티에서 함께 감상했다. 죄 의식 없는 간통이 화폭에 담겼다. 온갖 신들과 요정, 인간의 사랑 이야기가 적나라하게 화폭에 담겼다.

제우스가 남편을 지키려 서슬이 퍼런 조강지처 헤라의 눈을 피해 잘생긴 황소로, 황금비로, 먹구름으로 변신해 인간여자의 사랑을 얻고 섹스를 즐겼던 이야기들은 어쩌면 모든 부유한 남자들의 로망이었을 것이다. 예술과 문화가 높은 데에서 낮은 데로 흐르기에 부유층의 본능 또한 예술의 발전에 기여한 셈이었다는 해석이다.

저자는 자신이 전공한 성학이 인간의 탄생부터 죽음까지에 대한 ‘사람’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소개한다. 그 안에는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이야기가 모두 들어 있다. 당연히 그 사람이 만들어지는 ‘탄생’이라는 시작부터 살아가며 겪게 되는 사랑, 섹스, 이별, 질투, 배신, 출산, 간통, 살인,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사람의 생로병사, 희로애락에 대한 이야기가 성이라는 것. 이러한 사랑, 이별, 질투, 섹스 등의 성의 한 단면 단면들이 화가의 창작에 동기를 부여하고, 또 그 안에 저절로 녹아 있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성이 없으면 예술은 없다”고 결론짓는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각 장마다 마치 실물을 보는 듯 선명한 명화와 함께 주제와 관련한 그림의 특정 부위를 핀포인트해서 보여줌으로써 미술 애호가들에게 감상의 기쁨을 제대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림에 대한 설명과 성에 대한 해설을 접하고 명화를 감상하면 때론 더 짜릿하고 때론 더 서글퍼진다. 부록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의 기본적 상식을 요약해주고, 관계되는 그림들을 모아둔 것은 이 책의 또 다른 친절함이다.

독자가 저자의 손길에 이끌려 명화의 여행을 끝내고 책을 덮고 나면 유럽의 미술관 출구를 나올 때의 기쁨을 느끼거나 아니면 유럽 여행을 떠나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힐 것이다. 게다가 성적인 자신감도 생기게 된다고 하면 지나칠까?
이성주(코메디닷컴 대표)

성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삶 그 자체
그네를 타는 여인의 발끝에서 유혹의 신호를 캐치한다!
마르스를 바라보는 비너스의 눈빛에서 오르가슴에 도달한 후의 남녀 차이를 읽어 낸다!
아직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를 돌아보는 남자와 돌아누워 있는 여자의 표정으로, 섹스와 사랑의 의미를 잃은 그들의 메마른 관계를 읽어 낸다!

피그말리온과 그가 상아로 만든 여인의 조각상 갈라테이아로 현대의 리얼 돌Real Doll, 섹스 로봇을 이야기하고 목욕하는 수산나를 훔쳐보는 원로들의 모습에서 요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관음의 본능과 몰카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랑의 묘약을 마시는 이졸데의 그림으로는 현대판 사랑의 묘약인 비아그라와 질 윤활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책은 관능적이고 감각적이다! 그림 속에서 성적인 코드를 찾아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늘날의 성 문화와 연결지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점이 흥미롭다.
배정원 박사의 관능적이면서도 감각적인 글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책장을 덮을 때쯤 당신은 어느새 알게 될 것이다. 성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그저 우리의 삶 그 자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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